佛마크롱 “노란조끼 요구는 정당…대폭 감세 약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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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유세 폐지는 유지…“부자 아닌 투자를 위한 결정”

박선옥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9-04-27 00:10:09

▲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엘리제궁에서 대국민담화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euronews 캡처]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노란조끼 운동에 한발 물러섰다. 마크롱 대통령은 대국민 담화를 통해 중산층 노동자의 소득세를 내리겠다고 약속했다. 이와 함께 국가질서회복을 강조하고 부유세 폐지 결정은 유지할 뜻을 확실히 밝혔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날 엘리제궁에서 대국민 TV 담화를 통해 지난해 11월부터 매주 토요일 파리를 중심으로 시위를 벌인 노란조끼 시위대의 요구에 응해 이같은 타협안을 내놓았다.

애초에 유류세 인상으로 촉발된 노란조끼 시위대는 세금인하와 경제적 불평등 해소를 요구하며 주말마다 시위를 이어왔다.

마크롱 대통령은 지난 15일 노란조끼 운동을 진정시킬 목적으로 정책발표를 할 예정이었으나 노트르담 대성당 화재로 일정을 취소하고 화재 현장으로 달려갔다.

올해 41세의 마크롱 대통령은 2017년 프랑스의 젊은 대통령으로서 새로운 기대를 모으며 대통령직에 올랐다. 하지만 최근 6개월 동안 지속된 반정부 ‘노란조끼’ 운동으로 마크롱 대통령의 국정운영 추진력에 제동이 걸렸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날 국민담화를 통해 “노동자를 위해 소득세를 대폭 내리겠다”고 약속하면서, 한편으론 임기 초 내렸던 부유세 폐지 결정은 그대로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부유세 폐지에 관해서는 2020년에 재검토할 것이라고 밝히고 “그것(부유세 폐지)은 생산을 촉진시키기 위한 개혁이지 부자들을 위한 선물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이날 마크롱 대통령은 개혁 정책을 추진하겠다는 약속과 함께 폭력적 양상을 보이는 노란조끼 운동에 대해서도 이제는 질서를 회복해야할 때라고 경고를 보냈다.

마크롱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이후 파리를 중심으로 6개월여 지속된 노란조끼 운동에 대해서는 이 운동이 많은 프랑스 국민들에게 “변화를 향한 분노와 조바심”을 느끼게 했다면서도 그것은 “정당한 요구”였다고 평가해 시위대의 입장에 공감의 뜻을 표했다.

그는 “현재 진행 중인 국가적으로 꼭 필요한 개혁이 중단되어서는 안된다”고 강조하면서 “하지만 일부 시위대의 (폭력적) 행동으로 운동 초기에 널리 지지를 얻었던 정당한 요구들이 퇴색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담화를 통해 50억 유로 규모의 소득세 감세를 약속하며 프랑스 국민들이 “더 열심히 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밖에도 중앙정부에 집중된 권한을 지방 정부에 분산시키는 방안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또 정치·재계 인사들을 키워낸 ENA(국립행정학교)를 폐지할 것을 약속했다.

ENA는 프랑스 정부가 고급인력 양성을 목적으로 세운 소수정예 고등교육기관으로 프랑스의 최고 명문 그랑제콜 대학원 중 하나다. 마크롱 대통령을 포함 프랑스 역대 대통령 등 고급관료가 대부분 이곳 출신이며 엘리트 양성학교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박선옥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박선옥 기자 sobahk@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