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라인, 대규모 적자에도 임직원 스톡옵션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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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간 매년 상장 주식의 3.6% 신주 발행해 임직원에 스톡옵션 부여

나광국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9-04-29 13:04:24

지난해 603억원의 적자를 기록했고 올 1분기에도 820억원의 영업손실을 본 네이버 자회사 라인이 모든 임직원에게 1조원대의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스톡옵션은 기업이 임직원에게 일정수량의 자기회사의 주식을 일정한 가격으로 매수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하는 제도를 말한다.

업계안팎에선 적자를 타개하고 시장 경쟁에서 주도권을 쥘 수 있도록 직원들에게 성취감을 부여하기 위해 내 놓은 조치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지만 선뜻 이해가 되지 않는 행보인 것은 사실이다.

네이버에 따르면 29일 라인은 앞으로 3년간 매년 상장 주식의 3.6%(총 10.8%)를 신주 발행해 임직원에게 스톡옵션으로 주기로 했다. 지난달 선임된 신중호 공동대표에게는 3년간 총 2.7%의 스톡옵션이 부여된다.

현재 라인 상장 주식 수는 약 2억4054만주로 신 대표를 비롯한 라인 임직원이 앞으로 3년간 받을 스톡옵션의 가치는 지난 26일 종가(3735엔·약 3만8802원) 기준으로 약 1조80억원대에 이른다.

물론 신주발행이기 때문에 주식 가치가 희석될 가능성은 있다. 다만 해당 스톡옵션은 부여일을 기준으로 3년 이후부터 매도가 가능하며 특히 신 대표를 비롯한 임원들은 라인 주가가 지금의 두 배 이상인 7518엔(약 7만8103원)을 달성해야 행사할 수 있다.

네이버 관계자는 “적자 상황이 이어지고 있지만 임직원들에게 파격적인 동기부여를 제공하기 위해 스톡옵션을 결정했다”며 “라인 임직원들에게 그만큼 회사를 키우자는 책임감을 주려는 의도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최근 분위기다. 네이버의 1분기 영업이익이 2062억원을 기록, 전년 대비 19.7% 떨어진 가운데 이는 라인을 비롯한 기타 사업부문의 적자가 원인이라는 말이 나오기 때문이다. 네이버는 쇼핑 등의 확장으로 1분기 별도 기준 실적은 고무적이지만, 라인이 일종의 발목을 잡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네이버의 올해 1분기 실적자료에 따르면 라인 및 기타사업부문의 적자는 1025억원으로 전년대비 6.4배 급증했다.

더 큰 문제는 미래다. 일본에서 모바일 메신저를 비롯해 다양한 파생 플랫폼들이 치열한 마케팅 전쟁을 벌이는 가운데 라인도 소위 치킨게임에 동참하고 있기 때문이다. 페이는 물론 콘텐츠도 마찬가지다. 최근 라인망가 등이 막대한 마케팅 전쟁을 불사하며 1위 사업자의 지위를 지키려고 노력하는 가운데, 대규모 출혈 경쟁이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모회사인 네이버의 전폭적인 지원도 기대하기 어렵다. 네이버는 지난해까지 정치권의 불필요한 타깃이 되며 필요이상의 억울한 시간을 보냈다. 당장 유튜브 및 새로운 형태의 플랫폼들이 속속 기존 네이버의 몫을 노리는 가운데 본업에 집중해야 할 시간을 빼앗겼다는 뜻이다. 네이버로 대표되는 새로운 ICT 경쟁력을 지원해도 모자랄 판국에 이해진 총수 논란 등이 불거지며 우려가 커지는 중이다. 이 과정에서 네이버도 활로를 열기 위해 분투하고 있으며, 라인에 대한 지원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는 말이 나온다.

신중호 공동대표는 네이버가 지난 2006년 인수한 지능형 검색 서비스 ‘첫눈’의 핵심 개발자 출신으로 지난 2008년 라인 전신인 ‘NHN재팬’에 합류했다. 라인에서 최고글로벌책임자(CGO), 최고보안책임자(CSO) 등을 역임했으며 지난달 공동대표로 취임했으며 지난해 연말 기준 라인 지분 1.97%(약 476만주)를 보유하고 있는 대주주이기도 하다.

[나광국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나광국 기자 kkna@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