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고객센터 직원, ‘진짜 한전 직원’ 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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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우 기자페이지 + 입력 2019-04-29 15:18:07

많은 취업준비생은 물론 직장인들에게 공기업은 ‘꿈의 직장’으로 통한다. 공기업은 취업준비생과 직장인들이 꿈꾸는 안정적인 수입, 다양한 복지제도, 정해진 퇴근 시간 등 훌륭한 워라벨의 조건을 갖추었기 때문이다.

국내 대표 공기업인 한국전력공사(이하·한전) 역시 수많은 사람들의 ‘꿈의 직장’이다. 지난해 한전 직원의 평균 연봉은 7800만원에 달했으며 보육비 및 학자금 지원, 문화여가비 등 복지해택도 다양하다. 이에 지난 2015년 한전의 신입사원 채용 경쟁률은 79:1에 육박했다.

한전 직원들은 높은 연봉과 안정성, 다양한 복지 혜택 등으로 많은 이들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하지만 한전에서 대체 불가능한 업무를 수행하고 있는 고객센터 직원들의 처우는 알고 있는 바와는 크게 달랐다.

한전 고객센터 직원들은 당초 ‘한전 직원’이었지만 지난 2006년 한전이 고객센터를 아웃소싱으로 전환함에 따라 극소수의 인원만이 한전에 남게 됐다. 1000여명의 직원들이 한순간에 협력업체 소속으로 바뀌게 된 것이다.

소속이 바뀌었지만 고객센터 직원들은 여전히 한전 직원과 똑같은 사번을 쓰고, 한전 직원과 같은 프로그램을 사용하며, 한전 직원들의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특히 고객들의 불편함을 해결하기 위해 1년 내내 밤낮없이 친절한 목소리로 상담을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근무환경과 처우는 한전 직원과 너무나 다른 상황이다. 한 고객센터 직원은 “한전 직원들이 쾌적한 공간에서 일을 할 때 고객센터 직원들은 공사장을 방불케 하는 장소에서 근무했다”고 밝히기도 했으며 다른 고객센터 직원은 “10분 이상 자리를 비울 수도 없는 상황이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강도 높은 업무에도 불구하고 10년 근속 직원이 월 190만원의 임금을 받고 있는 실정이다. 게다가 고객센터 직원들은 지난 3월 도입된, 주말수당 0.5배 이외의 수당도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들은 지인들이 “한전 다녀서 좋겠다”라고 이야기하면 씁쓸한 웃음을 지을 뿐이라고 말한다.

대다수의 국민들이 알고 있는 한전 직원은 바로 ‘고객센터 직원들’이다. 누구보다 친절한 목소리로 국민들을 반기며 밤낮없이 국민의 고충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이다. 이들이 없다면 한전도 존재할 수 없을 것이다.

최전방에서 국민들과 소통하는 고객센터 직원들의 처우 개선을 위해 한전은 끊임없이 노력해야 할 것이다. 한전에서 가장 중요한 일을 수행하고 있는 고객센터 직원들을 한전 직원과 똑같이 대우해야 한다. 고객센터 직원들의 처우 개선은 ‘직접 고용’에서 시작될 것이다. 그들이 ‘국민의 한전 직원’을 넘어 ‘진짜 한전 직원’이 되기를 바란다.

[조성우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조성우 jsw5655@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