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무일 ‘검경수사권 패스트트랙 반발’ 발언 후폭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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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수사권 비대화 사실 아냐”…조응천, 문무일 주장에 동조

이한빛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9-05-02 12:29:21

▲ 문무일 검찰총장의 검경수사권 조정안 패스트트랙 반대 발언에 대한 후폭풍이 커지고 있다. 경찰은 문 총장의 주장에 강하게 반발했고 정의당 이정미 대표는 항명이라고 비판했다. 반면 조응천 민주당 의원 등 법조인 출신 의원들은 문 총장의 발언에 동조하며 대조를 이뤘다. [사진=뉴시스]

문무일 검찰총장의 검경수사권 조정안 패스트트랙 반발 발언에 대한 후폭풍이 커지고 있다. 경찰은 2일 “검찰은 언제든지 경찰 수사에 개입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면서 문 총장을 정면 비판했다. 반면 법조인 출신 일부 의원들은 문 총장의 주장에 동조하는 모습을 보였다.

문 총장은 해외출장 중이던 지난 1일 공식 입장을 통해 “형사사법 절차는 반드시 민주적 원리에 의해 작동돼야 한다”며 “그러나 현재 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된 법률안들은 견제와 균형이라는 민주주의 원리에 반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해당 법안은 특정한 기관에 통제받지 않는 1차 수사권과 국가정보권이 결합된 독점적 권능을 부여하고 있다”며 “올바른 형사사법 개혁을 바라는 입장에서 이런 방향에 동의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패스트트랙 반발에 이어 문 총장은 해외 출장 일정을 취소하고 오는 4일 귀국하기로 했다. 문 총장은 지난달 28일부터 각국 검찰총장을 만나 현안 문제 등을 논의하고, 협력 강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기 위해 해외 출장을 나갔다. 당초 에콰도르를 방문한 뒤 9일 귀국할 예정이었지만, 일정을 취소했다.

문 총장의 조기 귀국을 두고 법조계 안팎에서는 검경수사권 조정안에 대한 대응 마련을 위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됐다. 일각에서는 문 총장이 이에 맞서 사의를 표명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문 총장의 이러한 행보에 경찰은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경찰청은 2일 “패스트트랙으로 지정된 수사권 조정 법안은 검사의 경찰 수사에 대한 중립적이고 객관적인 통제 방안을 강화했다”며 “개정안은 경찰의 수사 진행단계와 종결 사건에 대한 촘촘한 통제 장치를 설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무엇보다 현재 수사권 조정안은 검사의 영장청구권을 전제하고 있다”며 “검사는 영장청구를 통해 언제든 경찰 수사에 개입할 수 있는 만큼 경찰 수사권 비대화 주장도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또한 “경찰이 사건을 송치하지 않는 경우 사건 관계인에게 이를 통보하고, 사건 관계인이 이의를 신청하면 검사에게 사건을 송치하게 된다”며 “경찰 임의대로 수사를 종결한다는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덧붙였다.

한편 일부 법조인 출신 의원들은 문 총장의 행보에 동조하는 모습을 보였다. 조응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일 페이스북을 통해 “검찰에서 수사권을 분리하기 위해 시작된 검경수사권 조정의 당초 취지와는 정반대로 결론지어진 검찰청법·형사소송법 개정안을 반대한다”고 언급했다.

조 의원은 “검경수사권 조정의 목적은 검찰의 독점적 영장청구권, 수사개시 및 종결권, 기소편의주의 등을 한손에 움켜쥔 검찰에 대한 반성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그런데 이번 개정안에서 수사권 조정의 당초 취지는 온데간데없이 수사총량만 늘려놓은 꼴”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검찰은 1차 수사기관으로서의 지위는 보장되고 소추·인권옹호기관으로서의 지위는 오히려 약화됐다”며 “국내정보업무를 전담하는 경찰이 거의 통제받지 않는 1차 수사권을 행사해 실질적으로는 과거 국정원에게 모든 사건에 대한 1차 수사권을 준 것과 다름없게 됐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조 의원은 자신이 속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심의 과정에서 사보임도 감수하겠다고 밝혔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역시 “문 총장은 문 대통령이 임명했다. 사실상 항명으로 비칠 수 있는 공개 반발”이라며 “문재인 정권과 여당의 패스트트랙 강행 처리가 얼마나 내부적으로 논란이 많은지 입증한다”고 질타했다.

반면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법무장관의 지휘를 받는 검찰총장의 이런 행동은 사실상 항명”이라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2일 열린 상무위원회의에서 “개념 없는 언행으로 기득권을 포기하지 못하는 검찰 권력의 현실을 그대로 보여준다”며 “확대된 경찰 권한의 민주적 통제 문제는 향후 국회 논의를 통해 해결할 문제이지 검찰총장 항명으로 해결될 수 없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검찰이 이번 발언에 그치지 않고 조직적 반발을 계속한다면 정부는 이를 엄히 문책하고 기강을 바로 세워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한빛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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