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원유 봉쇄 첫 날…‘오일 쇼크’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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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 급등 공포 무색…사우디 등 국가 석유 증산 가능

박선옥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9-05-03 18:06:00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부 장관이 지난달 22일(현지시간) 정례 브리핑을 통해 미국이 이란산 원유 수입을 한국 등에 한시적으로 허용했던 예외 조치가 2일(현지시간)을 기준으로 종료될 것이라고 공식 발표했다. [사진=뉴시스]

미국이 지난 22일(현지시간) 예고한 대로 ‘이란산 원유 수입 예외 조치’가 2일(현지시간 기준) 종료됐다. 당초 전문가들은 이란산 원유 공급 중단으로 국제 유가가 크게 오를 것이라 예상했으나 이란산 원유 완전 봉쇄 첫 날인 어제 국제 유가는 오히려 급락했다. 전문가들의 ‘오일 쇼크’ 경고에 산유국들이 원유 증산 및 재고를 증가시켰기 때문이다.

지난 해 5월 이란과의 핵협정(JCPOA)를 일방적 파기한 미국은 같은 해 11월 국제사회의 이란산 원유 거래를 차단했다. 이 때 한국 등을 포함한 8개 국가에는 180일간의 한시적 예외 기간을 두고 이란산 원유 수입이 허가됐다.

예외기간 마감을 약 열흘 앞 둔 22일 미국은 국제 사회에 더 이상의 예외 조치는 없다면서 이란산 원유 수출 원천 봉쇄로 이란을 압박하기 시작했다. 국제 유가는 출렁였다.

이 날 ICE 선물거래소의 브렌트유는 전일 대비 2.9% 오른 배럴당 74.04달러에,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도 이날 2.7% 오른 65.7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모두 작년 10월31일 이후 약 6개월 만의 최고치였다. 전문가들은 또 다른 ‘오일 쇼크’가 올지도 모른다며 촉각을 곤두세웠다.

그러나 이란산 원유 완전 원천 봉쇄 첫 날인 2일 국제 유가는 오히려 큰 폭으로 하락했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브렌트유는 71.91달러로 지난 22일과 비교해 2.8%하락했다.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도 63.41달러로 지난달에 비해 3.5% 하락하며 브렌트유보다 더 큰 낙폭을 보였다.

이와 같은 국제 유가 급락의 배경에는 OPEC 주요 산유국 사우디아라비아의 석유 증산 계획 발표와 세계 최대 산유국으로 부상한 미국의 원유 재고 증가가 있다.

한국 정유 업계는 일찍이 이란산 원유 수입을 줄이고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 등에서 원유를 수입함으로 이란산 원유 완전 봉쇄 조치의 충격을 줄여왔다. 그러나 이란의 초경질원유를 주로 수입해온 한국 섬유 업계는 대체 국가를 찾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

한국 대표단은 지난 25일 직접 미국을 찾아 미국에 다시 한 번 예외적 이란산 원유 거래 허가를 협상했으나 미국 측은 거절했다.

2일 이란산 원유 거래 원천 봉쇄 후 예외적으로 ‘특별 허가’를 받은 국가는 이라크다. 이라크 역시 대표적 산유국이나 내정 불안과 인프라 부족으로 인해 천연가스(LNG)는 이란에서 수입해 사용해왔다. 당장 이란산 천연가스 수입이 중지될 경우 이라크의 전력 공급에 큰 차질이 불가피하다는 점에서 미국은 이라크에 ‘특별 면허’를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선옥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박선옥 기자 sobahk@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