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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부영화를 보는 재미는 영화가 해피앤드이며 속 시원하고 개운한 복수극이 성공한다는 것이다.
1960~70년대는 바야흐로 서부영화시대였다. 당시 서부영화는 주로 인디언들과 백인들의 전투에서 시작되었고 이것은 미국 이민역사의 기본 틀이었다. 인디언들이 평화롭게 살던 마을에 유럽의 백인들이 이주하면서 인디언들이 갖고 있지 못하던 신식 총으로 마구 갈겨대면서 토종 인디언학살이 대량으로 이루어졌다. 여기에 분노한 인디언 족, 모호크족, 샤이언족, 등이 저항이 이루어지는데 결국은 백인들이 미국의 서부지역을 장악하고 지배한다는 내용이다.
‘황야의 7인’ ‘서부개척사’ ‘세인’ ‘셰난도’ ‘돌아오지 않는 강’ ‘용서 받지 못할 자’ 등등 기라성 같은 서부영화들은 개척시대의 미국역사를 보여주면서 강인한 서부 개척 이민들의 고난을 영화로 만들어 우리들에게 전해주었다.
할리우드의 이런 서부영화에서 내용과 형식에서 지루한 느낌이 오다가 느닷없이 미국 땅이 아닌, 이탈리아에서 서부영화를 제작하여 세계로 배급하는 이상한 현상이 나타났다. 그리고 그 영화들이 전 세계를 주름잡던 시절이 있었다.
그 시절이 바로 1960년대 ‘마카로니 웨스턴’이다. 이탈리아의 대표적인 음식인 마카로니에 비유한 이태리서부영화는 기존의 미국 할리우드 서부영화와는 달리, 매우 자극적이며 놀라운 사격술로 악당들을 무더기로 번개처럼 속전속결로 죽이는 내용이 주류를 이루었다.
마카로니 웨스턴에는 ‘황야의 무법자’ 쟝고. ‘황야의 은화1불’ ‘속 황야의 무법자’ ‘내 이름은 튜니티’ ‘돌아 온 장고’ 같은 영화들이 있었다. 주연 배우로는 ‘크린트 이스트 우드’ ‘줄리아노 젬마’ ‘프랑코 네로’ 등등.
당시 우리나라에서도 ‘마카로니 웨스턴’의 위력이 대단해서 이런 영화들이 국내 상영만하면 인산인해를 이루어 흥행에 대박을 터트렸다.
그 중에 1966년에 제작한 ‘쟝고’ 라는 영화를 보자, ‘세르지오 코부치’ 감독이고 ‘프랑코 네로’ 주연이었던 영화다.
내용은 멕시코 국경지대. 각각 미국인인 ‘웬체스터 잭’과 멕시코인인 ‘H.로드리게스’를 우두머리로 한 두 라이벌 갱단은 장고라는 총잡이의 출현에 놀란다. 그는 노마라는 여인을 데리고 막 그곳에 도착했는데 사랑하는 아내의 죽음에 복수를 하기 위해 윈체스터 패거리들을 거의 일망타진한다. 그리고 나선 로드리게스 일당과 총과 금을 두고 결전을 펼친다.
선과 악이 극명하며 간단하게 마구 복수를 휘두른다는 공식이다.
이탈리아 서부영화는 이렇게 복수를 주제로 하는데 처음에는 권총과 윈체스터 같은 장총을 무기로사용하다가 나중에는 머신 건(다발총)까지 등장하여 십여 명을 눈 깜짝할 사이 불과 몇 초 만에 모두 사살하는 복수의 퍼레이드를 펼친다.
당시 우리나라는 군부 압제시대이며 생활이 어렵고 모두가 불만이 가득한 시절이어서 서민들에게는 이런 화끈한 복수가 무척이나 재미있고 시원하여 인기 최고였었다.
선이 악을 모두 일시적으로 처단하고 박멸하는 거 같이 화끈하고 기분 좋은 것이 어디 있겠는가? 그러나 열린사회 민주국가에서는 총으로 복수를 하거나 다발총으로 상대를 박멸하는 것은 엄격하게 법으로 금지 되어있고 문화가 확립된 국가에서 이런 복수극은 그야말로 영화에서나 볼 일이다.
최근 청와대 국민 청원 글에서 “자유한국당을 해체 하라”는 글에 152만 명(5월2일)이 서명에 동참했다고 한다. 보도에 의하면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제안자라는 얘기가 있는데 참으로 해괴한 청원이며 참으로 이해가 안 되는 무서운 청원이다. 이에 질세라 더불어 민주당 해체를 청원하는 그리고 30만 명이 된다. 그러나 오늘은 먼저 제안이 이루어진 자유한국당 해체 청원에 관한 글을 써 본다.
정치나 우리사회 세상사리 어디에서도 마찬가지이지만 보기 싫어도 마주보면서 살아야 한다. 어쩌면 의견이 다르고 이념이 다른 자들과 끊임없이 대치하고 있다. 무슨 일이든 상대가 있고 때에 따라서는 적이 될 수 있는 사람들이다. 그러나 생각이 다르고 이념이 다르고 판단이 다르다고 해서 상대를 없애야 한다거나 해체시켜 박멸해야한다는 생각은 너무도 몰상식한 생각이다.
다당제 국가에서 단 하나만의 이념과 생각이 다른 정당을 해체하겠다는 생각은 공산주의 독재를 하겠다는 말과 다를 바 없다.
너는 우리 편이 아니니까 없애야 한다. 는 생각은 일당독재의 발상이며 나와 다른 것은 모두 이 세상에 존재하면 안 된다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어떻게 이런 제안을 하고 이런 발상을 하는지 참으로 민주주의를 모르는 이해가 안 되는 청원이다.
당신들이 증오하는 박정희 유신시대에서도 이런 제안은 없었고 전두환 군부 독재시대에도 눈 씻고 봐도 없었던 현상이다.
마치, 이태리 서부영화에서처럼 권총으로 번개처럼 적을 소탕하다 못해 중기관총으로 요란한 소리를 내며 동시에 적을 한꺼번에 장난감 블록 쌓기처럼 차례차례 쓰러트리고 내가 적을 모조리 죽이고 이겼다고 두 손을 하늘 높이 들어 승리의 환호를 하고 싶은가?
“정치의 발목을 잡고 국회에서 행태를 부리는 당” 이 그토록 귀찮고 방해가 되는가? 당신들이 야당이었을 때를 기억해 보라. 김일성이 처음 북조선을 세우면서 남한의 공산세력들을 끌어 들이고 이른바 “민족 대통합”을 외치며 남한에서의 건국준비 위원회 여운형과 장안파 공산당 세력인 좌파세력들을 북으로 초대하여 국가를 형성했다.
남북한의 민족 지도자들이 모두 모여 “조선인민 민주주의 공화국” 국가를 창설했다고 자랑스럽게 외쳤다. 그렇게 여운형과 남한 공산주의자들을 대접하고 난 다음 훗날, 독재에 걸림돌이 되자 언제 그랬냐는 듯, 일시에 처단 제거하는 식으로 서슬 퍼런 공산독재가 김일성 체재로 변했다. 그렇게 해서 해방이 된 70여 년 동안 남과 북이 어떻게 생활수준이 달라졌는가? 일당 독재의 비극을 가장 극명하게 보여주는 현상이 바로 현재의 북이 아닌가?
자유민주당을 해체시키고 더불어 민주당 세상을 만들고 싶은 것이 지금의 정권 잡은 자들일 것이다. 북쪽 동네처럼 100% 찬성으로 활개를 펴고 싶은가? 152만 명의 청원 지지자들에게 소리쳐 크게 묻고 싶다. 그럼 당신들은 야당 없는 일당 독재가 꿈인가? 청기와 집 주인의 얼굴을 집집마다 걸어 놓고 아침저녁으로 모든 국민들이 알현(?)하고 “왕의 은덕과 은총으로” 하며 복종하게 해야 하는가? 민주주의란 무엇인지도 모르는 그런 아주 위험 한 발상과 상식으로 이 나라를 이끌고 싶은가?
나라를 정말로 아이들 장난감 주무르듯, 마구 맘대로 주물러 대고 싶은가? 걸림돌 하나 없이 모든 사항을 일사천리로 하고 싶은가? 당신들이 광화문에서 촛불을 들고 외치던 “이게 나라냐”고 했던 생각이 바로 야당이 없는 거추장스럽게 발목(?)을 잡는 것을 없애고 독선과 독주로 나라를 몰아가는 일당독재인가?
참으로 무서운 생각이다. 참으로 해괴한 발상이다.참으로 해서는 안 될 사상이다. 참으로 세상에서 사라져야 할 것이 당신들이다.참으로 그따위 옹졸하고 몰상식한 민주주의는 없다.
청와대 국민 청원 152만 명이 그토록 뉴스가 되고 회자가 되고 있는 현상을 보면서 놀라운 것이 하나 있다. 매주 주말이면 광화문과 시청 앞, 그리고 서울역 등 전국 곳곳에서 벌어지는 청기와 집 주인 퇴진과 “독재 타도”라는 외침을 하는 시민들의 숫자가 모르긴 해도 매주 20만 명에 가깝다. 그러면 그 시민들이 2년 동안 합치면 무려 일천만 명은 족히 될 것이다.
그런 많은 인원들이 정부를 반대하고 의사표현을 해도 저녁 뉴스어디에도 보이지 않는 것은 무슨 이유인가? 무슨 언론이 이따위 언론이 있는가? 통제를 하는 뉴스인가 아니면 아예 이 정부와 다른 의견을 내는 국민들은 없애야 하고 해체시켜야 하며 짓밟고 씨를 말려야 하는 국민들인가?
국회 제1 야당이 그토록 반대하고 해서는 안 될 법이라며 난리블루스를 치자 그것이 그토록 밉고 증오스러운가? 우리는 그 옛날 유신 헌법 통과를 위해 국회 제3별관에서 새벽에 몰래 여당끼리 모여서 법안을 통과 시킨 것을 기억한다. 당시 지식인들과 국민들이 얼마나 분노했던가? 이번 사태도 그 때와 유사하다. 역시 그 때와 다를 바 없는 상대를 인정하지 않고 나만 옳고 너는 무조건 나쁘다는 인식이다.
21세기 대명천지에 야당을 해체 시켜야 한다는 나라가 다 있다는 것이 기네스 북 감 일 것이다. 황야의 무법자처럼, 북한의 일당 독재처럼, 상대를 모두 기둥에 세워 중기관총으로 따발총으로 일시에 처단하고 싶은가?
무섭다. 놀랍다. 가관이다. 코미디이다.
152만 명의 청원자들에게 다시 묻고 싶다.
이 나라는 당신들만의 천국이 아닙니다. 당신들이 광화문에서 “이게 나라냐?”라고 외치던 나라가 바로 세우고자 하는 나라가 이런 나라인가? 그렇다면 대한민국은 이미 사망 한 것입니다.
정조임금이 용상에 오르면서 했던 첫마디가 귀에 울린다. “짐은 사도세자의 아들이다. 그러나 아버지를 죽게 만든 자들과도 더 좋은 나라를 위해 탕평책을 펼 것이다. “
정조는 임금이 되자 가장 먼저 자신이 일찍이 노론 세력이 역적으로 몰아 죽인 ‘사도세자의 아들’이라는 사실을 분명하게 밝혔음에도 예전에 자신의 어머니를 죽였다고 왕실과 조정의 대신들을 몰살하다시피 한 연산군처럼, 피의 복수를 가하지는 않았다.
그리고 이들의 뿌리이자 최대 정적이었던 노론(老論)이라는 붕당에 대해서는 국정 운영의 파트너로 대우했다. 일찍이 왕세손 시절 ‘홍재’라는 자호에 담았던 뜻처럼 넓은 도량으로 정적인 노론의 신하들을 대우했던 것이다.
필자는 그 이유를 한국사의 역대 임금 중 어느 누구에게서도 찾아볼 수 없는 정조의 제왕론(帝王論)인 ‘군사(君師)’, 즉 ‘임금은 모든 신하와 백성의 스승’이라는 독특한 철학에 있다고 생각한다.
이런 생각을 하는 필자가 21세기의 국민이 아닌가? 박멸해야 할 인간인가? 당신들의 나라에서는 이런 생각이 글렀는가? 해체해야 할 상대가 바로 당신들 아닌가? 당신들의 그 좁고 좁은 옹졸한 머릿속을 해체해야 나라가 산다. 국민이 산다. 경제가 산다. 잊지 마시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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