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부동산 규제로 인한 풍선효과 대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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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태용 기자페이지 + 입력 2019-05-06 16:52:16

서울에서 주택을 구입할 때 대출의 부담 정도를 측정하는 지표가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고 한다. 이는 전국 수치가 하락한 것과는 대비되는 것이다. 정부의 9·13 부동산 대책으로 집값은 안정세를 그리고 있지만 여전히 서울에서 집을 구하기란 쉽지 않다는 의미다.

주택금융연구원에 따르면 2018년 4분기 서울의 주택구입부담지수는 133.3으로 나타났다. 3분기보다 3포인트 오른 것이다. 이는 2010년 2분기에 기록한 134.7 이후 8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한 것이다.

주택구입부담지수는 소득이 중간인 가구가 중간가격 주택을 구매하기 위해 대출을 받으려 할 때 원리금 상환 부담을 얼마나 져야 하는가를 지수화한 것이다. 100을 기준으로 수치가 올라갈수록 원리금 상환 부담이 커진다는 이야기다.

서울이 133.3을 기록하는 동안 전국 평균은 56.6으로 2018년 1분기 이래 연속 네 분기 하락세를 그리고 있다. 서울과 비교하면 무려 2.36배가 차이가 난다.

이렇듯 정부의 부동산 규제에도 서울에서 집을 구하기란 여전히 어려운 실정이다. 이에 실수요자들은 서울보다 진입장벽이 낮은 주변의 수도권으로 시선을 돌리 있다. 때문에 서울이 아닌 경기권의 아파트 값 역시 하루가 다르게 상승하고 있다.

그 중 가장 부각되는 지역은 구리시다. 한국감정원이 발표한 바에 따르면 구리시 아파트 값은 지난해 11월부터 올 4월까지 단 한 차례도 떨어진 적이 없다. 지난해 11월 구리의 시세 변동률은 1.42%였다. 하지만 올해 3월은 2.81%로 4개월만에 1.39% 가 상승했다.

실거래 가격을 조회해보면, 구리 시내 주요 아파트 가격은 전년에 비해 1억원 가량 이 올랐다. 구리시 교문동에 있는 ‘덕현’아파트의 경우, 2018년 3월 4억8000만원 하던 전용면적 134㎡인 호실은 올해 3월에 6억원에 거래됐다. 1년 사이에 1억2000만원이나 뛴 것이다. 또한 인창동에 자리한 ‘동문굿모닝힐’의 경우, 2018년 3월 4억8000만원 하던 전용면적 84㎡인 호실이 올해 5억8500만원으로 1억500만원이나 상승했다.

주목할 사실은 부동산 규제로 인해 구리시처럼 서울 주변 지역의 집값이 오른다는 점이다. 다수의 부동산 전문가들은 서울 주변 집값이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이유로 평균 9억이 가까이 하는 서울의 집값에 비해 상대적으로 경기도 지역의 집값이 싸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이러한 주변 지역 집값 상승은 서울의 집값을 집기 위해 만들어진 부동산 규제 정책의 풍선효과라는 말이다. 서울의 높은 진입 장벽으로 인해 주변의 집값이 상승함에 따라 실수요자들은 앞으로 서울은 물론 수도권의 모든 곳에서 내 집을 갖기가 어려워질 전망이다.

정부는 부동산 정책으로 인해 시장이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서울 집값의 하락세는 그동안 상승했던 것에 비교 여전히 하락폭이 낮은 실정이다. 또한 대출규제로 인해, 거래가 이뤄지지 않다보니 서울 주변 지역 집값이 오르는 현상이 더 넓게 확대될 전망이다. 정부는 규제 일변도식 정책으로 인해 발생하는 다양한 현상들을 면밀히 살펴, 인위적인 규제로 인해 나타나는 부작용을 해소하는데 나서야 한다. 잘못하면 고양이 앞에 생선을 놓은 경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 다 태우는 우를 범하지 않았으면 싶다.

[배태용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배태용 tybae@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