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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투자 이끌려면 정부 언행일치 돼야

스카이데일리 기자수첩

나광국기자(kkna@skyedaily.com)

기사입력 2019-05-09 15:5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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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광국 기자(산업부) 
지난 2009년 11월 창립 40주년을 맞아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은 ‘초일류 기업 100년’을 향한 새로운 도전을 담은 ‘비전2020’을 발표했다. 이 계획은 2020년까지 한 해 매출 4000억달러(당시 기준 약 473조원)로 전 세계 IT업계에서 압도적 1위에 올라서는 동시에 글로벌 10대 기업으로 도약한다는 구체적인 목표치를 제시했다.
 
그로부터 10년이 지난 올해 4월 삼성그룹은 세 번째 도전을 발표했다. 창업주의 손자이자 오너 3세인 이재용 부회장은 글로벌 메모리반도체 시장에 이어 시스템반도체 시장까지 석권하겠다는 목표를 내세웠다.
 
‘2030 반도체 비전’은 시스템 반도체 사업경쟁력 강화를 위해 2030년까지 국내 연구개발(R&D)분야에 73조원, 최첨단 생산 인프라에 60조원을 투자하고 연구개발(R&D) 및 제조 전문인력 1만5000명을 채용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삼성전자의 비메모리 육성 방안은 크게 두 갈래다. 하나는 시스템반도체,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설계) 등 비메모리 분야에 총 133조원을 투자해 오는 2030년 업계 1위에 오르겠다는 ‘삼성전자의 성장 로드맵’이다. 다른 하나는 팹리스(설계전문업체) 지원 등을 통해 반도체 생태계를 한 차원 높이려는 ‘대·중소기업 상생대책’이다.
 
최근 메모리 반도체시장은 침체기를 겪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반도체 수출물량지수는 478.64으로 지난해 4분기(544.03)보다 12.0% 감소했다. 전기 대비 하락률은 지난 2009년 1분기 이후 10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업계에선 반도체 시장의 부진으로 그간 성장을 뒷받침했던 D램,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 시장의 수요둔화가 가장 큰 원인이라는 분석이다.
 
삼성전자가 비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 1위를 목표로 한 가운데 정부도 정책적 지원을 통해 발을 맞췄다. 정부는 시스템반도체 전략에서 팹리스와 파운드리의 성장 지원과 부문별 연계 촉진에 주안점을 뒀다. 이를 위해 차세대 반도체 연구개발을 위한 팹리스지원에 2020년부터 2029년까지 10년 간 1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지난달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삼성전자 사업장을 찾아 정부 의지를 전달하기도 했다. 다만 이를 두고 여러 말들이 나온다. 그간 정부의 경제 성적표가 낙제점인 탓에 대기업 총수와의 잦은 스킨십이 보여주기 행보 아니냐는 지적이 바로 그것이다.
 
실제 올해 1분기 경제성장률은 전 분기 대비 0.3% 감소하면서 2008년 4분기(-3.3%) 이후 10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수출과 투자가 함께 부진한 게 역성장의 주된 원인이다. 특히 설비투자는 지난해보다 16.1% 감소해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을 받았던 1998년 1분기(-24.8%) 이후 21년 만에 최저수준으로 떨어졌다.
 
일자리 정부를 표방했지만, 지난해 취업자는 9만7000명 증가하는 데 그쳐 9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실업률은 3.8%로 2001년(4.0%) 이래 가장 높았다. 최저임금 인상 등을 앞세운 소득주도성장 성적표는 지난해 4분기 상위 20%(5분위)와 하위 20%(1분위) 계층 사이의 소득 격차가 더 벌어졌다.
 
상황이 이런 만큼 삼성전자가 시스템 반도체에 막대한 투자를 감행하는 점 역시 정부의 입김이 작용한 거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이런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선 정부가 기업이 자발적으로 투자할 수 있는 기업환경을 마련해주는 게 선행돼야 한다. 기업이 투자하면 정부가 과도한 규제로 발목을 잡는 일 만큼은 없어야 한다는 말이다. 분야가 중요하진 않다. 다만 이번 시스템반도체를 시작으로 기업이 뛰면 정부가 미는 선순환구조가 정착되길 기대해 본다.
 
 
[나광국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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