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한 경기…KDI “투자·수출 중심으로 경기 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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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경제동향…“경기부진 2개월째…수출 감소는 5개월째 이어져”

나광국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9-05-13 13:33:14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최근 한국 경제의 부진이 계속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소비 둔화가 일부 완화됐으나 반도체 관련 투자가 계속 줄어들고 수출 감소도 지속되는 점 등을 원인으로 꼽았다.

KDI는 13일 공개한 ‘5월 경제동향’에서 최근 경제 상황에 대해 “소요 위축이 일부 완화됐으나 투자와 수출을 중심으로 경기가 부진한 모습이다”고 발혔다.

지난달 나온 경기진단과 비교했을 때 경기 부진 상황임을 명시적으로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KDI는 ‘4월 경제동향’에서 “대내외 수요가 위축되면서 경기가 점차 부진해지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힌 바 있다.

KDI는 경기 부진의 한 요인인 소비 둔화는 다소 완화됐다고 설명했다. KDI는 “3월 소매판매액 증가율이 2.4%를 기록해 1~2월 평균 1.3%보다는 증가폭이 확대됐다”며 “4월 소비자심리지수도 101.6을 기록해 기준치인 100을 상회했다”고 밝혔다. 소비자심리지수가 100을 넘으면 소비자들의 심리가 낙관적인 것으로 본다. 다만 서비스업생산은 3월에 0.6% 증가해 1~2월 평균(1%)보다 낮아 부진하다고 했다.

KDI는 반도체 산업에서의 설비투자가 회복세를 보이지 못하면서 경기부진의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했다. KDI는 지난 3월 반도체 설비투자와 관련성이 높은 특수산업용기계 투자 증가율이 -43.7%를 기록하고 지난달 반도체제조용장비 수입액 증가율이 -53.6%였던 점 등을 들어 “반도체 산업을 중심으로 한 설비투자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상황을 감안할 때 3월 설비투자 증가율(-15.5%)의 감소폭 축소는 “의미있는 개선은 아니라고 판단된다”고 했다.

건설투자의 경우 3월 건설기성과 건설수주 모두 부진이 다소 완화됐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주택착공과 건축허가면적이 각각 44.9%, 8.4% 감소한 점을 들어 “주거건축을 중심으로 선행지표는 여전히 부진한 모습이다”며 “당분간 주거부문의 (건설투자) 부진이 지속될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했다.

수출도 뚜렷한 개선기미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지난달 수출 증가율은 -2%를 기록해 지난 3월의 -8.2%보다 개선됐으나 이는 조업일수가 증가하는 등의 일시적 요인이 작용했다고 KDI는 분석했다. 그러면서 지난달 일평균 수출액 감소폭(-5.8%)은 지난 3월(-4.5%)보다 확대됐다며 “전반적인 수출 부진은 지속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KDI는 금융시장에서의 환율 상승도 최근 경기부진과 관련돼있다고 분석했다. 지난달 말 원·달러 환율은 3월 말보다 2.9% 증가한 1168.2원을 기록했다. KDI는 “지난달 후반 1분기 경제성장률 발표 이후 완화적 통화정책에 대한 기대 등이 반영된 것이다”고 설명했다. 한국은행이 1분기 경제성장률을 -0.3%로 발표한 상황에서 금리인하 가능성이 제기돼 시중에 원화가 더 풀릴 수 있다는 전망이 들어간 결과라는 것이다.

KDI는 세계경제에 대해서는 “둔화 추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정책 불확실성 등 위험요인도 해소되지 못한 상황이다”고 봤다. 미국과 중국 등 주요국의 실물지표가 일부 개선됐으나, 나머지 국가들에서 내수와 수출의 동반 부진으로 경기하강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했다.

KDI는 미·중 무역분쟁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중국경제의 수출부진에 대한 우려가 여전히 높다”고 밝혔다. 다만 중국 정부가 세금을 감면하고 정부지출 확대하는 등 경기부양 정책을 펼치면서 투자와 생산 측면에서 개선이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나광국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나광국 기자 kkna@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