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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진단]-북한 미사일 도발과 대북 식량지원

“국민 향해 미사일 조준한 北김정은 달래기론 답 없다”

남북관계 경색에도 식량지원 검토…전문가들 “대북정책 방향 전환 시급”

이한빛기자(hblee@skyedaily.com)

기사입력 2019-05-15 17:5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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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문재인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북한의 끊임없는 도발에도 불구하고 저자세로 일관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미사일도발 이후 ‘인도적인 목적’을 강조하며 식량지원에 나서자 비판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자유한국당과 전문가들은 북한의 무력도발에 강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사진은 문재인 대통령 [사진=박미나 기자] ⓒ스카이데일리
 
최근 문재인정부 대북정책의 대대적인 전환을 촉구하는 여론이 거세게 일고 있다. 그동안 화해·친화 모드로 일관했지만 이렇다 할 효과를 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특히 북한이 지난 4일과 9일 잇따라 동해상에 단거리 미사일을 발사하는 무력 도발을 감행하자 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더욱 높아지고 있다.
 
북한이 공들어 쌓아온 평화구도를 위협하는 행위를 일삼는데도 불구하고 정부가 남북협력기금의 증액과 인도적 목적의 대북 식량지원에 대한 의지를 내비치자 일반 국민들마저 반발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북한이 미사일을 쏘고 대화를 거부하는 상황에서 대북지원을 논의하는 것은 예산의 효율적 운영에 맞지 않다고 지적하며 이를 강행할 경우 성과 없는 퍼주기가 될 것이라는 반응이다.
 
사용 내역 모른 채 집행되던 남북협력기금, 남북관계 경색국면에도 증액 움직임
 
문재인정부 출범 이후 남북관계가 화해무드에 접어들면서 대북협력, 지원사업 등이 활기를 띄기 시작했다. 남북한의 교류 활성화를 위해 운용되는 남북협력기금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남북협력기금은 지난 1991년 설치된 이래 남북 경협, 대북지원 등의 목적으로 쓰이고 있다.
 
지난해 남북협력기금은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설치와 남북 철도 및 도로 공동조사 등에 투입했다. 특히 9월 개소한 남북공동연락사무소의 개·보수 소요비용으로 총 97억 8000만원이 사용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과정에서 남북협력기금이 ‘깜깜이식’으로 운용돼 온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되기도 했다.
 
자유한국당 정양석 의원은 지난해 10월 남북공동연락소 개·보수 사업과 같은 대규모 사업이 사전에 구체적 내역과 추진 계획 등이 제대로 공개되지 않은 채 집행됐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정부는 작년 7월 개·보수 공사에 착수할 당시 사업관리비로 책정된 8600만원만 우선 의결하고 나머지 사업비는 공사비가 최종 산출된 후 결정하는 방식으로 집행한 것으로 밝혀졌다.
 
▲ 정부는 지난해부터 남북협력기금을 통해 대북지원 및 각종 공동사업에 대한 지원에 나서왔다. 특히 지난 9월 개소한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는 개·보수경 비로 약 100억원 가까이 쓴 것으로 드러나 과도한 예산사용이라는 지적을 받은 바 있다. 사진은 연락사무소 개소식 당시 모습 [사진=뉴시스]
 
사업 내역을 공개하지 않는다는 지적이 이어지자 통일부는 “편성 내역이 공개되면 북한과의 협상력이 저하되고 끌려가는 경우가 있어 공개하지 않고 있다”고 해명했다. 이에 자유한국당은 정부가 비공개로 책정·집행이 가능했던 남북협력기금의 투명성을 강화하도록 일정규모 이상의 사업은 국회 보고를 거치도록 하는 법 개정안을 발의하고 당론으로 추진키로 했다.
 
송언석 자유한국당 의원은 “비공개 예산 편성은 국회의 예산안 심의 권한과 국민의 알권리를 제한하고 대북정책 투명성도 저해한다”며 “남북협력사업과 관련 300억원 이상을 집행하거나 총사업비 500억원 이상인 사업에 대해서는 국회에 사전 보고하도록 할 예정이다”고 설명했다.
 
남북협력기금은 올해 초 남북관계가 경직되자 또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막대한 규모의 혈세가 쓰이고 있는데 반해 효과는 미비하다며 효율성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지금까지 사용한 남북협력기금에 대해서는 “효과 없이 예산만 낭비한 꼴이 됐다”는 반응이 적지 않다.
 
2019년도 남북협력기금 예산은 전년도(9593억)에 비해 15% 증가한 1조 1036억이 편성됐다. 기금이 1조원대로 편성된 것은 3년 만이다. 그러나 예산 편성 이후 하노이 회담 결렬, 미사일 도발 등 악재가 겹치면서 남북협력기금의 집행에도 차질이 빚어졌다. 지난 2월까지 사용된 금액은 96억원으로 1%에도 미치지 못하는 집행률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럼에도 정부가 남북 간 교류·협력 확대 전망을 고려해 내년도 남북협력기금을 올해보다 약 40% 증액하겠다는 방침을 밝히자 논란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통일부는 지난 9일 열린 당정협의에서 남북 철도·도로 연결 및 현대화 사업이나 비무장지대(DMZ) 세계평화공원 조성사업 등을 추진하기 위해 관련 예산을 충분히 확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통일부의 계획대로 40%가 증액될 경우 협력기금은 1조 5000억을 넘게 된다.
 
현재 정치권 안팎에서는 예산의 효율성 문제가 끊이지 않고 제대로 집행조차되지 않는 상황에서 무조건 증액을 고집하는 데 대해 우려 섞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남북관계의 향방은 북미 대화나 비핵화 협상 영향에 따라 움직이는 만큼 무조건 예산을 늘리려 하기보다 예산이 효율적으로 집행될 환경 조성을 먼저 수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무력 도발에도 식량지원 논의 강행…전문가들 “북한에 대한 우리정부의 태도전환 시급”
 
▲ 북한의 지난해 곡물생산량은 2009년 이후로 최저치를 기록하며 식량부족 상태에 직면했다. 북한 현지 작황조사에 나선 UN 세계식량계획은 북한에 대한 식량 지원 필요성을 당부했고 정부 역시 인도적 지원에 긍정적 입장을 보였다. 사진은 지난 2012년 월드비전의 식량지원 당시 모습 [사진=뉴시스]
 
북한의 비핵화 이행 거부 이후 남북관계가 경색된 가운데 지난 4일과 9일 연이어 터진 미사일 도발은 남북관계에 균열을 가져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북한에 대한 식량 지원 논의를 강행하고 나서자 정치권과 전문가들은 물론 일반 시민들조차 우려 섞인 반응을 나타내고 있다.
 
지난 2월 김성 UN 주재 북한대사는 식량난을 호소하며 국제기구에 긴급 원조를 요청했다. 이에 UN 세계식량계획(WFP)과 FAO(식량농업기구)는 실태를 파악하기 위한 현지 작황조사를 진행했다. 조사를 마친 WFP와 FAO는 지난해 북한 곡물 생산량이 2009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하며 전체 인구의 40%에 달하는 1000만여명이 식량부족 사태에 직면했다고 발표했다. 아울러 약 136만톤의 식량 지원이 필요하다고 결론지었다.
 
우리 정부는 북한에 대한 인도적 식량지원을 검토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이상민 통일부 대변인은 “국제사회와 긴밀히 협력하면서 북한 주민에 대한 인도적 지원, 식량지원을 추진해 나갈 것이다”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 역시 지난 9일 KBS와의 생방송 대담에서 “식량 지원, 남북문제 등에 국한해서 회동을 할 수 있다”며 여야 지도부에 협조를 요청했다. 문 대통령은 “교착상태에 빠진 패스트트랙 문제는 별도로 해결하더라도 북한에 대한 식량지원에 대해서는 함께 모여서 협의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부와 문 대통령의 발언에 정치권은 물론 일반 국민들조차 반발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10일 “대통령과 만나서 북한에 식량을 나눠주는 문제만 얘기하겠다면 무슨 의미가 있겠느냐”며 “북한이 주민 어려움에 대해 아무 관심도 없고 오로지 핵 고도화에만 전념하고 있는데 그런 북한에 대한 엄중한 제재가 필요한 상황에 오판할 수 있는 일은 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황 대표는 11일 대구에서 열린 장외집회에서도 “우리는 북한에 퍼주겠다고 하고 선의를 바라는데 그 사람들은 우리를 공격할 미사일을 준비하고 웃는 얼굴에 미사일을 쏴댄 것이다”며 “문재인 대통령은 위기 상황에 북한에 따끔하고 매서운 경고의 말 한마디도 못하고 오히려 북한을 변호하고 있는데 대한민국 대통령 맞느냐”고 반문했다.
 
▲ 정부의 식량지원 검토에 자유한국당은 “북한에 대한 엄중한 제재가 필요하다”고 반대 입장을 보였다. 전문가들 역시 북한의 도발 상황을 지켜본 뒤에 대응 방안을 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사진은 지난 13일 김연철(사진) 통일부 장관과 UN 세계식량계획(WFP) 데이빗 비즐리 사무총장이 대북 식량지원에 대한 면담을 나누는 모습 [사진=뉴시스]
 
전문가들 역시 인도적인 취지라 하더라도 북한의 무력 도발이 이어지는 이상 대북 지원이 이뤄져서는 안 된다고 제언했다. 북한에 대한 퍼주기라는 오명과 더불어 현재 상황에서 바람직한 예산 운용이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남성욱 고려대 북한학과 교수는 “그동안 대북 회유정책은 대부분 실패했는데 이를 교훈 삼아 잘못된 정책에는 보상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고수해야 한다”며 “북한의 잘못된 행동에는 벌을 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보상을 가하면 악순환이 심해지고 핵 문제 해결과 남북관계 개선에도 도움이 안 된다”고 지적했다.
 
남 교수는 “남북협력기금 증대 역시 장밋빛 전망만 바라보면서 예산을 확충하려는 것 같다”며 “남북관계도 좋지 않고 경제 상황도 좋지 않은데 무작정 예산만 많이 책정하면 예산운용상 바람직하지 않고 북한의 행보를 지켜보면서 장기적으로 해결해도 된다”고 조언했다.
 
대북 지원에 대한 검토 대신 국제사회와의 대북제재 논의에 집중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김영호 성신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북한의 도발에는 어떤 방식이든 응징을 해야 하는데 지원을 검토하는 것은 잘못된 방식이다”며 “인도적 목적이라도 쌀을 지원한다면 북한에 대한 국제사회의 규칙을 허물 위험이 높다. 지금은 민족공조보다 한미공조와 국제공조를 강화할 때다”고 강조했다.
 
[이한빛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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