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네 작품 ‘건초더미’ 33년만에 44배 가격 상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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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바 ‘미술품 재태크’···가격 쉽게 떨어지지 않는 점이 장점

여이레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9-05-16 12:07:13

▲ 14일(현지시간) 1억170만 달러(1천 318억 원)에 낙찰된 프랑스 출신 인상파 작가 클로드 모네의 작품 ‘건초더미(Meules)’ [사진=AP통신/뉴시스]

프랑스 출신 인상파 작가 클로드 모네의 작품 ‘건초더미(Meules)’가 1억170만 달러(1천 318억 원)에 낙찰돼 모네 작품 중 최고가를 경신했다. ‘건초더미’는 33년 전에 비해 가격이 44배나 상승해 재태크 수단으로서 미술품의 가치를 입증했다.

1986년 뉴욕 크리스티 경매에서 250만 달러(현재 환율로 약 30억 원)에 판매됐던 ‘건초더미’는 14일(현지시간) 33년 만에 새 주인을 찾아 뉴욕 소더비 경매에 등장했다. 소더비 경매 측은 신원을 알릴 수 없는 한 여성 고객이 본 작품을 1억170만 달러(한화 약 1천318억 원)에 구매했다고 전했다. 이전 가격에 비교하면 작품의 가격이 무려 44배나 상승한 것이다. 당초 전문가들이 추정한 이 그림의 가치는 경매 수수료 등을 제외하고 5500만 달러(약 655억 원)였다.

모네의 작품 ‘건초더미’는 그가 1890∼1891년 프랑스 노르망디의 지베르니 자택에 머물던 시절 작업한 총 25점의 연작 작품이다. 이번 작품을 포함 건초더미 연작 8점은 개인 수집가가 소유하고 있으며, 나머지 17점은 시카고 미술관과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등에 전시돼있다.

미술품 재태크는 한 작가가 단 한 개의 작품만을 남긴다는 희소성 때문에 수백 년간 이어져온 재태크 수단 중 하나다. 2012년 미국 뉴욕대의 지안핑 메이(Jianping Mei) 교수와 마이클 모제스(Michael Moses) 교수가 발표한 메이·모제스 미술지수(Mei·Moses Art Index)에 따르면 1955년부터 2006년까지 50년간 미국 미술품 가격은 꾸준히 상승했다.

경기 침체나 주가 폭락 등의 경제 상황 악재가 미술품 가격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는 것도 미술품 재태크의 장점이다. 실제로 전 세계 경기가 침체됐던 2011년 글로벌 경제 위기 때도 미술품의 가격 상승 곡선은 멈추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피카소의 작품 같은 경우 한 점당 1년에 9%의 수익을 낼 수 있다고 분석하며 미술품 재태크의 꾸준한 수익성도 인정했다.

국내에는 미술품 재태크가 부자들의 전유물이거나 비자금 마련용도 등의 인식이 퍼져있지만 개인도 얼마든지 미술품에 투자가 가능하다. 갤러리나 아트 페어 등의 행사에 참석해 그림을 둘러보고 구매할 수 있다.

서강대학교 남준우 교수의 논문에 따르면 국내 미술품 투자 수익률은 평균 23.74%로 국공채, 회사채 및 부동산 등의 대체 자산에 비해 월등히 높다.

2012년 연예인 이정현은 한 TV 프로그램에 출연해 “몇해 전 60만원에 구입한 신인 작가의 그림이 지금은 2500만 원을 호가한다”며 자신의 미술품 재태크 수익을 자랑하기도 했다.

[여이레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여이레 기자 iryeo@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