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L기 납북 피해자 황원씨 아들 유엔에 진정 제출

이 시간 주요기사

뉴스 > 국제사회

KAL기 간첩 납치 사건 때 납북 11인···50년간 구금 중

여이레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9-05-21 16:52:59

▲ KAL기 납치피해자가족회 대표이자 납북자 황원(당시 MBC PD)씨의 아들 황인철 대표의 1인 시위 모습 [출처=황인철 대표 페이스북]

납북 피해자 황원씨의 아들이자 KAL기 납치피해자가족회 황인철 대표가 20일(한국시간) 국제인권조사기록단체 전환기정의워킹그룹(TJWG, Transitional Justice Working Group 이하 전환기정의워킹그룹)을 통해 유엔에 아버지의 석방 진정을 냈다.

KAL기 납치사건은 1969년 12월 11일 승객 47명과 승무원 4명을 태우고 강릉을 출발해 서울로 향하던 대한항공 NAMC YS-11 여객기가 북한 공작원 조창희에 의해 납치된 사건이다. 북한은 민간 여객기에 대한 불법 납치 등으로 국제사회 여론이 악화되자 이듬해 1970년 2월 5일 승객과 승무원을 포함 50명(납치범 조창희 제외)중 39명을 송환했다. 이때 황원씨를 포함 11명은 알수 없는 이유로 북한 정부에 구금됐다.

납치 당시 황원씨는 MBC의 PD로 재직 중이었으며 아내와 아이들이 있는 한 가정의 가장이었다. 그와 가족들은 50여년째 생이별을 겪고 있다. 황원씨의 아들 황인철 대표는 현재 KAL기 납치피해자가족회 대표로 활동하고 있다. 황인철 대표는 엠네스티 탄원 청원, 1인 시위 등을 통해 납북 11인의 생사확인과 납치·구금상태 해지를 요구하며 한국 정부에 문제 해결을 호소하고 있으나 문재인 정부의 반응은 미온적이다.

20일 전환기정의워킹그룹은 유엔 자의적구금실무그룹(WGAD)에 황원씨의 납북을 ‘자의적 구금 피해자’로 판정해 달라는 내용의 증명서를 제출했다.

‘자의적 구금’이란 개인이 법률에 반하는 범죄를 자행했다는 증거 없이, 혹은 정당한 법적 절차 없이 체포나 구금되는 것을 뜻한다. 유엔 WGAD는 작년 12월에도 강제북송 탈북민 4명을 자의적 구금 피해자로 판정, 북한 정부에 이들의 석방을 촉구한 바 있다.

황인철 대표는 진정서를 통해 자신의 아버지 황원씨가 범죄의 증거나 정당한 법적 절차 없이 가택 연금 상태에 있다며 아버지가 북한정부의 자의적 구금 피해자라고 지적했다.

또 가족·지인들과의 연락을 강제로 차단하고 연좌제 적용 위협을 가하는 등 북한 정부의 구금 행태는 유엔이 규정하는 반인도범죄에 해당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

이번 진정을 제출한 전환기정의워킹그룹은 “북한이 인권 문제에 생각보다 민감하게 반응하므로 유엔 등을 통한 지속적 문제 제기가 중요하다”며 8월 중순으로 예정된 유엔 WGAD 제85회 회기에서 황원 씨 사건에 대한 결정문이 채택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북한 정부는 납북자 문제에 대해 “그들은(황원씨를 포함한 11명의 납북자들이) 모두 자발적 의사에 의해 북한에 남아 살고 있다”고 주장하며 납북자에 대한 논의를 거부하고 있다.

[여이레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여이레 기자 iryeo@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