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 헤드라인 뉴스

 지하철로 보는 상권|빌딩|재건축 뉴스

뒤로 리스트 인쇄
news only email오류보내기 트위터페이스북밴드카카오톡

이정일의 문학푸드

“당신은 당신이 생각한대로 살아야 한다”

생각 없이 사는 것과 생각한 대로 사는 것 사이의 인식의 격차

스카이데일리(skyedaily@skyedaily.com)

필자약력 | 기사입력 2019-05-25 15:36:18

▲ 이정일 인문학 칼럼니스트 
잠이 든 사람은 깨울 수 있다. 하지만 잠이 든 척 하는 사람은 깨울 수 있을까? 의지에서 비롯된 행동에는 다른 사람이 개입할 수 없다. 세간의 화제였던 드라마 스카이 캐슬이 있다. 입시를 다룬 드라마여서 인기도 높았다. 입시는 십대의 삶을 압축하는 키워드이다. 하고 싶은 일이 많아도 모든 것이 대학 입시 이후로 밀린다. 이것이 현실이다. 취미도 사회봉사 활동도 그것이 대학 진학에 도움이 되어야 한다. 교과서에서 배우는 진리가 자신의 삶 속으로 들어와 이해되어야 하는데, 그것을 되새길 시간이 주어지지 않는다.
 
대다수의 십대는 사춘기를 명문대 진학을 위한 준비에 쏟는다. 인생이 빙판길 같다는 걸 알기에 모두들 민첩하고 신중하다. 여간해선 넘어지지 않는다. 수험생들이 쓴 수기들을 읽지 않더라도 우리는 수험생의 하루 일과를 꿰뚫어 볼 수 있다. 왜 다들 이렇게 입시에 전력투구를 하는 걸까? 이유는 간단하다. 수능 점수 차가 1-2점에 불과해도 경쟁에서 이긴 사람과 진 사람의 격차가 너무 크다. 그래서 드라마 스카이 캐슬속 어른들은 자녀를 성공으로 가는 하늘로 올라가게 하려고 애를 쓴다. 유시민 작가는 그걸 이렇게 요약한다.
 
대학은 수능 성적을 기준으로 거의 한 줄로 세울 수 있을 만큼 뚜렷한 서열을 형성한다. 소위 명문대 졸업생이 아니면 아예 번듯한 일자리를 찾기 어렵다.”
 
미국 역시 아이비리그를 향한 도전은 한국보다 더 힘겹다. SAT시험은 기본이다. 내신도 좋아야 하고, AP과목 성적도 좋아야 한다. 스포츠, 미술과 음악에도 두각을 나타내야 한다. 봉사활동, 각종 경시대회나 토론대회 입상경력은 기본이다. 게다가 에세이도 잘 써야 한다. 하나같이 엄청난 시간과 노력을 요구한다. 예전에 뉴스위크지에 실린 이것이 인생인가요?란 글에서 여고생 엘리자베스 쇼(Elizabeth Shaw)는 자신의 고민을 이렇게 토로한다.
 
왜 우리가 이렇게 해야 할까? 이른 아침 시간을 공부에 쏟아 붓는 거의 모든 고등학생들의 목표는 오직 한 가지이다. 명문대에 진학하는 것. 학교 선생님들, 진학상담 선생님들과 부모님들은 내가 명문대 진학에 실패하면 마치 내 인생이 끝나는 것처럼 말한다.”
 
쇼는 11학년이다. 우리로 치면 고2이다. 쇼의 푸념에는 현실에서 오는 아픔이 응어리져 있다. 좋은 학교를 나오면 좋은 회사에 들어가고, 이것은 안정된 생활로 이어지고 후에 편안한 노후가 기다린다는 공식이 통용되었다. 그래서 많은 이가 내일을 선택할 수 있는 용기보단 눈부신 졸업장에 승부를 걸곤 했다. 이제 이런 꿈도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비싼 등록금을 내고 대학을 졸업해도 또 다른 삶의 고개가 기다리고 있다. 이제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할까?
 
인생은 우리가 소망하는 것보다 더하기도 하고 덜하기도 하다. 그런데 요즘 이런 말조차 나누기가 쉽지 않다. 이 문제를 묻기가 상황적으로 쉽지 않은 탓이다. 불경기로 청년들은 사회진입부터 브레이크가 걸렸다. 수많은 청년들이 좌절하고 있다. 취업은 사회생활의 첫 단추이다. 이것은 생애 전반에 영향을 미친다. 가장 의욕이 넘쳐야 할 청년기에 위축되고 있다. 베이비부머도 사정은 비슷하다. 불확실한 미래와 준비하지 못한 노후문제로 안절부절 한다.
 
한국의 경우, 문제가 대학 진학이나 취직으로 끝나지 않는다. 2030세대는 연애, 결혼, 출산뿐 아니라 인간관계와 주택구입까지 포기하고 있다. 그래서 어떤 부모를 만나느냐에 따라 인생은 크게 달라진다. 대다수는 취직, 결혼, 주택, 아이의 교육비 지출, 자녀들 결혼자금도 챙겨야 한다. 이 사이클은 거의 쉴 새 없이 돌아간다. 기러기 아빠가 되고, 빈 둥지에 홀로 남게 되면, 그때 쓸쓸함과 회한이 밀려든다. 성공한 인생이란 확신이 안 들기 때문이다. 그래서 잠시 숨 돌릴 시간이 주어지면 밀린 숙제하듯 바쁘게 뛰어다닌다.
 
뭐가 문제인지 모를 땐 사는 게 별로 힘들지 않다. 그런데 무엇이 문제인가를 알게 되는 순간 문제는 삶에 도전을 준다. 사회생활은 점점 힘겹다. 지속가능한 꿈을 꾸려면, 자신의 인생에 대한 확신이 있어야 한다. 개인의 탓으로 돌리기엔 사회전반의 문제가 너무 크다. 가진 것 없는 사람들은 자괴감이 들 수밖에 없다. 기성세대로서 청년들을 볼 면목이 없다. 하지만 어떻게든 자립할 수 있는 터전을 만들어야 한다.
 
말 못하는 다람쥐도 도토리를 땅에 묻을 줄 안다. 찾는 것보다 찾지 못하는 것이 훨씬 더 많지만, 그것이 자기 새끼의 새끼의 새끼들이 먹을 도토리가 맺힐 나무의 싹을 틔운다. 우리가 생각 없이 살다보면 삶은 설 자리를 잃는다. 밤하늘에 별이 쏟아질 듯 많아도 전등을 켜는 순간, 별은 멀어진다. “온 세상은 무대이고, 모든 사람은 배우이다라고 셰익스피어는 썼지만, 우리는 주연 같은 조연이다. 단번에 모든 것을 아는 일은 벅차지만, 이제라도 천천히 삶을 알아가자.
 
흔히 인생에는 중요한 날이 두 번 찾아온다고 한다. 한 번은 자신이 태어난 날이고, 다른 한 번은 태어난 이유를 발견할 때라고 한다. 처음은 모르고 지나갈 수 있지만 두 번째는 다를 것이다. 이것을 모르면 살아갈 방향을 찾지 못한다. 사업하는 사람이 일의 추진 방향을 잡지 못하면 사업에 실패하고, 사업에 실패하면 삶의 끈, 희망의 끈마저 끊어버린다. 지금 한국 사회는 위기다. 세상의 모든 것이 그러하듯 기복을 겪고 있다. 그런데 이번엔 상황이 나쁘다. 그래서 위기다. 너무 늦기 전에 프랑스 작가 폴 부르제의 말을 되새겨 보자.
 
당신은 당신이 생각한대로 살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당신은 사는 대로 생각하게 될 것이다.”
 

  • 좋아요
    0

  • 감동이예요
    0

  • 후속기사원해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

<저작권자 ⓒ스카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스타의 집&빌딩

뒤로 리스트 인쇄
email오류보내기 트위터 페이스북 밴드 카카오톡
독자의견 총 0건의 댓글이 있습니다.
등록하기

스카이 사람들

more
“불우 청소년 자립 도와 봉사의 선순환 꿈꾸죠”
물질적 후원 아닌 교육 통해 자립 유도…발생한 ...

미세먼지 (2019-06-19 06:30 기준)

  • 서울
  •  
(양호 : 35)
  • 부산
  •  
(보통 : 47)
  • 대구
  •  
(양호 : 40)
  • 인천
  •  
(양호 : 31)
  • 광주
  •  
(보통 : 49)
  • 대전
  •  
(양호 : 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