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경제 회생 최종구 덮친 ‘정길호 리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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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신 기자페이지 + 입력 2019-05-27 00:02:43

금융위원회(이하·금융위)는 금융산업의 선진화와 금융시장의 안정을 꾀하고 건전한 신용질서와 공정한 금융거래관행을 확립하기 위해 설립된 행정기관이다. 국내 금융정책을 총괄하는 금융 분야 최고 의사 결정기구가 금융위다. 사실상 대한민국 금융의 성패를 결정짓는 핵심적인 역할을 맡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역할의 중요성만큼이나 금융위를 책임지는 수장인 금융위원장의 영향력도 대단하다. 사실상 금융 분야의 정점에 서 있는 인물로 평가되는 동시에 막강한 권한을 지닌다. 금융위원장의 운영 철학과 정책 방향이 우리나라 금융산업과 금융시장의 향방을 가를 정도다. 금감원을 비롯해 각 금융사들은 금융위원장의 정책 방향에 맞춰 정책 실행방안을 마련하고 경영방침을 세운다.

현 금융위원장인 최종구 위원장 역시 자신의 운영철학에 입각해 금융정책의 방향을 설정했다. 최 위원장이 취임 초기부터 내세운 대표적인 정책방향은 바로 서민금융 회생이다. 최 위원장은 날로 치솟는 가계부채를 낮추고 대출이자에 시달리는 서민들을 위한 각종 지원정책을 통해 날로 악화되는 서민경제를 되살리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일례로 취임 1년째에 접어든 시기인 2018년 6월엔 서민금융의 성과 및 한계를 점검하고 향후 포용적 금융의 정책방향 수립 지원을 위해 서민금융지원체계 개편 TF를 구성하며 본격적으로 서민경제 회생에 닻을 올렸다. 최 위원장은 이후에도 꾸준히 서민경제 회생을 위한 금융정책을 꾸준히 내세웠고 공개석상에서 정책노선의 강화를 지속적으로 피력했다.

그런데 최근 최 위원장의 서민경제 회생 노력에 찬물을 끼얹는 사례가 등장해 여론의 비상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제2금융에 속하는 OK저축은행의 수장 정길호 대표는 자사 실적 부양을 위해 서민들을 상대로 고금리 대출을 일삼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OK저축은행은 일본계 금융회사인 아프로파이낸셜대부가 예주저축은행을 2014년 7월 인수하며 출범한 곳이다. 우리나라에서 사업 활동을 벌이는 일본은행이나 다름없다.

저축은행업계 등에 따르면 OK저축은행은 지난해 고금리대출 잔액 상위 20개사에서 가장 높은 대출 금리를 책정했고 올해도 4월까진 삼호저축은행 다음으로 평균 금리 2위를 차지했다. 그럼에도 올해 들어 가계 신용대출 평균 금리를 21% 이하로 단 한 번도 내린 적 없다. 4월 기준 OK저축은행 가계 신용대출 평균 금리는 21.33%다. 100만원 빌렸을 경우 1년 이자만 21만원이 넘는다는 의미다.

저축은행 대출의 경우 1금융의 높은 대출문턱을 넘지 못한 저소득층이 주이용자라는 점에서 형편이 어려운 서민들의 절박함을 이용해 고금리 대출 상품 판매를 일삼고 있다는 생각을 지우기 어렵다. OK저축은행이 일본계 자본의 지배를 받고 있다는 점에서 과거 거대자본과 힘을 앞세운 일제의 침략 행태와도 크게 다르지 않아 보인다. 현대판 침략 행위로 볼 법 하다.

우리나라 서민들을 상대로 한 일본계 자본의 고금리 대출을 주도하는 정길호 대표의 경영 행보에 비판 섞인 반응이 쏟아지는 배경이다. 특히 서민경제 회생을 주도하는 최 위원장의 정책노선이 우리 국민들의 환영을 받고 있다는 점에서 서민들을 상대로 한 고금리 대출을 일삼는 정 대표의 경영은 사실상 최 위원장은 물론 국민정서에도 정면으로 역행한다고 봐도 무방해 보인다.

OK저축은행과 정 대표의 경영 행보에 대한 금융당국의 조치가 시급하다. 최 위원장의 서민경제 회생 노력을 불신하는 여론이 생겨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고금리 대출 행태를 알고도 장시간 방치하면서 입으로만 서민경제 회생을 외쳐댄다면 그 이후의 반응을 불 보듯 뻔하다. 최 위원장의 정책노선에 대한 진정성 확보 차원에서라도 정 대표의 고금리 대출 행태에 제동을 걸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 서민들이 일본계 자본의 노예가 되느냐 마느냐는 최 위원장의 의지에 달렸다.

김신 skim@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