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 고립 가속화··· 주요 기술 협회 자격 박탈

이 시간 주요기사

뉴스 > 국제경제

미국 제재 이유로 회원 자격 박탈···지적재산권 도용 사례 보도도

여이레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9-05-27 18:29:52

▲ 15일 미국정부의 화웨이 미국기업 거래제한 대상 발표 후 기업들의 모임인 주요 기술 협회에서 화웨이의 회원 지위를 박탈했다. 25일 미국 언론 월스트리트저널은 화웨이가 쌓아올린 놀라운 기술 발전에 수많은 지적 재산권 침해가 있었다고 비판 보도했다. [사진=뉴시스]

중국 통신장비·스마트폰 제조사 화웨이의 국제적 고립이 가속화되고 있다. 25일(이하 현지시간) 일본 언론 닛케이아시안리뷰에 따르면 화웨이는 와이파이, SD카드, 반도체협회 등 기술표준 제정기구에서 퇴출됐다. 세계 블루투스협회도 화웨이의 회원자격 박탈을 고려중이라고 전해진다.

15일 미국정부가 화웨이를 미국기업 거래제한 대상으로 지정한 뒤 화웨이는 구글, 인텔, 퀄컴 등 소프트웨어·하드웨어 거래 기업들로부터 거래 중단을 통보받았다. 미국 상무부가 21일 거래제한 90일 유예기간을 적용했으나 22일부터 일본과 영국의 기업들은 화웨이와의 거래 중단을 결정했다. 일본의 이동통신사들은 출시예정이던 화웨이 스마트폰까지 취소시키며 화웨이와의 거래를 취소했고 영국의 세계 1위 반도체 설계회사 ARM도 같은 날 화웨이와의 거래 종료를 선언하는 등 화웨이가 사면초가에 몰렸다.

26일 닛케이아시안리뷰는 와이파이연맹이 화웨이의 연맹 회원 자격을 잠정 제한한다고 밝혔다. 세계 주요 통신업체와 전자업체를 회원사 둔 와이파이연맹은 와이파이 기술의 기준을 정하는 역할을 한다. 화웨이의 연맹 퇴출이 와이파이 기술을 사용하지 못한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지만 향후 와이파이연맹차원의 기준 변화가 있을 때는 화웨이가 최신 기술을 따라가지 못할 위험이 크다.

닛케이아시안리뷰는 또 화웨이가 반도체 표준을 정하는 국제반도체표준협의기구(JEDEC)와 SD협회 명단에서 삭제됐다고 보도했다. 국제반도체표준협의기구는 닛케이아시안리뷰에 “미국 제재가 풀릴 때까지 화웨이의 회원자격을 정지한다”고 밝혔고 SD 협회는 “미 상무부의 제재 명령을 따르는 것이다”라고 전했다.

홍콩의 일간지 홍콩명보는 26일 세계 블루투스연맹도 화웨이의 연맹 회원 자격 정지를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미국 언론사 WSJ는 25일 기사를 통해 화웨이가 지적 재산권 침해로 의심 받은 기술과 실제 법정 고소 사례 등을 소개하며 화웨이를 비판했다. WSJ는 화웨이가 지적 재산권 침해로 연루된 10건의 미국 연방법원 소송 문건을 분석해 화웨이의 고속성장의 배경에 “타사의 지적 재산권 침해 등 부당한 방법이 동원됐다”고 진단했다.

실제로 화웨이는 2003년 통신장비 회사 시스코의 소프트웨어 매뉴얼 불법 복제를 의심받아 소송 당했고 그 다음해 시스코의 기술 일부 표절을 스스로 인정하며 시스코와 합의한 바 있다.

화웨이의 스웨덴 지사 출신 로버트 리드는 WSJ와의 인터뷰에서 “화웨이는 기술을 훔치는 데 모든 자원을 사용한다”고 증언했다. 2004년에는 시카고에서 열린 기술 컨퍼런스에서 네트워크 장비를 무단으로 열어 내부 사진을 촬영하던 화웨이 직원이 적발되기도 했다.

한편 26일 블룸버그통신은 화웨이 런정페이 회장이 인터뷰에서 “미국이 우리 제품을 사고 싶어 해도 팔지 않을 것이다”며 큰소리 쳤다고 전했다. 하지만 지난 23일부터 화웨이 모바일 사업부 임원들이 삼성전자, LG디스플레이, SK하이닉스 등 국내 주요 대기업 관계자들을 찾아 화웨이와의 거래를 중지하지 말아줄 것을 당부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여이레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여이레 기자 iryeo@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