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베레스트 봄철 등반객 몰리며 사망자 속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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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반객 쏠림현상과 전문성 결여···네팔정부 조치 없다

여이레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9-05-28 18:57:58

▲네팔정부의 등반허가 남발로 인한 등반객 쏠림현상과 전문성 결여로 인해 에베레스트 정산 근처에서 등반객 사망자가 속출하고 있다. 사진은 영국 방송인 벤 퍼글이 지난 23일 공개한 에베레스트 정상 인근 등반객 정체 모습 [사진=뉴시스]

세계 최고봉 에베레스트(해발 고도 8,848m)를 등반하던 등반객들이 연이어 목숨을 잃는 일이 발생하고 있다. 이들은 에베레스트 정상부터 이어진 300m이상의 인간 대기줄에서 시간을 지체한 탓에 고산병, 산소부족, 동상 등으로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

전문가들은 등반객 쏠림현상과 병목현상을 막기 위해 네팔정부의 등반 허가 제한 조치가 필요하다 주장하고 있지만 네팔정부는 등반객 제한에 대한 어떤 방안도 검토하지 않을 것이라 밝혔다.

올초부터 5월 27일까지 약 5개월 사이 에베레스트에서 사망한 등반객의 수는 11명에 이른다. 프랑스 언론 AFP 통신은 27일(현지사간) 기사를 통해 이번 사망객중 최소 4명 이상이 에베레스트 정상부근에서 발생한 병목현상 탓에 고산병, 산소부족 등에 시달리다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보도했다.

실제로 등반객들을 돕는 셰르파들의 증언에 의하면 사망자들의 주 사망원인은 수분부족, 산소부족, 고산병 등이었다. 인도인 나할 바그완은 정상 등산과 하산에만 12시간을 기다리며 지체한 끝에 수분부족과 고산병으로 숨졌다. 영국인 로빈 피셔는 정상에서 150m쯤 하산했을 때 고산병으로 급사했다.

셰르파들은 외신과의 인터뷰를 통해 “에베레스트 정상에 오르는 길이 단 하나기 때문에 등반객이 몰리면 정상까지 병목현상이 생긴다”며 “해발고도 약 8,000m에서 아무것도 하지 않고 서서 시간을 지체하는 동안 등반객의 생명에 지장이 생길 위험이 커진다”고 경고했다.

에베레스트 정상 부근에서 발생하는 병목현상은 특히 올해가 가장 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에베레스트를 4번 이상 등반한 탐험가 니르말 펄자는 27일 워싱턴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지금까지 에베레스트 정상에서 지체현상을 본 적은 있지만 올해만큼 심한적은 없었다”고 말했다.

인도출신 산악인 아미샤 차우한은 AFP 통신과의 인터뷰를 통해 “하산을 위해 4시간씩 선 채로 대기만 했다는 등반객들을 보았다”며 병목현상의 심각성을 증언했다. 또 “대기하느라 시간이 지체돼 산소가 부족한데도 등반을 고집하는 아마추어 등반객들도 있었다”며 준비되지 않은 등반객들의 무리한 도전이 사고 가능성을 가중시킨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기본 산악훈련도 받지 못한 등반객들이 전적으로 셰르파에 의존하고 결국 셰르파의 목숨까지 위험에 빠뜨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AFP 통신은 차우한의 증언을 통해 네팔 정부가 지나치게 에베레스트 등반 허가를 남발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저명한 에베레스트 등반가 앨런 아넷도 26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세계에서 가장 높은 산을 오르는데 자격이 없는 사람에게 등반 허가를 내줘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네팔정부 관계자는 27일 워싱턴포스트기자의 지적에 “사망자들의 사망 원인이 병목현상, 자질 부족에 기인한다는 주장은 근거 없는 이야기”라고 일축했다. 그는 또 1인당 1300만 원을 지불하면 에베레스트 등반 허가증을 내주는 네팔정부 방침을 고수할 것이라 밝혔다.

[여이레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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