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입장벽 낮은 치킨집, 창업보다 폐업 수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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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킨 프렌차이즈, 전체 외식 산업 중 21% 차지…경쟁심화 가속

강주현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9-06-03 14:40:01

치킨집 운영이 창업 아이템으로 높은 관심을 모으고 있는 가운데 새로 문을 연 가게의 수보다 문을 닫은 가게의 수가 더 많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치킨 프렌차이즈 가맹점 수는 외식업계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지만 그만큼 경쟁이 치열하고 면적대비 매출액이 낮다는 점 등이 폐업 가속화를 유도한 것으로 분석된다.

KB금융그룹은 ‘KB 자영업 분석 보고서①-치킨집 현황과 시장여건 분석’을 통해 지난 4년 내내 창업한 치킨집 수보다 페업한 치킨집 수가 많다고 3일 밝혔다. 지난 2014년 치킨집 창업 매장 수는 9700개를 기록한 이후 꾸준히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치킨집 창업 매장 수는 8200개, 6800개, 5900개, 6200개 등이다.

폐업 매장 수는 2014년 7600개를 기록한 이후 증가세를 보이며 꾸준히 8000개 이상을 기록 중이다.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치킨집 폐업 매장 수는 8400개, 8700개, 8900개, 8400개 등이다.

최근 비용부담이 늘어나며 창업 매장의 평균 매장 면적은 줄고 규모가 큰 매장의 폐업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치킨집 창업 매장의 평균 면적은 2011년 67.5㎡에서 2018년 60.1㎡로 감소했다. 반면 폐업 매장의 평균 면적은 같은 기간 58.1㎡에서 64.7㎡로 확대됐다.

단위면적당 매출액이 다른 업종에 비해 낮다는 점도 부담으로 다가온다. 치킨 프랜차이즈의 단위면적당 매출액은 928만원 수준으로 주점, 분식, 한식 등 업종에 비해서는 낮다. 타 업종의 단위면적당 매출액은 주점 6532만원, 분식 1459만원, 한식 1015만원 등이다. 커피 프렌차이즈만이 단위면적당 매출액이 803만원으로 치킨 프렌차이즈보다 낮았다.

가맹점수가 100개 이상인 브랜드 중 단위면적당 매출액은 ‘교촌치킨’이 약 3500만원으로 가장 높았다. 뒤이어 ‘티바두마리치킨’ 2928만원, ‘BBQ’ 2901만원, ‘굽네치킨’ 2087만원, ‘60계’ 1993만원 등이로 높은 매출을 기록했다.

치킨 매장의 매출이 상대적으로 낮은 배경엔 경쟁이 심화된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치킨 프렌차이즈 창업은 과거부터 사업경험, 사업 지식 등이 낮은 창업 준비자 등에게 인기가 높은 아이템으로 꼽히는 까닭이다.

치킨프렌차이즈는 배달 매출 비중이 높아 입지, 매장규모 등에 따른 임대료 부담이 타 업종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다. 아울러 창업비용도 낮아 진입장벽이 낮은 편에 속한다.

‘2018년 국내 외식트랜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절반 이상이 배달음식으로 치킨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1개월간 치킨 배달을 이용한 비중은 69.7%에 달한다. 아울러 치킨 프랜차이즈의 인테리어 비용 기준 면적은 평균 53㎡로 한식(129㎡), 주점(109

㎡), 분식(82㎡), 커피(71㎡)보다 작다. 가맹비를 포함한 창업비용도 5725만원 수준으로 주요 외식 업종에 비해 낮은 편에 속한다. 타 업종의 창업비용은 커피 1억1683만원, 한식 1억658만원, 주점 9079만원, 분석 6618만원 등이다.

자영업 경기침체 등에 따라 운영비용 상승 등에 따라 수익성도 악화된 것으로 분석된다. 총 매출액은 증가하는 반면 영업이익은 2015년을 기점으로 하락세를 걷고 있다. 통계청 조사 결과에 따르면 치킨전문점의 영업비용은 2011년 6200만원에서 2017년 1억1700만원으로 89%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000만원에서 1400만원으로 32% 감소했다.

KB금융지주는 보고서를 통해 최근 치킨집 창업은 감소세 보이는 반면 폐업은 큰 변화 없이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상황은 치킨집 시장이 포화 상태에 이르고 영업여건이 악화된 결과로 해석할 수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당분간 이러한 흐름이 지속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신규 치킨프랜차이즈 브랜드의 시장 진입이 늘어나면서 차별화된 메뉴와 서비스, 가격 등 다양한 부문에서 경쟁이 심화되고 소비자의 선호 역시 빠르게 변화하고 있어 안정적인 영업 여건을 마련하기가 어려운 상황인 까닭이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 관계자는 “경쟁이 심한 치킨 시장에서 차별화된 메뉴나 서비스, 가격 등 경쟁력을 높이려는 노력이 더욱 중요해 질 것이며 예비 창업자의 경우 상권분석서비스나 창업컨설팅 등을 통해 해당 상권을 면밀히 살펴보는 것이 필요하다’’며 “KB금융은 향후 KB 자영업 분석 보고서를 순차적으로 발표하여 국내 자영업 현실을 정확하게 전달하기 위해 노력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한편 ‘KB 자영업 분석 보고서’는 경기침체 등으로 어려움이 커지고 있는 국내 자영업 시장 상황에 대한 객관적이고 유용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기획됐다. 첫번째 분석 업종은 창업 아이템으로 관심이 높은 동시에 업종 내 경쟁 역시 치열한 치킨집을 대상으로 했다.

이 보고서는 통계청, 정부기관 등에서 제공하는 공공데이터를 활용한 전반적인 현황 분석과 함께 KB부동산 ‘리브온(Liiv ON)’ 상권분석서비스를 통해 세부 상권별 현황에 대한 상세 분석 결과를 담은 것이 특징이다.

[강주현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강주현 기자 jhkang@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