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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팟이슈]-용인 반도체클러스터 사업

경기도 불도저식 행정에 SK하이닉스 新공장 좌초위기

부지 내 주거지 591세대 포함…예고 없는 결정에 주민 1200명 반발

김진강기자(kjk5608@skyedaily.com)

기사입력 2019-06-18 12:3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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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도와 용인시는 122조 원 규모의 반도체클러스터 사업을 유치하고 사업 부지 선정을 추진중이다. 하지만 주민동의 없이 사업부지 내에 마을 주민 600여 세대를 포함시켜 주민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사진은 용인시 축구센터에서 바라본 용인시 관인면 죽능리 내 사업부지 모습 ⓒ스카이데일리
  
지방자치단체의 일방적 행정 탓에 1200명에 육박하는 주민이 삶의 터전에서 쫓겨날 위기에 처했다. 경기도와 용인시가 원삼면 일대에 유치한 ‘용인반도체클러스터’ 사업부지에 591세대 규모의 주거지가 포함됐기 때문이다. 주민들은 클러스터 사업부지에서 주거지를 제외시켜 줄 것을 요구하며 집단 반발하고 나섰다.
 
주민들은 클러스터 사업부지 초안에 포함되지 않았던 일부 주거지가 지난 3월 추가로 포함됐다며 지자체의 불도저식 행정의 피해를 입고 있다고 토로하고 있다. 반면 용인시는 ‘부지 추가 사실이 없다’고 밝혀 양측 간에 진실게임 양상도 보이고 있다.
 
용인반도체 클러스터 부지에 주거주택 600여 채 포함, 삶의 터전 잃게 된 주민들
 
‘용인반도체클러스터’는 경기도가 SK하이닉스로부터 기반시설 1조6000억원, 산업설비 120조원 등 약 122조원 규모의 반도체 생산·연구시설 투자를 이끌어낸 사업이다. 경기 용인시 원삼면 죽능리·독성리·고당리 일대 448만4000여㎡(약 135만 평) 부지에 조성된다.
 
지난 3월 국토교통부 수도권정비위원회로부터 용인반도체클러스터 부지 물량을 배정받은데 이어 지난 5월 21일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백군기 용인시장, 이석희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안재현 SK건설 대표이사 등은 반도체클러스터 조성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지난 5일 국토부 산업정책입지심의회가 이곳을 ‘2019 경기도 산업단지 지정계획’에 반영되도록 의결하면서 사전절차가 마무리 됐다.
 
오는 7월 관계기관 협의 및 합동설명회 실시 이후 △2020년 3월 경기도 산업단지계획 심의 △2020년 5월 수도권정비위원회 심의 △2020년 7월 용인시 승인 △2020년 내 토지·건물 보상 완료 △2021년 착공 등의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SK하이닉스와 국내·외 50개 이상 반도체 장비·소재·부품 업체가 입주 예정인 가운데 경기도는 반도체클러스터 조성으로 인해 △약 2만명 규모의 직·간접 일자리 창출 △생산유발 효과 513조원 △부가가치 유발효과 188조원 등을 기대하고 있다.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그래픽=박현정 기자] ⓒ스카이데일리
 
최근 사전 절차를 마치고 본궤도에 오른 사업은 뜻하지 않은 암초를 만났다. 사업부지에 거주하는 원삼면 주민들은 SK하이닉스 유치에는 찬성하면서도 클러스터 부지에 주거지가 포함된데 대해 강력 반발하고 있다. 수십 년 째 살아온 삶의 터전을 이전하는 일인데도 주민 공청회 한 번 없이 경기도와 용인시가 일방적으로 사업 부지를 결정한 사실에 격앙된 분위기다.
 
토지보상금을 받더라도 클러스터 부지 인근 부동산 가격이 이미 급등한 상태여서 이주 또한 쉽지 않다는 게 주민들이 입장이다. 주민들은 특히 클러스터 부지와 1km 떨어진 원삼 일반산업단지 일대에 클러스터 부지조성이 가능한데도 굳이 주민들이 살고 있는 거주지를 사업부지로 선정한데 대해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 현재 원삼면 내에 클러스터 부지에 포함된 지역의 주민 수는 지난 3월 31일 기준 독성리 222세대 494명, 죽능리 305세대 581명, 고당3리 64세대 107명 등 모두 591세대 1182여 명에 달한다.
 
주민들 “주거지 제척 안 될 땐 결사항전”…경기도·용인시 “주민과 대화하겠다”
 
지난 4월 11일 주민 5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원삼면사무소에서 개최된 주민설명회에서 주민들은 “밀실 부지 선정으로 인해 삶의 터전을 내어 줄 수 없다”며 “주민설명회는 법적요건을 갖추기 위한 요식행위다”고 반발했다. 이날 계란 투척 등 물리적 충돌이 벌어지기도 했다. 지난달 3일 원삼면 주민 300여명은 용인시청 앞에서 집회를 열어 클러스터 사업부지에서 주민들의 거주지를 제외시켜 줄 것을 촉구했다. 주민들은 경기도와 용인시가 주거지가 포함된 현 부지안(案)을 밀어붙일 경우 결사항전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오철근(60) 죽능1리 이장은 “반도체 단지가 들어오는 것 자체를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며 “단지 조성부지에 포함돼 있는 주민들의 주거지역을 사업부지에서 빼달라는 것이다”고 강조했다. 이어 “주민설명회도 없이 자기네들이 임의대로 그려서 ‘이렇게 수용 할 거니까 이의 있는 사람들은 이의신청 하시요’라고 하는 것이 말이 되느냐”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주민들한테 사실대로 ‘SK하이닉스가 들어오는데 이렇게 땅이 필요합니다’라고 사전설명이라도 했어야 되지 않느냐”며 “반도체 단지가 들어오는 것을 반대하는 것은 아니지만 현재 부지안대로 경기도와 용인시가 강행한다면 아예 전면적으로 반도체 단지가 들어오는 것을 반대 할 수 있다”고 피력했다.
 
정동만(63) 원삼면 연합비상대책위원장은 “우리 요구는 주거지를 클러스트 부지에서 제척해달라는 것이다”고 말했다. 정 위원장은 “부지 인근에 위치한 원삼 일반산업단지 일대는 주택이 들어가지 못하는 지역이어서 클러스트가 그쪽으로 가면 모든 문제가 해결될 것이다”며 “개발가능성이 높은 부지를 놔두고 왜 주거지 쪽으로 오겠다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이어 “용인시도 우리의 요구사항을 알고 있는 만큼 이 문제가(거주지 제척) 해결되지 않으면 굉장히 어렵다”며 “우리 입장은 ‘절대 불가’다”고 못 박았다.
 
경기도와 용인시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 빠졌다. 공사착공까지 시간적 여유가 있는 만큼 주민들의 의견을 충분히 듣겠다는 입장이지만 부지 변경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 주민들은 주거지가 클러스터 사업부지에서 제외되지 않을 경우 결사항전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경기도와 용인시는 사업부지 변경이 쉽지 않아 주민들을 최대한 설득한다는 계획이지만 전망은 불투명해 보인다. 사진은 주거지 제척운동을 이끌고 있는 오철근 죽능1리 이장(왼쪽)과 마을 곳곳에 설치된 플랜카드 모습 ⓒ스카이데일리
  
김재환 경기도 산업정책과 팀장은 “ 경기도 산업단지계획 심의 후 영향평가도 해야 하고 수도권 심의도 거쳐야 하는 등 사안이 많이 남아있다”며 “현재 사업진행은 전체 100% 중 이제 2% 진행됐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부지선정은 발표이전에 임의대로 한 것이고 앞으로 사업진행과정에서 주민간담회도 진행 할 것이다”며 “주민의견들의 의견 수용 가능성은 가 봐야 알겠지만 시간이 있는 만큼 주민들과 대화를 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김지연 용인시 기업지원과 주무관은 “(반도체 부지를 변경하는 것은) 시에서 일방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고 지금 당장 검토를 할 수 있는 사안도 아니다”며 “현재로서는 현 부지 계획안을 갖고 1차 협의를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며 주민들이 제출한 의견에 대해서는 당연히 검토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주민을 대표하는 분들과 계속 대화를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원삼 일반산업단지 일대로의 부지 이전 문제와 관련 원삼면사무소 관계자는 “일반산단 지역은 고압선이 흐르고 있을 뿐 아니라 농업진흥구역, 생태자연도 1등급지다”며 “부지이전은 구체적으로 검토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경기도와 용인시가 클러스트 사업 부지를 당초 계획보다 확장하면서 원삼면 일부 주민들의 주거지를 포함시켰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사실이라면 경기도와 용인시가 SK하이닉스의 의견을 수용해 임의로 민간인 부지를 포함시킨 것으로 해석될 수 있어 사실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오철근 이장은 “사업추진과정에서 부동산업자들에게 유출된 것으로 확인된 사업부지 도면에는 죽능1리·3리가 포함되지 않았지만 지난 3월 산업단지 주민 공람 시 확인 결과 죽능1리와 3리가 포함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주민들 사이에서 처음에는 120만평으로 한다고 했다가 나중에는 135평으로 늘어난다는 말이 나돌았다”며 “용인축구센터 뒤쪽에 임야가 넓어 그쪽으로 늘어날 것으로 생각했는데 확인해 보니 우리 마을 지역으로 늘린 것이다”이라고 토로했다.
 
이에 대해 용인시 관계자는 “클러스터 부지 첫 주민공람은 3월 29일 있었고 이후에 변동된 사안은 없다”며 “유출됐던 도면은 잘못된 것이며 당초 수도권 심의 때도 면적은 135만 평이었다”고 설명했다.
 
[김진강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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