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인카드로 골프·유흥…전국 사립대 비리 2600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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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진 의원, 교육부자료 분석결과…“대학예산 68%가 등록금‧국비지원…문제 심각”

김진강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9-06-18 15:47:50

전국 293개 대학의 사학비리 규모가 최소 26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대학예산의 대부분이 등록금과 국비지원으로 이뤄져있다는 점에서 사립대학 비위 문제의 근절을 위한 제도적 장치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계속되고 있다.

국회 교육위원회 박용진 의원(더불어민주당)은 18일 교육부에서 제출받은 ‘사학비리 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 4년제 167개, 전문대 126개 등 전체 293개 대학의 교육부· 감사원 감사 등을 통해 적발된 재단횡령·회계부정 등 사학비리 건수는 1367건, 비위 금액은 2624억4280만원에 달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1월 국민권익위원회가 수의계약·분리발주위반 등을 제외한 대학 회계부정 금액이 646억원 수준이라고 발표한 것에 비해 4.2배 높은 액수다.

구체적 사례를 보면 A예술대학교 이사장 자녀는 정식 절차를 학교에 채용된 것은 물론 출근하지 않았는데도 5009만원의 급여가 지급됐다.

B전문대 이사장은 학교에 수익용 건물을 증여했는데 퇴임 뒤 이사장 가족이 이 건물에 무상으로 거주한 것으로 나타났다. 임차인이 임대료를 내지 않는데도 별다른 조처를 하지 않았고 학교에서 받아야 할 미수 임대료만 9억1960만원에 달했다.

C대학교 이사를 맡고 있는 이사장 며느리는 소유한 아파트를 학교에 비싸게 넘긴 것으로 나타났다. 학교는 총장 관사를 구입한다며 당시 실거래가인 3억3000만원보다 1억 원 이상을 부풀려진 4억5000만원에 구입했다. 이사장 며느리가 부당차익을 챙긴 셈이다.

D예술대는 대학총장이 총 90회에 걸쳐 학교 법인카드로 골프장비용 2059만원과 미용실비용 314만원을 사용하고 교직원은 총 183회에 걸쳐 유흥주점 등에서 1억5788만원을 사용해 적발됐다. 또한 학교운영경비 명목으로 교비회계에서 3억9709만원을 현금과 수표로 인출해 용도불명으로 사용하기도 했다.

E대학교는 2013년~2015년 학교 법인카드로 유흥주점, 단란주점에서 1168만원을 사용해 적발됐다.

F대학교는 2013년~2014년 총장 소송 관련으로 추정되는 김앤장 자문비용 4억7960만원을 교비회계에서 집행했다. 자문계약서, 자문결과서 등 지출 증빙자료도 남기지 않았다.

한진해운과 관련 있는 G대학교는 2014년 투자가능등급(A-)에 미달하는 BBB0등급의 ‘한진해운 76-1회’ 채권을 장학기금으로 30억원 매입하는 등 채권투자가능 등급에 미달하는 채권 총 4건, 135억원어치를 매입했다. 이로 인해 G대학교는 2017년 조사일 당시 78억원의 손해를 봤다.

H가톨릭대는 교직원이 5회에 걸쳐 자녀를 기부자의 동의 없이 장학금 지급 대상자로 임의 지정해 700만원을 부당 수령하는 사건도 있었다.

박용진 의원은 “회계비리는 개별 대학 문제이거나 개인의 일탈로 치부돼 왔다”며 “단순히 일부의 문제로 치부하기에는 규모가 상당하다”고 밝혔다.또한 “이번 파악된 비위 금액 2624억4280만원은 최소 금액이다”며 “이 자료는 교육부를 통해 각 대학들로부터 자진해서 받은 자료이기 때문에 제대로 조사가 진행된다면 비위 실태는 더 커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서울소재 한 사립대의 경우 감사원 감사를 통해 ‘수익용 임대보증금 임의사용’이 적발돼 393억원을 보전조치토록 요구했지만 박용진의원실에는 ‘해당없음’으로 허위제출 했다.

또한 최근 교육부 감사를 통해 비위가 적발된 고려대·연세대·성균관대 등 서울소재 주요 사립대가 비위 건수와 금액을 0(제로)으로 제출해 사실상 자료를 은폐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사립대학 비위 문제 심각한데는 각 대학들의 전체 예산 대부분이 등록금과 국비지원으로 이뤄져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교육부에 따르면 자료를 제출한 293개 대학 중에서 4년제 대학 167개 대학의 2018회계 연도 전체 예산 18조7015억 원 중 53.1%인 9조9,354억 원은 등록금 세입, 15.3%인 2조8572억 원은 국비지원 세입으로 파악돼 대학 한 해 예산의 68.4%가 국민이 낸 교육비이거나 세금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대 126개 대학 역시 2017회계 연도 전체예산 4조3943억 원 중 등록금은 55.0%(2조4157억 원), 국비지원은 23.3%(1조237억 원)으로 나타나 등록금과 국비지원 비중이 전체세입의 78.3%를 차지했다.

한편 박용진 의원은 18일 국회입법조사처 대회의실에서 ‘사학비리 해결을 위한 정책토론회’를 개최한다.

정대화 상지대학교 총장이 발제를 맡고 △최은옥 교육부 고등교육정책관 △유의정 국회입법조사처 교육문화팀장 △박거용 대학교육연구소 소장 (전 상명대 영어교육학과 교수) △황홍규 한국대학교육협의회 사무총장 △김호정 경성대 교육협의회 의장 등이 토론자로 참여한다.

[김진강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김진강 기자 kjk5608@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