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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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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국가주석이 북한을 방문한 것은 지난 2005년 후진타오(胡錦濤) 주석 이후 14년 만이다.
시 주석은 이날 오전 전용기 편으로 평양 순안 국제공항에 도착했다.
과거 중국의 국가지도자가 북한을 방문했을 때 김일성 주석이나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영접한 것을 고려했을 때 이날도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직접 시 주석을 맞이했다.
양국의 정상은 이날부터 21일까지 이틀 동안 회담과 만찬 등을 하며 한반도 비핵화를 포함한 국제 정세, 정치적 논의를 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치권에서 이들의 만남을 주목하고 있는 것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 간의 정상회담이 이뤄질지 설왕설래 하고 있는 가운데 시 주석이 북한을 찾은데 있다.
이른바 G2(미국·중국) 간에 무역전쟁을 비롯해 끊임없는 줄다리기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한반도의 패권(覇權)을 중국이 선점하기 위한 것이 아니냐는 눈초리가 있기 때문이다.
중국의 정치에서 패권은 전통적으로 나라를 다스리는데 두 가지 방법을 제시하고 있는데 그 중 하나는 인의 도덕(仁義 道德)을 중요시하는 왕도 정치사상으로, 공자나 맹자의 유가 사상이 있다.
다른 하나는 전 백성을 군사화하고 무력을 증강해 패권을 차지하려는 패도 정치(覇道政治)로 법가 사상이 이에 속한다.
한국전쟁 당시 중국의 중공군이 북한을 도우려 인해전술로 밀고 내려온 것을 봤듯이 중국과 북한은 형제 사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런 가운데 문재인 정권은 미국과 친미(親美)를 하면서 북한과 미국 간에 가교역할을 하고 있는 상태.
14년 간 북한을 찾지 않았던 중국이 갑자기 형제의 우애를 보이는 것에는 이유가 있어 보인다.
김정은은 지난 2월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렸던 2차 북미 정상회담을 기점으로 우군인 러시아, 중국과 접점을 늘려가며 외교 채널을 다양화했다.
앞서 김 위원장은 올해 초 신년사에서 “(미국이) 제재와 압박으로 나간다면 부득불 자주권과 국가의 최고이익을 수호하고, 조선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이룩하기 위한 ‘새로운 길’을 모색하지 않을 수 없게 될 수도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또 지난 4월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에서는 “올해 말까지는 인내심을 갖고 미국의 용단을 기다려볼 것”이라며 미국을 압박했다.
북한은 이미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계량해 소형 핵탄두로 하와이 등이 아닌 미국의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고, 이는 우리 정부(국방부)도 이미 인정한 사실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딱히 뚜렷할 만한 제스처를 취하지 않고 있는 가운데 시 주석이 북한을 찾은 데는 이유가 있어 보인다.
우선은 전통적 기반의 우군을 놓치지 않으려는 것, 또는 오는 28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의를 앞두고 기반다지기에 나선 것 아니냐는 분석이 팽배하다.
실제 시 주석은 방북 하루 전인 지난 19일 북한 노동신문 기고문에서 “중국 측은 조선(북한) 측이 조선반도 문제를 정치적으로 해결하는 올바른 방향을 견지하는 것을 지지하며, 대화를 통해 조선 측의 합리적인 관심사를 해결하는 것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시 주석은 그러면서 “전략적 의사소통과 교류를 강화하고 서로 배우면서 전통적인 중조(북중) 친선에 새로운 내용을 부여할 것”이라며 “두 나라 민간의 친선적인 내왕을 확대·발전시키며, 여러 분야의 교류와 협조를 확대해 두 나라 발전에 이바지하고 두 나라 인민의 복리를 증진시킴으로써 중조(북중)친선이 대를 이어 영원히 전해지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 보다는 자신들이 북한과 가까운 사이라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도 20일자 신문 1면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20∼21일 방북에 대해 “지지와 연대성의 표시로, 커다란 고무”라며 “열렬히 환영”한다는 내용의 사설을 실었다.
이 신문은 전날인 19일 1면에 시 주석의 기고를 실으며 북·중 정상회담 분위기를 띄운 데 이어 다음날에도 “습근평(시진핑) 동지가 오늘 혁명의 수도 평양에 도착한다”며 환영 분위기를 이어가고 있다.
노동신문은 이날 “형제적 중국 인민의 친선의 사절을 열렬히 환영한다”는 제목의 사설을 통해 시 주석이 “복잡한 국제관계로 하여 긴요하고 중대한 과제들이 나서는 속에서도 우리 나라를 방문하는 것은 중국당과 정부가 조중(북-중)친선을 고도로 중시하고 있다는 것을 뚜렷이 보여주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어 이번 중국 최고지도자의 방북이 “조중 두 나라 인민들 사이의 혈연적 유대를 더욱 굳건히 하는 것으로 된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 사설에서 “친선”이라는 단어는 15차례 등장했다.
이 외에도 신문은 사설에서 두 나라 관계를 “불패의 친선”, “가를 수 없는 하나의 운명으로 결합시킨 혈연적 유대”라고 규정했다.
이어 “세월이 흐르고 산천히 변한다 해도 절대 변할 수도 퇴색할 수도 없는 것이 조중인민의 친선의 정이고 단결의 유대”라며 이런 양국관계의 공고성이 “조선반도와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확고히 수호해나가게 하는 굳건한 초석”이라 강조했다.
아울러 두 나라가 “사회주의 위업을 전진시키고 조선반도와 지역의 새로운 미래를 열어나가는 역사적인 여정에서 굳게 손잡고 나갈 것”이라고 했다.
이와 관련해 경기대학교 정치전문대학원 박상철 교수는 20일 스카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그동안 중국 측 입장에서는 북한을 형제의 나라라고만 생각했을 뿐 별로 중요성을 느끼지 못해왔던 것이 사실이다”며 “그런데 미국 측과 비핵화 협상을 벌이고, 이미 핵탄두를 보유한 가운데 종전선언 문제까지 논의가 되니 중국 측 입장에서는 중요성이 커졌고, 그래서 찾지 않았던 북한을 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그러면서 “사실 동북공정 문제도 있었고, 북한의 체재를 신뢰하지 못했으며, 북한 측 지도자가 오면 만나주는 정도였는데 북한이 지금처럼 몸값을 키워놨기에 시 주석이 오늘 찾아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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