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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질혜·감스트 성희롱사태 재발방지책 시급

스카이데일리 칼럼

박선옥기자(sobahk@skyedaily.com)

기사입력 2019-06-21 00:0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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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선옥 부장(국제부)
인터넷 방송 아프리카 TV에서 개인방송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세 명의 BJ가 방송 도중 성희롱 발언을 해 논란이 뜨겁다. 
 
논란은 지난 19일 외질혜(본명 전지혜), NS남순(본명 박현우), 감스트(본명 김인직)가 함께 진행하는 아프리카TV ‘나락즈’ 생방송에서 불거졌다. 게임 중 외질혜는 NS남순에게 특정 여성 BJ를 언급하며 “(그 여성의) 방송을 보며 XXX(자위를 뜻하는 비속어)를 치냐”는 질문을 했다. NS남순 역시 다른 여성 BJ의 이름을 언급하며 감스트에게 같은 질문을 던졌다. 특정 여성들을 언급하며 성적 비속어를 사용한 데 대해 누리꾼들은 불편함과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논란이 거세지자 세 BJ는 각기 사과와 반성을 표했으나 이들을 향한 대중의 비판은 여전히 거세다.
 
이번 논란을 계기로 인터넷 방송 규제 논의에 다시 불이 붙었다. 현재 인터넷 방송은 ‘정보통신 콘텐츠’로 분류되어 기존 방송법 적용 대상에서 벗어나 있다. 다만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가 심의 후 방송 정지 등 후속 징계를 내리는 방법으로 최소한의 규제를 하는 정도다. 최근 개인방송 플랫폼의 증가와 1인 미디어 열풍으로 개인방송 콘텐츠의 수가 급증함에 따라 징계 건수 역시 증가했다. 방송통신위원회에 따르면 작년에는 8개월간 81건의 징계 처분이 내려졌다고 한다. 그러나 방대하게 쏟아져 나오는 개인방송 콘텐츠의 양에 비하면 매우 적은 수치다. 매체 보도에 따르면 지난해 방심위에 접수된 개인방송 관련 민원은 모두 1525건인데, 업무를 담당하는 직원은 단 한 명이다. 모니터링 요원도 35명이지만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콘텐츠를 감당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숫자다.
 
온라인 개인방송이 법적인 규제를 받지 않았던 이유는 검열과 표현의 자유 사이에서 균형잡기가 가능한지에 대한 갑론을박이 끊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1인 미디어 시장이 성장하고, 개인방송 소비자들 역시 증가함에 따라 콘텐츠에 대한 최소한의 규제나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높다. 이번에 논란이 된 방송의 경우 새벽 시간대 진행된 개인 방송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약 4만명이 동시 시청중이었다. 당사자인 세 명의 BJ는 유튜브에서만 도합 300만명이 넘는 구독자를 거느리고 있다. 이들의 방송이 막대한 파급력을 가짐은 물론이다. 현재 이들을 직접 제재할 수 있는 곳은 방송을 진행했던 플랫폼인 아프리카TV 뿐이다. 아프리카TV는 운영 정책에 따라 징계 수위를 판단하여 징계 처리를 내리는데, 논란이 된 방송 이후 이들 세 명의 BJ는 3일 이용정지의 제재 처분을 받은 것이 전부다.
 
오늘날 1인 미디어 크리에이터들의 파급력은 점점 더 강력해지고 있다. 지난해 교육부와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이 실시한 진로교육 현황 조사에서 유튜버가 초등학생 장래희망 직업 5위에 올라왔다. 관련 조사 실시 이후 유튜버가 순위권 등장한 것은 처음이다. 그러나 여전히 많은 크리에이터들은 콘텐츠에 대한 책임의식이나 영향력에 대한 고민 없이 방송을 제작하고 있다. 이는 대부분의 1인 미디어가 영상의 조회나 구독자 수를 기반으로 수익이 발생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유튜브의 경우 구독자 1000명, 시청 시간 4000시간을 채워야 광고를 통해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 아프리카TV는 시청자들이 방송 도중 진행자에게 별풍선이라는 사이버머니를 보낼 수 있게 되어 있다. 크리에이터들은 ‘돈이 되는’ 시청자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더욱 더 자극적인 소재를 콘텐츠로 이용하고, 시청자들은 강도가 높아가는 자극에 둔감해진다. 나은영 서강대학교 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이 같은 현상에 대해 “시청자들도 자극적인 영상들에 자주 노출이 되다 보니 둔감해져 점점 더 강한 자극을 찾게 되고 ‘악순환의 고리’가 이어지는 것”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논란이 되는 개인 방송들의 경우 다수의 콘텐츠가 욕망의 상품화에 기반한다. 애매한 규제 기준을 등에 업고, 주로 욕설, 방송 중 음주 및 흡연, 음란·성적 발언 등 일탈 행위들이 콘텐츠로 채워진다. 세 명의 BJ를 둘러싼 이번 사태와 논란 뒤에는 일탈적 욕망을 자극하여 상품화하는 잘못된 관행이 자리잡고 있다. 거친 언행과 성적인 희롱을 ‘돈 되는’ 방송소재로만 여기는 그들만의 방송 문화 속에서 이번 사태와 같은 발언을 걸러낼 제도적 여과장치는 없었다.
 
대중들의 호기심이나 충동, 욕망을 기반으로 한 이런 콘텐츠 일수록 대중적 인기를 끌고, 이는 콘텐츠 제작자의 인지도 상승과 수익 증대로 이어진다. 그런 ‘트렌드’가 오늘의 사태를 만들었다고 보아도 될 것이다. 덧붙여, 한 걸음 물러서 생각해 보자. 문화비평가 슬라보예 지젝은 “내가 욕망하는 것은 대상을 확정하여 욕망을 불러일으키는 환상의 과정을 통해 조직된다”며 라깡의 환상 개념을 재해석한 바 있다. 환상은 욕망을 충족시키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욕망을 연출하고 조작한다는 것이다. 일부 개인방송 콘텐츠들이 자극하려는 것은 어쩌면 ‘연출된’ 우리의 욕망에 다름 아니라는 해석이 나온다.
 
비난의 화살은 콘텐츠 제작자들에게만 향하지 않는다. 수요가 있는 곳에 공급이 있다는 논리를 적용한다면 자극적 콘텐츠를 시청하고 별풍선을 투척하는 소비자들도 어느 정도의 책임을 면할 수 없다. 사회는 최소한의 규제 장치를, 1인 미디어 콘텐츠 제작자들에게는 자정 작용이, 그리고 소비자들에게는 콘텐츠를 선별하여 볼 수 있는 눈이 동시에 요구되는 시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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