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원태 ‘백기사’ 나선 델타항공…한진칼 지분 4.3% 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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델타항공, 지분 10%까지 늘릴 것…조원태 회장, 우호지분 확보

강주현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9-06-21 16:44:43

미국 델타항공이 한진칼 지분 매입에 나섰다. 대한항공과 우호·협력 관계를 맺고 있있는 델타항공이 지분매입에 나섬에 따라,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안정적으로 경영권을 확보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했다.

21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델타항공은 자사 홈페이지 ‘뉴스 허브’ 코너를 통해 대한항공 대주주인 한진칼의 지분 4.3%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델타항공은 규제 당국의 승인을 얻은 후, 한진칼 지분을 10%까지 늘릴 계획이라고도 전했다. 또한 델타항공은 한진칼 지분 매입이 자사의 이익과 성장을 위한 투자라고 설명했다.

미국 최대 항공사 중 하나인 델타항공은 고(故) 조양호 전 한진그룹 회장 시절부터 대한항공과 우호·협력 관계를 맺어온 항공사로 꼽힌다. 대한항공이 주도해 2000년 창설한 항공동맹체 스카이팀 멤버로 참여했다. 지난해 5월에는 항공사 간 가장 높은 수준의 협력 단계인 태평양 노선 조인트벤처(JV)를 출범시키기도 했다.

한진칼은 한진그룹 지주회사다. 대한항공 등 계열사 경영에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에드워드 바스티안 델타항공 최고경영자(CEO)는 “대한항공과 맺은 태평양 노선 조인트벤처를 통해 주주들에게 가장 강력한 네트워크를 제공하며 미국과 아시아를 잇는 최상의 경험과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비전을 갖고 있다”며 “이번 투자로 JV 가치를 기반으로 한 대한항공과의 관계가 더욱 강화될 것이다”고 말했다.

대한항공은 델타항공의 한진칼 지분 매입 소식이 전해진 뒤, 공식 입장을 내놓지는 않았다. 다만 델타항공의 지분 매입 소식이 호재라는 분석이 오가고 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델타항공이 JV 파트너사인 대한항공의 경영권 안정을 위해 한진칼 지분을 매입한 것으로 짐작된다”고 밝혔다.

최근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는 한진칼 지분을 15.98%까지 확보하며 조양호 전 회장을 비롯한 조원태 회장 등 특수관계인 지분 28.93%를 추격하고 있다. 조 회장을 견제하고 있는 KCGI의 지분 확대로 조 회장의 경영권이 위협받는 상황이다. 더욱이 조 회장 일가는 상속세 이슈 등으로 추가 지분 확보에도 난항을 겪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 조 회장에 우호적인 델타항공의 지분 확보는 경영권 안정에 도움이 될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바스티안 CEO는 지난 1일 서울에서 열린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연차총회 기자간담회에서도 대한항공과 조원태 회장을 직접 언급하며 신뢰감을 나타내기도 했다.

그는 “대한항공과의 JV 파트너십은 강하고 견고하며 잠재력도 크다”며 “대한항공과 조양호 전 회장은 우리의 오랜 파트너였으며 그의 가족들의 문제로 걱정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이어 “새로 리더십을 행사하는 조원태 사장은 믿고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이라 생각하며 미래 관계에서도 자신이 있다”고 전했다.

[강주현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강주현 기자 jhkang@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