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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경제 대부분 분야가 도탄에 빠진 위험 신호인 빨간불로 연일 깜빡이고 있다. 최근에는 그 점멸신호가 날로 빨라지고 있어 우려스럽다. 한국경제 호(號)가 끝내 침몰할 수밖에 없는 암초를 향해 돌진하는 것을 직감할 정도가 됐다. 실제로 수많은 지표를 굳이 거론할 필요가 없는 상황이다. 거의 모든 미시·거시 및 내수·수출 등 지표들이 전방위로 추락 중이다. 국민들은 엄습한 경제국난 징후들을 꼼짝없이 공포스럽게 마주하고 있다.
우리는 지금 경제에 관한한 암흑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위험지대에 갇히기 시작했다. 한국경제의 뿌리이자 근간인 제조업의 붕괴 도미노 현상과 수출전선에까지 닥치고 만 짙고 거대한 먹구름은 그 상징적인 시작에 불과하다. 조금 있으면 우리 생활 곳곳에서 가난의 악령들이 추는 춤사위들이 보이기 시작할 것이다. 그 춤은 말 그대로 사선(死線)의 굿판이다.
문재인 정부가 그토록 중시하는 중소기업 중 좀비기업으로 불리는 한계기업들이 30%를 넘었다. 조만간 절반에 육박할 것이라는 진단도 나온다. 신규 창업 기업 역시 1년 안에 절반 가까운 40%가 넘게 간판을 내리고 있다. 5년 정도 지나면 10곳 중 7곳이 넘는 사장님들이 속절없이 행선지 없는 지옥행 열차를 탄다. 제조업 근간이 뿌리째 흔들리고 있다는 방증들이다.
식당 등 도소매 자영업자들의 폐업은 가히 빛의 속도로 늘고 있다. 5년 내 절반의 폐업률은 옛말이 됐을 정도로 70~80%가 대책없이 문을 닫는다. 3년 내 90%는 망한다는 한숨들이 확산되고 있다. 이 모두가 생계 현장에서 벌어지는 중소기업과 자영업 사업자들의 남모르는 피눈물이다.
노동 유연성이 무너지면서 중기·자영업 사업자들은 인력관리에 아예 손을 들고 있다. 일과 업무의 효율성이 바닥을 치고 망할 지경이어도 잔소리조차 하기 힘든 분위기 탓에 뒤에서 눈물을 훔치는 사업자들이 한둘이 아니다. 업무가 조금만 힘들어도 시도 때도 없이 사라지는 잦은 이직률로 인한 인력난 때문에 경영의 예측 가능성까지 송두리째 무너져 내리고 있다.
삶의 배수진을 치며 가장 위험한 인생 열차를 탄 600만 영세 음식점 사업자들은 사태가 더욱 심각하다. 식당 사장들 대부분이 날로 만연화 되고 있는 노골적인 종업원들의 불친절과 불성실로 인해 손님들이 눈앞에서 뚝뚝 떨어지는 것을 눈뜨고 보고 있어야 한다며 하소연 하고 있다.
자영업자 대출이 지난 1분기 기준 405조원에 이르면서 사상 첫 400조원을 넘어선 것은 생계현장의 상황이 그려내는 심각한 시그널이다. 1년 전에 비해 40조원이나 급속히 불어난데다 소위 소도 잡아먹을 고리채 빚으로 불리는 고금리 대출은 같은 기간 두배 수준인 87조원으로 증가했다. 빚으로 연명하는 가계나 개인은 갈데까지 간 최악의 고통에 있는 순간이다. 이를 감안한다면 한국의 풀뿌리 경제가 얼마나 불안하게 흔들리고 있는가를 직감할 수 있다.
지금 대한민국 정부가 내세우는 사람 중심의 경제라는 매혹적인 깃발이 정말 무색해졌다. 사람답게 살아야 할 서민들의 생계 전반이 나날히 팍팍해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막막하고 암울해 지기까지 해졌다. 치열한 경쟁과 차별의 원리가 사람을 속박하는 것 같지만 궁극적으로 모두를 이롭게 하는 가장 기초적인 국부의 상식을 전면적으로 외면하고 무시한 탓이다.
시장에서 ‘감나라 콩나라’ 하는 정의의 깃발이 한국경제 최전선에서 싸우고 있는 수출 대기업 전사들까지 전면적으로 무장해제시키고 있는 중이니 두렵다. 우리 경제 마지막 보루인 수출 대기업들 영업이익이 반토막을 치면서 계속 쪼그라들고 있다. 글로벌 초우량 기업 삼성전자 조차 비상경영에 나서면서 비명 소리를 내고 있지만 한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위기 국면 앞에 속수무책인 모습이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는 실패한 사생아 정책을 하염없이 붙들며 애지중지하고 있다. 보-혁을 아우른 수많은 경제전문가들이 연일 쓴 소리를 해도 미동조차 하지 않는다. 오히려 자유시장을 헤집는 칼잡이를 청와대 정책실장으로 선봉장을 세워 헛구호로 전락한 채 이름만 그럴듯하게 펄럭이는 소득주도성장과 공정경제라는 여론전으로 마치 신의 방패를 흔드는 듯 하다.
재벌 저격수 별칭을 듣고 있는 김상조 정책실장의 말은 번드르르 하지만 속내는 현재의 한국경제호 키를 더욱 강력히 부여잡는 방식이다. 이른바 과거의 성공 방정식이 현재에는 유효하지 않다는 전가의 보도를 내세워 자신의 도마 위에 올려놓은 자유시장에 무한 칼질을 하겠다는 의지를 숨기지 않고 있다.
이는 지금까지 성공 방정식을 적폐로 간주, 무소불위 메스를 가하겠다는 전체주의 경제독재에 다름 아니다. 그렇다면 신경제 패러다임을 운운하면서 마치 신의 한수인 듯 자화자찬에 빠져 고집을 피우는 새로운 성공 방정식들이 한국경제를 빈국으로 추락시키고 있는 엄연한 현실에 눈감고 있는 것이다. 국민을 혹독한 가난으로 내몰고 국운의 근본을 흔든 것은 최악의 중범죄다.
현란하기 그지없는 화두로 일관하고 있는 소득주도성장을 비롯한 혁신성장과 공정경제라는 세 가지 신경제 축은 서로 맞지 않는 기둥들을 덧대 불가능한 ‘하늘의 전각’을 지으려는 망상 수준이다. 혁신성장과 공정경쟁은 극도의 자율 시소게임이다. 자유시장 스스로 조절해야 할 살아 있는 생물이기에 국가나 권력이 개입하면 할수록 엇박자가 나고 부작용이 나며 상처를 입는다. 여기에 소득주도성장은 자유시장을 죽이는 치명적 맹독이 묻은 독침 역할을 하고 있음이 이미 수없이 드러났다.
일관성과 유연성을 거론하면서 억척스럽게 잘못된 일관성만을 보여주는 것은 국민을 기만하는 이중적 행동이다. 우리는 지금 변하지 않아야 할 과거의 성공 방정식이 오히려 필요하다. 자유시장의 본래가치인 이 원리는 전 세계 부국들이 여전히 포기하지 않고 강력히 붙들고 있다. 사적 자유를 섣부르게 침해하고 그 중심에서 무한 파워를 자랑하는 노동 유토피아의 권력화 현상은 부의 질서인 시장원리를 파괴하고 있다.
섣부르게 제조업 르네상스를 외치면 기만적 범죄행위다. 제조업은 사업가들 사이에서 그 규모가 작아도 속된 말로 3대와 9족이 멸할 각오로 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흔하게 회자된다. 그만큼 삐끗했을 경우 위험부담이 상상할 수 없을 만큼 크다. 제조업자들에게 그 위험한 쐐깃돌 중 가장 치명적인 것이 바로 노동 경직성이다.
잘못된 신경제 방정식의 메가 기둥들이 되레 튼튼한 집이 허물어진 자리에서 사상누각으로 세워지고 있다. 편협된 권력은 이처럼 무섭다. 수많은 언론과 전문가는 물론 진보진영의 사람들조차 비판의 날을 세우고 있는데도 잘못된 길을 계속 가고 있는 것은 경제를 권력의 아집 정도로 치부한다고 밖에 볼 수 없다.
일국의 경제정책은 실패하면 전 국민이 참혹한 나락으로 떨어진다. 따라서 성공하는 방점만큼 미지의 위험으로 인해 닥칠 실패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헤지(hedge) 전략이 매우 중요하다. 그것이 진짜 신의 방패(aegis)다. 국민들의 혀가 되겠다는 식의 무한방패인 ‘포퓰리즘 경제정책’은 권력의 이지스는 될지 몰라도 인간의 선함을 죽이고 악마성을 부추기는 사탄의 씨앗을 뿌릴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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