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고강도 제재…이란 “전쟁 갈망”으로 해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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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최고 지도자·핵심인물 등 미국 내 수십억달러 자산동결

박선옥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9-06-25 17:37:49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대(對)이란 추가 제재 행정명령에 승인 서명한 후 병원이 일반 검사와 시술의 실제 비용을 사전 공개하라는 행정명령에도 서명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이란 최고 지도자를 겨냥한 고강도 對이란 제재를 발표했다. 지난 20일 발생한 이란의 미국 정찰용 무인기 격추에 대한 보복성 조치로 해석된다.

CNN, CBS, 가디언 등 외신은 이날 일제히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 집무실에서 대이란 추가제재에 서명했다는 소식을 전했다.

CNN은 트럼프 대통령이 새로운 對이란 제재를 발표했으며 이는 부분적으로는 지난 주 미국 무인기 격추에 대한 보복적 성격이라고 전했다. 또 이번 제재는 이란 최고 지도자, 군인들,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 등 이란 고위 외교관을 겨냥하고 있다고 CNN은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기자들에게 이란에 대한 “고강도” 대이란 제재 행정명령에 승인했으며, 이로써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 지도자를 비롯해 다른 많은 사람들에게 “금융수단에의 접근”을 막는 조치를 내렸다고 설명했다.

백악관이 홈페이지에 공개한 행정명령에 의하면 이번 승인에 따른 제재 대상은 ▲이란 공화국 최고지도자와 최고지도자 집무실( the Supreme Leader of the Islamic Republic of Iran and the Iranian Supreme Leader’s Office) ▲재무장관이 국무장관과의 논의를 거쳐 지정한 (제재대상) 인물 ▲이란 최고지도자 및 최고지도자 집무실이 이란 공직자로서 임명한 인물, 혹은 이란 국내 및 해외에 있는 조직의 장으로 임명한 인물 ▲이란 최고지도자 및 최고지도자 집무실에 의해 임명된 사람이 공직 및 이란 국내외 조직의 장으로 임명한 인물 등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서명한 행정명령은 제재 대상 인물들의 미국 내에 있는 모든 자산의 운용을 금지한다. 이는 지금까지 미국이 취했던 이란 제재 중 최고 강도로서 이란 최고지도자는 물론 그의 핵심 측근들의 미국 내 자산을 모두 동결하는 조치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늘 취한 행동들은 미 무인기 격추 등 최근 이란 정권의 공격적 행위들에 대한 대응책이다”며 “이란 최고지도자는 이란의 적대적 정책들에 대해 책임이 가장 크다”고 강조했다.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서명한 행정명령으로 수십억 달러에 달하는 이란 자산이 추가로 동결될 것”이라고 밝혔다.

▲ 미군 정찰용 무인기(드론) RQ-4글로벌호크가 20일(현지시간) 호르무즈 해협에서 이란 미사일에 의해 격추됐다. 사진은 2018년 10월 24일 이탈리아 시노넬라 공군기지에 있는 미국의 무인정찰기 RQ-4글로벌호크의 모습. [사진=뉴시스]

이란 최고지도자가 운용하고 있는 자산은 엄청난 규모로 알려져 있다. 이 경제력을 바탕으로 미국 또는 중동의 미국 동맹국들을 위협하는 군사활동이 이뤄진다는 점에서 이번 백악관의 조치가 내려진 것이다.

이란의 군사력과 경제권을 장악하고 있는 하메네이 최고지도자의 총 자산은 최소 수십억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란 정부는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등 이란 핵심인사를 겨냥한 트럼프 대통령의 초강도 이란 제재 행정명령에 대해 “전쟁을 갈망하고 있다”고 비난을 쏟아냈다.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은 24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미군은 페르시아만에서 간섭할 권리가 없다는 도널드 트럼프가 100% 옳다. 군대철수는 미국과 세계의 이익에 완전히 부합한다. 하지만 B팀은 미국의 이익을 걱정하지 않는다는 점이 이제 분명해졌다. 그들은 민주주의를 경멸하며 전쟁을 갈망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자리프 장관이 언급한 B팀이란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등 미국 내 對이란 초강경파를 가리키는 것으로 해석된다.

미국의 초강경 대이란 제재와 이에 반발하며 전쟁 운운하는 이란의 반응에 국제유가는 24일(현지시간) 상승 압박을 받았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8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배럴당 0.80%(0.47달러) 오른 57.90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 8월물 북해산 브렌트유는 오후 4시 현재 0.46%(0.30달러) 상승한 64.90달러에 거래됐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경기 둔화에 따른 원유 수요 감소 전망으로 상승폭이 제한적으로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박선옥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박선옥 기자 sobahk@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