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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미 장관이 국토부 장관에 취임한지 이제 2년이 지났다. 지난 2년간 국토부는 대출규제를 비롯해 다주택자 종합부동산세 부과, 청약제약 개편 등 많은 정책을 쏟아냈다. 때문에 일부 부동산 전문가들은 김현미 장관의 취임 2년을 강남 집값과의 전쟁시기라 평하기도 한다. 더욱이 최근엔 강남의 재개발 재건축을 중심으로 집값이 소폭 상승하면서 주변 지역까지 여파가 미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국토부가 꺼낼 카드는 사실 많지 않아 보인다. 전문가들은 대출 규제를 더욱 강화하거나 재건축 허용 연한을 늘리거나, 주택거래허가제 도입 등을 시행할 가능성도있다고 보고 있다. 물론 이 같은 고강도 규제책이 나올 수도 있다. 하지만 이 같은 고강도 정책을 펼치기엔 시장 상황이 너무 안 좋다.
수출은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6월까지 7개월 연속 마니너스 성장을 하고 있으며 경기불황으로 이어져 자영업자들은 극심한 매출 저하에 시달리고 있다. 때문에 전방위적 압박보다는 지역별로 세분화된 맞춤형 대책이 나올 것이란 의견이 지배적이다.
지금까지 정부는 주택으로 부를 축적하려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윽박지르듯 정책을 펴왔다. 독재자가 국민의 의견을 무시하고 강제로 명령을 집행하듯 밀어붙였다. 하지만 그 규제책 역시 이젠 한계가 아닌가 싶다.
춘추전국시대 오나라 왕 부차를 도와 월나라를 무찌른 병법가이자 전략가인 손무는 손자병법(孫子兵法)에서 ‘적국을 온전히 굴복시키는 전국(全國)이 최상이고, 적국을 무찔러 항복을 받아내는 파국(破國)은 차선이다‘라 했으며 ’전쟁에서 최상의 용병 계책은 지략으로 적을 굴복시키는 것이고 차선의 계책은 외교수단으로 적을 굴복시키는 것이며 차차선의 계책은 무력으로 적을 굴복시키는 것이다’라고 했다.
즉 무력으로 적을 굴복시키는 것이 가장 바보 같은 용병술이라는 말이다. 때문에 국가와 국가 간의 문제가 외교적 협상을 통해 해결되지 않을 경우, 종종 전쟁으로 발전하는 것이다. 손자병법에 등장하는 계책들은 사실 일생을 살아가면서 겪게 되는 다양한 문제들에 대한 해결법을 제시한다고 할 수 있다.
정책이나 규제도 마찬가지다. 현장의 상황을 반영하지 못한 강압적인 규제는 언제고 힘이 빠지기 마련이고 국민들의 공감을 얻지 못한 정책들은 사람들로부터 배척당하기 일쑤다. 그래서 위정자는 국민의 이야기를 들을 줄 아는 귀와 현장의 상황을 파악할 수 있는 눈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손자는 최하의 용병술이 무력으로 굴복시키는 것이라 했다. 무력 충돌은 상호간의 피해를 입기 마련이다. 때문에 위정자가 국민을 상대할 때는 싸움이 아니라, 현장의 상황과 국민의 의견을 수렴해 지혜롭게 포용해야 한다. 그래야 국민은 위정자의 정책을 수용하고 따를 것이다.
지난 2년 간 국토교통부의 부동산 정책은 포용이 아닌 전쟁이었다. 11차례에 걸쳐 청약제도를 수정하는가 하면 대출규제, 재건축 규제, 1주택자 청약제한 등 집값을 잡겠다는 일념으로 ‘하지 말라’는 것들만 내놓았다. 때문에 부동산 시장은 침체기로 접어들어 공인중개사 폐업건수가 개업건수(1344건)를 앞지르기도 했다. 또한 사전 무순위청약이란 꼼수가 등장하는가 하면, 규제가 덜한 지방으로 아파트 쇼핑을 떠나는 투자자들이 나타나기도 했다.
사람들은 하지 말라고 하면 오히려 더 하고 싶어지는 법이다. 그래서 정부가 대책을 내놓을 때마다 투자자들은 규제의 빈틈을 찾아 나섰고 이를 막기 위해 또 다른 규제가 등장하곤 했다. 이런 숨바꼭질 같은 시간도 이젠 한계점에 도달했다. 규제를 위해 또 다른 규제를 만드는 시기가 아니라, 시장 흐름과 변화를 예측하고 수용해야 할 시기다. 장관이 술래가 돼 술래잡기를 할 필요도 ‘꼭꼭 숨어라’라고 외칠 때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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