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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규의 음양오행 경제

트럼프의 대일본 협박 또는 공갈

미국 대통령 중에서 가장 개성 강한 장사꾼 스타일의 대통령

스카이데일리(skyedaily@skyedaily.com)

필자약력 | 기사입력 2019-06-29 13:02:50

 
▲ 명리학자 김태규 칼럼니스트
트럼프는 참으로 대단하다, 어제 일본을 상대로 엄청난 공갈 협박을 날렸다. 미일 방위조약이 공평(fair)하지 않으니 파기할 수도 있다는 얘기였다, 그것도 트위터로.
 
미일 방위 조약의 파기 가능성? 현재로선 거의 없다는 점에서 트럼프의 말은 전형적인 협박이고 공갈이다. 재미난 점은 한 나라의 대통령이 그것도 세계를 호령하는 초강대국의 대통령이 저런 말을 거리낌없이 뱉고 있다는 점이다. 트럼프야말로 역대 미국 대통령 중에서 가장 개성 강한 장사꾼 스타일의 대통령임이 확실하다. 굿 비즈니스 맨!
아무튼 카드를 슬쩍 내비친 셈이다. 계속해서 일본 너희들이 대미 무역흑자를 이어가고도 편안할 수 있을 것 같니, 알아서 기어라, 식이다.
 
안보조약인지 보호조약인지 애매한...
 
트럼프가 불공평하다고 말하는 것은 미국은 엄청난 돈을 써가면서 일본을 지켜주되 일본은 미국에 대해 아무런 의무조항이 없다는 점이다. 얼핏 보면 트럼프의 불평은 참으로 말이 된다.
 
하지만 웃기는 얘기이다. 미국만 의무를 지는 안보 조약이니 불공평하다 하겠지만 보는 시점을 비틀면 전혀 다른 얘기가 된다. 예전 제국주의 시절에 보호조약이란 것이 있었다. 1905년의 을사보호조약이 그것이다.
 
어느 한 쪽의 나라가 다른 나라를 외부의 침략이나 공격으로부터 보호해주기로 약속을 하면 그게 바로 보호조약이다. 이 경우 보호를 제공하는 나라는 피보호국의 모든 행동을 간섭하고 통제하게 된다. 그렇기에 을사보호조약을 우리 쪽에선 을사늑약(乙巳勒約), 즉 재갈을 물린 조약이라 부른다.
 
일본은 1945년 8월 미국에게 무조건 항복을 한 뒤 일본 땅을 미군이 점령했다. 사실 무조건 항복이란 사실 근대 국제법에선 없던 일이었다.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모든 것을 승전국의 처분에 맡기는 것이니 그렇다. 그렇기에 무려 7년이 흐른 1952년에 가서야 일본은 겨우 미국에게 격식을 갖춘 항복문서를 제출하고 강화조약을 맺었다. 개굴욕이었다.
 
미일 안보조약이 정식으로 체결된 것은 1960년으로 되어있지만 사실상 1951년 9월 8일이었다. 일본의 안전보장 즉 보호를 위해 미군이 일본에 주둔한다는 내용이었다. 말이 안보조약이지 사실상 보호조약이었던 셈이다. 그 뒤 문구를 약간 달리해서 일본의 대외 행동을 풀어준 것, 즉 자주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고친 내용이 1960년의 미일 안보조약이었을 뿐이다.
 
신묘(辛卯)년은 일본 국운에 있어 굴욕의 해
 
이 대목에서 짚고 넘어갈 대목은 최초 조약이 맺어진 때가 1951 신묘(辛卯)년이었다는 점이다. 당시 일본 사람들은 저들이 겁 없이 설치다가 이제 주권을 잃고 미국의 통치 하에 놓였음을 실감한 조약이었다.
 
그리고 2011 신묘년에는 일본 명칭으로 동북지방 태평양 대지진이 발생했다는 점이다. 흔히 동일본 대지진이라 표현하는 그 지진 말이다. 그 바람에 일본의 원전이 폭발하면서 뚜껑이 공중으로 날아갔고, 정밀 기술의 상징이었던 일본의 자존심도 동시에 날아갔다.
 
두 사건은 60년 간격이다, 1945년과 2005년은 일본 국운의 입춘 바닥이었고 이에 1951년과 2011년은 일본에게 있어 치욕의 해, 나 호호당 표현으로 “관운(官運) 바닥의 때”였다는 점이다.
 
따라서 미일 안보조약이 불공평하다는 트럼프의 불평은 겉보기엔 대단히 말이 되는 것 같지만 그 내용은 사실 미국이 여전히 일본을 일종의 반(半)보호국 상태로 관리하고 있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 일본은 여전히 미국의 준(準)보호국 상태인 것이다.
 
아베노믹스가 가능했던 이유
 
트럼프는 말만 번지르하던 버락 오마바보다는 확실히 행동적이다. 오바마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중국이 설쳐대기 시작하자 이른바 아시아 회귀 정책(Pivot To Asia)을 내세우고 그 일환으로 일본 엔의 절하를 용인해주었다. 아베노믹스는 오마바의 용인 아래 실시될 수 있었던 정책이었다.
 
일본 엔의 평가절하를 용인해줄 터이니 일본 너희들은 국방예산을 대폭 올려서 중국을 견제하는데 힘을 쓰시오 하는 거래였던 것이다.
 
약속을 지키지 않은 일본에 대한 트럼프의 응징
 
하지만 아베는 엔저로 재미만 봤을 뿐, 국방예산을 올려서 중국을 견제하지도 않았고 그저 대미 무역흑자만 유지해왔다. 뿐만 아니라 최근엔 심지어 중국과 관계를 개선하려는 발칙(?)한 모양새를 보였다. 그러자 고분고분히 있을 트럼프가 아니었다. 지금 일종의 정의구현에 나선 셈이다. 일본 너희들, 똑바로 하지 않으면 죽는 수가 있어, 내 말 농담 아니라니까!
 
미일 안보조약 폐기, 일단은 던져보는 반농담조의 얘기지만 계속해서 상황 변화가 없고 성의를 보여주지 않으면 진짜 하는 수가 있어, 아베야, 골프장에서 네가 데굴데굴 굴렀다고 해서 내가 넘어간 걸로 착각하지마, 그건 오산이야, 아베, 자세 낮추고 눈 깔고 똑바로 해. 이게 이번 트럼프의 메시지이다.
 
여전히 일본은 미국의 준 보호국이어서
 
일본의 아베 총리는 몇년전, 그러니까 2016년 12월 미일 하와이 진주만에서 있었던 미일 정상회담 자리에서 연설을 했다. 1941년 진주만 폭격으로부터 75년만의 일이었다.
 
사실 그 연설은 일본을 대표해서 아베가 미국 시민들에게 드리는 사죄( 謝罪)의 메시지였다. 75년 전에 우리나라가 미친 나머지 이 장소에서 미친 짓을 했더랬죠, 이에 늦었지만 이제라도 비로소 심심한 사죄의 말씀을 올립니다 하는 연설이었다.
 
1952년 일본이 정식 항복한 샌프란시스코 조약은 법적인 내용이었지만, 진심을 담은 사죄의 말씀은 진주만 기습으로부터 무려 75년이나 흘러서였다. 미국이 일본의 사죄를 받아준 것이고 이게 바로 2016년 12월의 진주만 정상회담이었다.
 
1945년 태평양 전쟁 직후 일본은 미국의 전적인 보호국이었다가 1960년에 와서 준 보호국으로 격상이 되었고 2016년 12월로서 따지자면 1/4 정도 보호국으로 올라선 것이다. 100%에서 50%, 그러다가 25% 정도로 보호받는 비중이 낮아진 것이다.
 
물론 세월이 흘렀다고 저절로 일본의 지위가 격상된 것은 결코 아니다. 일본은 그간에 미국에게 많은 성의를 보여준 것도 사실이기 때문이다.
1970년 후반 미국이 월남전 패전으로 힘들어할 때 일본이 미국을 대신해서 비용처리해준 것도 많았고, 1985년엔 플라자 협약으로 엔화를 급격히 평가절상한 결과 1990년 말 거품 붕괴라는 대가를 치르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일본은 미국이 부담해야 하는 유엔 회비를 대신해서 오래 전부터 지금까지 꼬박꼬박 대납하고 있다.
 
(따지고 보면 1980년대 초 우리가 오일 쇼크로 경제운용이 힘들 때 일본이 우리에게 40 억 달러, 당시로선 엄청난 금액을 지원해준 것 역시 그런 내용이었다. 미국의 요청에 따라 일본이 부담한 것이었다는 사실. 당시 우리는 1억 달러 외화도 없어서 빌빌대던 시점이었다.)
 
농담이라 쳐도 그야말로 비수의 칼끝과 같아서
 
어쨌거나 트럼프가 던진 미일 안보 조약 폐기 검토는 실현 가능성은 낮다 해도 일본에겐 실로 엄청난 얘기가 아닐 수 없다. 일본의 안보에 있어 주일 미군의 존재는 오늘에 이르러 그 자체로서 절대적인 기둥뿌리가 되어있기 때문이다.
 
부부로 치면 오래 잘 살아오면서 안정된 부부의 한 쪽이 어느날 갑자기 ‘사실 나 당신과 이혼을 생각해보고 있어’ 하는 말을 던진 것과 같다고 하겠다. 그간 살면서 티격태격한 적은 많아도 헤어진다는 생각은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던 한 쪽으로선 그야말로 충격이고 쇼크가 아닐 수 없는 것과 같다.
 
미국의 트럼프가 중국을 족치느라 일본엔 대해선 그저 시늉만 내는 줄 알았던 일본이고 아베로선 그야말로 엄청난 얘기인 것이다.
 
내가 중국을 상대하느라 일본 그리고 독일에 대해 칼끝을 겨눌 시간이 많진 않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너희들이 너무 무신경한 거 아닌가? 하고 따지고 있는 트럼프라 하겠다.
 
이번 트럼프 발언은 당연히 우리 쪽도 염두에 두고 있는 발언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경우 한반도 운전대 론을 제외하면 초장부터 트럼프에게 납작 엎드려왔기에 큰 탈은 없겠지만 말이다.
 
문재인 정부의 대미 카드는 다름이 아니라 넘쳐나는 미국산 셰일 가스의 도입량을 대폭 늘려간다는 것에 있다. 이란을 비롯한 중동산 원유 수입을 줄이고 그 대신 미국의 남아도는 셰일 가스로 바꿈으로서 대미 무역 흑자를 줄이고 있는 우리이다.
 
그런데 일본은 여전히 중동 석유가 많다. 어차피 수입할 것인데 왜 우리처럼 미국 물량으로 바꾸지 않지? 하는 궁금증이 들 것이다. 물론 이유가 있다. 일본의 석유 관련 기득권층과 선배 즉 OB 들이 중동 석유 공급자들과 깊게 결탁이 되어 있는 것이다.
 
일본은 무엇이든 쉽게 바꿀 수 있는 나라가 아니다. 얽히고설킨 관계망의 그물로 인해 바꾸려면 엄청난 세월이 걸린다. 일본이 몇 년 사이 힘을 쓰지 못하는 까닭도 바로 여기에 있다. 일본의 경우 점진적인 변화는 있어도 개혁은 없는 일본인 것이다. 반면 우리는 정권만 바뀌면 하루아침에 모든 것을 다 바꿀 수 있다. 그게 우리의 장점이자 단점이지만 말이다.
 
아베는 물론 트럼프에게 자국 사정에 대해 누차 양해를 구했겠지만 그렇다고 마냥 언제까지 기다릴 수 있는 트럼프는 아닌 것이다. 내년에 또 재선인데 말이다.
 
만일 아베가 선선히 트럼프의 요구 사항을 들어주었더라면 지금과 같이 악화된 한일 관계도 벌써 타결이 되었을 것이다. 우리와 일본을 불러서 야, 티격대지마, 악수해, 이걸로 해결되었을 것이다. 하지만 아베가 트럼프의 주문을 은근히 지연시키고 있으니 미국 역시 한일 관계에 대해 모르쇠인 것이다. 사람 사는 세상 어딜 가나 이렇다.
 
호호당 역시 힘들고 지내고 있으니
 
나 호호당은 며칠 사이 강아지가 입원한 바람에 안절부절이었다. 유기견 출신이라 의심 많고 배타적인 강아지가 나이가 먹어 당뇨가 생기고 인슐린 주사를 매일 맞히고는 있지만 그 바람에 간이나 췌장도 나빠졌고 이번에 뒷다리 십자인대 파열이 왔기에 어쩔 수 없이 입원을 시켰다.
 
어차피 죽는 것은 그렇다 치지만 그 놈 생각에 이대로 난 또 버려진 게 아닐까 하고 염려하면서 병원 유리창 안에 갇혀 불안에 떨고 있을 생각을 하니 나 호호당 역시 좌불안석, 잠에 들자니 그 놈이 눈에 밟혀서 간밤에 거의 잠을 이루지 못했다. 그러니 글도 쓰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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