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과 용기의 대명사 ‘닉 부이치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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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큰 장애는 당신 안에 있는 두려움이다

이정일 필진페이지 + 입력 2019-06-30 15:46:13

우리 주변에 보면 한 포기 키 작은 풀 같은 사람들이 있다. 함께 살아가지만 잘 눈에 띄지 않는 사람들이다. 그런 사람들 중에 닉 부이치치(Nick Vujicic)가 있다. 그는 호주에서 태어났다. 그는 태어날 때 팔다리가 없었다. 작은 왼쪽발 하나만 갖고 태어났다. 절망할 수밖에 없는 조건을 갖고 태어났지만 지금 그를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지금 그는 사람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는 전도사가 되었다.

그의 신체는 일반인에 비해 매우 불리한 조건이다. 사지 중 작은 왼쪽 발 하나 밖에 없다. 그런데도 두 발가락으로 컴퓨터 자판을 두드리고, 샤워와 칫솔질을 한다. 뿐만 아니라 닉은 수영과 서핑도 즐긴다. 때로는 축구공도 차고 드럼도 친다. 또 얼굴과 어깨 사이에 골프채를 끼고 골프를 치기도 한다. 정상인이라면 5분 걸릴 외출준비도 그에겐 한 시간 반이 걸린다. 하지만 그런 몸으로 그는 전 세계를 다니며 지치고 상처 입은 사람들을 위로한다.

유튜브에 떠 있는 동영상 몇 개만 보아도 그가 얼마나 대단한지를 알 수 있다. 필자 역시 그의 짧은 강연을 들을 때마다 감동의 눈물을 쏟곤 한다. 강영우 박사, 스피븐 호킹, 헬렌 켈러에게서 느낀 감동을 그에게서도 본다. 부이치치 역시 삶이 아무리 절망스럽게 보여도 거기에는 무엇인가 할 수 있는 일이 있고, 또 성공할 게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를 볼 때마다 무엇이 우리를 진정한 인간으로 만드는지를 새삼 깨닫곤 한다.

부이치치의 조언

삶이 주는 역설이 있다. 같은 인생을 살아도 어떤 이는 불행하다고 느끼고 또 어떤 이는 행복하다고 느낀다. 그 행복과 불행을 가르는 기준이 재산도 아니고 외모도 아님을 새삼 깨닫는다. 그 기준이 외적인 것이라면 부이치치가 행복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그에 비하면 우리는 가진 것이 너무 많다. 그럼에도 작은 실패와 힘든 일로 우린 얼마나 포기한 적이 많은가. 그는 말한다.

당신을 사랑하라 ... 그리고 자신의 단점을 보지 말고 장점을 보라.

그 역시 이런 생각을 처음부터 한 것은 아니다. 그도 사지(四肢)가 없는 현실에 좌절하여 실제 죽으려고 했다. 동네아이들이 생각 없이 내뱉은 ‘괴물, 외계인’ 같은 말을 이겨내기엔 열 살 닉(Nick)이 가진 장애는 너무 힘겨웠다. 하지만 가족, 친구들, 이웃들의 격려로 용기를 얻어 도전했다. 그는 자신이 어떤 모습을 했건 그 자신이 얼마나 소중하고 아름다운 존재라는 걸 인식하자 삶이 다르게 다가왔다. 그는 이렇게 말한다.

▲내가 죽었을 때, 사람들은 나를 어떻게 기억할까요? 나의 외모나 성공이 아니라, 내가 어떻게 사랑하고, 용서하고, 용기를 줬는지를 기억할거에요.

· ▲ 누구나 실패합니다. 그러나 그때마다 배우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러면 누구나 다시 일어날 수 있습니다.

▲ 사람들은 돈이 많으면, 유명해지면, 똑똑하고, 시험에서 백 점을 맞으면, 행복해질 거라고 생각해요. No! 행복은 1등 한다고 오는 게 아닙니다. 여러분의 꿈을, 운명을 찾아야 해요.

사람들은 재산이 많거나 유명하거나 잘 생겼거나 똑똑하면 행복해질 거라고 생각한다. 닉은 행복은 밖에서 오는 것이 아님을 보여준다. 닉은 진짜 행복이 무엇인가를 안다. 전 세계를 다니며 절망과 슬픔에 빠진 사람들을 위로한다. 그리고 다시 일어서도록 격려한다. “세상엔 버릴 사람이 아무도 없습니다.” 『세종실록』에 실린 상소문에서 시각장애인 악사를 설명하면서 쓴 글의 한 대목이다.

우리 주변에 또 다른 부이치치가 있다

우리 주변에도 또 다른 부이치치가 있다. 이승복은 체조 연습을 하다 목을 다쳐 하반신 마비가 왔으나 의사가 되었다. 시각 장애와 이민자란 핸디캡을 이긴 사람이 있다. 미국에서 교수가 되고 미 행정부 차관보의 자리에 오른 강영우 박사다. 음주운전자의 차량에 추돌해 전신의 55퍼센트에 3도 화상을 입고도 다시 일어선 사람이 있다. 이지선, 그는 30번이 넘는 수술 끝에 얻은 두 번째 삶을 덤으로 얻은 두 번째 삶이라고 말한다.

134cm란 작은 키를 가진 국제 사회복지사 김해경이 있다. 지체장애를 이기고 커피 마스터의 꿈을 이룬 최보원 씨. 휠체어가 없으면 한발자국도 움직일 수 없지만, 장애를 이기고 2011년 서울대 경제학부에 합격한 김찬기군. 훗날 IOC 위원이 되어 ‘힘든’ 세상을 ‘힘낼’ 세상으로 만들어가겠다는 포부를 가진, 로봇다리 수영선수 김세진군이 있다.

이들을 보면서 배우게 된 것이 있다. 장애는 불편하지만 불행한 것은 아니란 사실이다. 헬렌 켈러는 비록 눈으로 볼 수 없었지만 가슴으로 느꼈다. 장애가 없어도 이웃의 아픔에 대해 공감하지 못한다면 그것이 오히려 장애일 것이다. 앞을 보지 못하는 것보다 더 비극적인 것은 타인의 아픔을 느끼지 못하는 것이다. 서로가 서로를 위로하며 품어주지 못할 때 사회전체가 몸살이 난다. 혹 우리가 지금 그렇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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