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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경제 명암<879>]-인천국제공항공사

수백명 태운 항공기 활주로 땅꺼짐 유발 부실공사 논란

제4활주로 공사 흐물흐물 뻘흙 사용 정황…대형참사 가능성 대두

김진강기자(kjk5608@skyedaily.com)

기사입력 2019-07-05 00:0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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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천국제공항 제4활주로 신설공사에 원지반토(뻘흙)이 기초재료로 사용되고 있어 충격을 주고 있다. 뻘흙은 압축성이 낮고 수분비율이 높아 수백 톤에 달하는 항공기가 이착륙하는 활주로 공사에 사용하기엔 무리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사진은 제4활주로 공사현장 전경 ⓒ스카이데일리
 
인천국제공항공사가 인천국제공항 제4활주로 공사과정에서 부실시공 논란에 휩싸였다. 하루 수백여대의 항공기가 이·착륙하는 활주로를 만들면서 규정에 어긋난 불량재료를 사용한 것으로 밝혀졌다. 활주로 부실공사는 자칫 대형참사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상당한 파장이 예상된다.
 
활주로 공사에 흐물흐물 ‘불량토’ 사용…지반침하로 대형참사 우려
 
스카이데일리가 제보내용을 바탕으로 인천국제공항 제4활주로 공사현장을 확인한 결과 활주로 지반다짐 공사에 공사시방서(공사 내용·방법·주의사항 등 공사에 필요한 사항을 제시한 서류)에서 규정한 모래·흙 대신 불량토인 시꺼먼 뻘흙(점토, 실트)이 대량 사용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뻘흙은 압축성이 낮고 수분비율이 높아 지반이 하중을 받을 경우 지반침하나 변형을 일으킬 가능성이 높다. 도로공사 등에 사용이 부적합할 뿐 아니라 특히 수백 톤에 달하는 항공기가 이·착륙하는 활주로 공사에 사용하기엔 부적절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뻘흙이 사용된 활주로는 지반침하 가능성이 높아 자칫 항공기 탑승객 수백명의 안전사고가 우려된다.
 
인천국제공항공사 감사실은 최근 이 같은 사실을 인지하고 실사에 들어간 상태다. 인천공항 제4활주로 신설 공사는 ‘인천공항 4단계 사업’의 일환으로 지난해 12월 착공식을 갖고 본격적인 건설에 들어갔다. 총 4조2000억 원이 투입되는 4단계 사업은 제4활주로 신설 외에 △여객수용능력 연 2800만 명 규모의 제2여객터미널 확장 △계류장 86개소 확장 △T1/T2 연결도로 단축 노선 건설(15.3km→ 13.5km) △주차장 확장(8만2000㎡, 1만683면) △제2여객터미널 진입도로 확장 등의 내용이 포함돼 있다.
 
3750m 길이의 활주로가 신설되면 시간당 운항횟수가 현재 90회에서 100회로 증가되는 등 첨두시간에도 안정적인 공항운영이 가능하다는 게 공사 측의 설명이다. 항공기 활주로 점유시간 단축을 위한 고속탈출유도로 확충 등을 통해 시설효율도 극대화 한다는 계획이다.
 
수백명 태운 항공기 오가는 공할 활주로 지반공사에 흐물흐물 뻘흙 사용 논란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그래픽=박현정 기자] ⓒ스카이데일리
 
스카이데일리는 해당 내용을 제보한 제보자들과 직접 제4활주로 신설 공사장을 찾았다. 현재 지반 다지기 공사가 한창이었다. 흙더미를 실은 덤프트럭이 쉴 새 없이 공사장을 드나들고 있는 가운데 공사현장에는 시꺼먼 뻘흙과 일반흙들이 뒤섞여 있었다.
 
제보자 A씨는 “하루에도 수 십대씩 공사차량이 드나드는데 이중에는 뻘흙을 실은 트럭들도 암암리에 들어가고 있다”며 “일반흙은 비용이 들지만 뻘흙은 돈이 들지 않아 비용을 아끼려고 뻘흙을 쓰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제4활주로 공사현장은 지반이 연약해 뻘흙을 사용하기엔 다소 무리가 있다”며 “양질의 토사를 성분검사를 거쳐서 사용해야지 뻘 폐기물 내지 불량토를 활주로 공사에 사용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A씨는 “뻘흙 뿐만 아니라 석산(石山)에서 돌을 가져다가 원석으로 사용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통상적으로 활주로 지반다지기 공사에 사용하는 원석은 잘게 만들어서 사용해야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취재에 동행한 경기도 소재 B건설 대표 C씨는 “공항 쪽 공사를 많이 해봤지만 공항 내에 뻘흙을 가져다 매립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며 “가끔 일부 업체들이 뻘흙을 버리기 위해 공항 공사장에 접근하지만 어떤 현장이든 ‘뻘은 공항 내로 들어올 수 없다’며 거부하곤 한다”고 설명했다.
 
C대표는 “뻘흙은 물에 닿으면 흐물흐물해지고 잘 마르지 않는다”며 “활주로 뿐 아니라 활주로 공간 전 구역의 지반다지기 공사에는 지반의 침하를 막기 위해 양질의 흙을 사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만약 활주로 외 지역 지반공사에 뻘흙을 사용할 경우 항공기가 활주로를 이탈할 경우 대형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인천국제공항공사 측은 뻘흙의 유입과 사용은 인정하면서도 활주로 주변에만 사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인천국제공항공사 토목처 관계자는 “원지반토(뻘흙)가 들어가고 있는 건 맞다”면서도 “하지만 항공기가 다니는 곳에는 사용하지 않는다”고 해명했다. 이어 “원지반토는 하중을 받지 않는 녹지구간에 사용하고 있다”며 “그런 곳은 돈을 많이 들여 양질토로 시공하는 자체가 낭비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항공기 하중을 타는 부분은 그런 토양(뻘흙)을 쓸 수가 없다”며 재차 강조하고 “너무 단편적인 내용을 보는 것 같다”고 항변했다. ‘공사시방서를 볼 수 있느냐’는 질문에 인천국제공항공사 관계자는 “보안시설 등이 포함돼 있어 별도제공은 어렵다”는 답변을 보내왔다.
 
“활주로 외 지역에만 뻘흙 사용” 인천국제공항공사, 제주도 공사 땐 뻘흙 유해물 규정   
 
▲ 인천국제공항공사 측은 뻘흙의 유입과 사용은 인정하면서도 활주로 주변에만 사용한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제주국제공항 공사 당시 뻘흙의 사용을 철저히 금지한 것으로 나타나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사진은 제4활주로 공사현장 내에 시꺼먼 벌흙들이 곳곳에 널려있는 모습 [사진=제보자 제공]
  
스카이데일리가 입수한 2016년도 제주국제공항 토목공사 시방서를 확인한 결과 인천국제공항공사 측의 설명과는 배치된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공항 공사시방서에 따르면 기초용 재료는 직경 10∼15cm 정도의 자연석 또는 쇄석으로 세장·평편하거나 연약한 돌을 함유하지 않아야 한다고 규정했다.
 
‘기초용 모래는 강모래, 바다모래 또는 부순 모래로서 점토, 실트 및 기타 유해물을 함유하지 않아야 한다’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10 mm체를 전부 통과하고 0.08 mm(No.200)체 통과량이 10 % 이하여야 한다며 뻘흙(점토, 실크)을 유해물로 규정해 사용을 제한하기도 했다.
 
흙 사용과 관련해 현장 발생토를 사용하되 현장토의 품질에 문제가 있을 경우 외부의 양질의 흙을 반입해 사용하도록 했다. 풍화 잔류토로서 유기불순물이나 염화물이 과다 함유되지 않아야 한다고 규정하는 등 곳곳에서 뻘흙의 사용을 금지토록 규정하기도 했다.
 
C대표는 “제주공항 활주로 공사에도 이처럼 엄격히 뻘흙 사용을 제한하고 있다면 항공기 수나 이용객 면에서 훨씬 규모가 큰 인천국제공항에는 더 엄격히 제한해야 한다”며 “항공기가 활주로를 이탈할 가능성에 대비해 항공기가 지나다니는 활주로 뿐 아니라 잔디로 꾸며진 나머지 공간들도 비상 활주로 역할을 하는 만큼 단단한 다짐공사는 필수적이다”고 말했다.
 
인천국제공항공사 출신 인사들도 뻘흙 사용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공사 부사장급 임원 출신인 D씨는 “뻘흙은 물과 접촉하면 흐물흐물 해지고 땅이 벌어지거나 갈라지는 고랑이 생긴다”며 “뻘흙을 활주로는 물론 주변 시설에 사용한다는 것은 말도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활주로 공사에 양질의 흙을 사용하는 것은 상식이다”며 “수백명의 생명이 위협받을 수 있는 그 어떤 예외사항도 허락돼선 안 된다”고 피력했다.
 
이에 대해 인천국제공항공사 감사실 관계자는 “최근에야 뻘흙이 사용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며 “현재 경위에 대해 파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진강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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