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1만원 vs 8천원…밤샘 협상에도 결론 못 내

이 시간 주요기사

뉴스 > 경제사건

자영업자 “노동계, 최저임금 19.8% 인상 제시…현실과 너무 동떨어져”

나광국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9-07-04 11:35:37

▲ 최저임금위원회가 내년 최저임금 수준을 놓고 밤샘 협상을 진행했지만, 1만 원으로 올리자는 노동계와 8000 원으로 내리자는 경영계의 입장이 팽팽히 맞서면서 결론을 내지 못했다. 사진은 3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고용노동부에서 열린 최저임금위원회 제8차 전원회의에 사용자측 류기정 경총 전무**(왼쪽)**와 근로자측 이성경 한국노총 사무총장 [사진=뉴시스]

노사가 최저임금 최초요구안을 제시하고 본격적으로 내년도 최저임금 협상을 위한 밤샘 회의가 이어졌으나 결론을 내지 못했다. 오는 9일 노사는 또다시 모여 1만원과 8000원 사이 간극을 좁히기 위한 논의를 할 예정이다.

4일 최저임금위원회에 따르면 3일 오후 5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제8차 전원회의를 열어 내년도 최저임금 심의를 진행했고, 노사의 공방이 길어지면서 자정을 넘기자 차수를 변경해 9차 전원회의를 열었다. 회의는 4일 오전 2시까지 이어졌으나 최저임금 결론을 내진 못했다.

이날 세종정부청사 최저임금위원회 전원회의실에서 열린 8차 전원회의에 공익위원 9명, 근로자위원 9명, 사용자위원 7명이 참석했다. 일주일만에 사용자위원이 복귀해 논의를 하기로 했다. 다만 사용자위원 중 권순종·이태희 소상공인연합회 부회장 2명은 참석하지 않았다.

사용자위원은 내년도 최저임금을 4.2% 인하한 8000원으로 제시했다. 또 최저임금 제도개선(최저임금 구분적용, 최저임금 산정기준 시간 수, 최저임금 산입범위 관련)을 요구했다.

경영계는 긴박한 경제위기 상황이 아님에도 마이너스 최저임금을 제안함으로써 ‘속도조절’ 굳히기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정부여당은 지난 2년간의 최저임금 인상이 고용지표 악화 등의 원인으로 지목되자 속도조절과 동결을 언급하며 진화에 나섰다.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는 판단 때문인지, 업종별 구분 적용 안건 부결 후 단체 퇴장한 경영계는 일주일만에 최저임금위에 복귀했다.

경영계는 이번 요구안에 대해 “우리나라는 2001년 이후 고율의 최저임금 인상이 누적돼 왔으며, 최근 2년간 인상속도는 경제협력개발기구 최상위권이다”며 “전반적인 기업 실적이 부진한 가운데, 특히 중소·영세기업, 소상공인의 경영여건이 악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은 이들에게 매우 큰 부담이다”고 말했다.

경영계는 이날 최저임금위에 ‘제도개선전문위원회’ 설치 요구안도 제출했다. 내년도부터 사업 종류별·규모별 최저임금 구분적용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서라도 위원회를 구성해 기초 조사를 진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동시에 외국인 노동자에게 제공하는 숙식 등 현물급여를 최저임금에 산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동계는 두 차례의 회의 불참 이후 복귀한 경영계가 마이너스 최저임금을 들고 나오자 불쾌감을 내비쳤다. 민주노총은 “저임금 장시간 노동으로 간신히 유지해 온 우리 사회의 후진적 노동체제를 바꿔야 한다는 사회적 공감대와 발전을 퇴보시키자는 내용이다”며 “이주노동자에게 산입범위 확대 주장은 이중 차별 여부를 떠나 극우 파시스트나 할 법한 발상이다”고 지적했다.

[나광국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나광국 기자 kkna@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