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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죽만 울리는 정부 일자리 정책

스카이데일리 칼럼

임현범기자(hby6609@skyedaily.com)

기사입력 2019-07-09 00:0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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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현범 차장(산업부)
정부가 내놓은 일자리 대책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가 곳곳에서 새어나오고 있다. 심지어 일자리 지표가 호전되고 있다고 발표한 것과 달리 실상을 뜯어보니 양질의 일자리는 오히려 줄어든 것으로 나타나 정부를 향한 비판의 목소리마저 적지 않다. 실상을 드러내기보다 일부 보기좋은 사실만 골라서 생색내다보니 보여주기식 행정이라는 비판을 자초하고 있는 셈이다.
 
더욱이 이러한 일자리 문제는 비단 청년에 국한되지 않는다. 최근에는 30~40대 취업자 수 및 고용률이 감소하고 50대에서도 취업자 수 증가폭이 둔화되는 등 경제 허리인 중년층의 고용이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경제연구원이 발표한 ‘2019 하반기 경제 이슈’ 보고서에 따르면 중년층의 고용 부진이 하반기 한국 경제를 위협하는 최대 뇌관으로 지목된다.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월평균 30대 취업자 수는 전년 동기 대비 9만7000명 감소했다. 40대 취업자 수도 같은 기간 16만5000명 감소했다. 50대에선 취업자 수가 8만3000명 늘어나긴 했지만 상승세였던 고용률은 꺾였다.
 
통계청 가계금융복지조사에 따르면 연간 소비지출액이 가장 높은 연령대는 40대다. 3482만 원을 소비한다. 뒤를 이어 50대는 3070만 원, 30대는 2679만 원을 한 해 동안 소비한다. 결국 소비지출이 높은 30~50대 중년층 모두 고용 부진에 시달리고 있는 셈이다.
 
이는 민간소비 위축으로 이어져 전반적인 내수경기가 악화될 우려가 크다. 내수 부진이 지속되면 자영업자 비중이 높은 도소매, 숙박음식업 등 서비스업의 타격이 불가피하다. 경기 부진이라는 악순환이 되풀이될 수 밖에 없다. 하반기 전망도 어둡다. 미·중 무역분쟁에 이어 한·일 간 정치·외교적 문제가 무역분쟁으로 번지면서 악재만 잔뜩 쌓여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하반기 경기 부진이 우려되는 만큼 정책적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제조업 경기를 제고하기 위해 성장에 초점을 맞춘 정책 방향을 유지하고, 기업 투자 지원 및 규제 개혁 등에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정작 재계 안팎에선 정부가 기업을 옥죄는 규제만 남발하고 있다는 하소연이 터져나온다. 기업에 불필요한 비용과 노력을 감수하라는 식의 과잉입법이 잇따라 시행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공정 채용법과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이 대표적인 예로 거론된다.
 
부정 채용 청탁·강요와 구직자에 대한 기업의 특정 정보 요구를 법으로 금지하는 공정 채용법과 직장 내 괴롭힘을 금지하는 근로기준법 개정안이 각각 17일과 16일부터 시행을 앞두고 있다.
 
취지는 공감하지만 법으로 지정된 규정 자체가 모호한 데다 정부가 민간기업의 인사에 지나치게 개입한다는 인상을 지우기 힘들다. 기업마다 원하는 인재상이 다른 데다 직무 수행에 필요한 정보인지 아닌지도 다른데 정부가 일률적으로 금지한다는 건 기업 채용의 자유를 과도하게 제한하는 행위다.
 
외모나 부모의 직업 등으로 채용 여부가 결정된다면 비난받아 마땅하지만 이는 이미 기존 법으로도 충분히 제재가 가능하다. 고용상 차별을 금지하고 있는 법이 존재할뿐더러 채용 비리를 저질렀을 경우 형법상 업무방해죄 등으로 처벌할 수 있다. 전세계에서 민간 기업 채용을 법으로 정하고 과태료까지 부과하는 유일한 나라가 된다는 얘기다.
 
괴롭힘 방지법 역시 마찬가지다. 근로자가 직장에서 지위 또는 관계 우위를 이용해 업무상 적정 범위를 넘어 다른 근로자에게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주고 근무 환경을 악화시키는 행위를 제한한다는 게 골자다. 하지만 판단 기준이 모호해 다툼 소지가 충분한데다 법을 악용하는 부작용도 배제할 수 없다. 일자리 문제의 근본대책은 내놓지 않고 변죽만 울리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는 배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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