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자헛·포카리스웨트에 불똥 튄 홍콩·중국 갈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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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에 서면 다른 편에서 소비자 불매운동

박선옥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9-07-16 00:03:58

▲홍콩 주권 반환 22주년인 지난 1일(현지시간) 홍콩에서 우산 쓴 시위대가 경찰과 대치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범죄인 인도법 개정안(송환법)을 둘러싼 홍콩과 중국 간의 갈등에 피자헛과 포카리스웨트 등 홍콩에 진출한 글로벌 기업들이 중국과 홍콩 소비자들로부터 보이콧 당하는 등 수난을 겪고 있다.

홍콩의 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14일(현지시간) 송환법에 반대하는 홍콩 소비자들의 목소리가 커져감에 따라 홍콩 시장에 진출해 있는 글로벌 기업들이 홍콩과 중국 중 어느 한 편에 서야하는 정치적 선택을 요구받고 있으며 이에 따라 회사 이미지와 매출이 크게 좌우될 운명이라고 보도했다.

미국의 피자헛, 일본 음료 포카리스웨트, 독일 티슈업체 템포, 일본 규동 전문 체인점 요시노야 등의 기업이 홍콩 시위대 지지 여부에 따라 소비자들의 찬사 혹은 뭇매를 맞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홍콩 최대 민영 방송사인 TVB에서 미국 피자헛과 일본 스포츠음료 포카리스웨트 등 주요 글로벌 기업들이 광고 중단을 결정하면서 홍콩 시민들의 찬사와 중국 소비자들의 불매운동을 동시에 접하는 사태가 잇따르고 있다. TVB는 시위대를 진압하는 경찰에 유리한 보도를 해서 시위대의 비난을 받고 있다.

일본 규동 전문 체인점인 요시노야는 지난주 회사 이미지가 롤러코스터를 탄 듯 치솟았다가 추락하는 경험을 했다. 홍콩 요시노야는 “레논 월”에 붙여놓은 시위대의 메시지가 담긴 포스트를 경찰이 떼어내는 모습과 함께 경찰을 조롱하는 듯한 글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홍콩 네티즌들은 이에 열광적으로 반응했다. 하지만 뒤에 중국을 지지하는 친정부 입장의 체인점 주인이 게시물을 내리자 네티즌들의 태도는 완전히 돌아섰다.

독일의 기업 템포의 경우, TVB에 대한 광고 중단을 선언한 바 있다. 그러나 중국 네티즌의 보이콧 협박에 못 이겨 13일 이를 취소하고 광고를 재개하겠다고 밝혔다.

일본 음료 포카리스웨트 역시 TVB 광고를 중단을 결정했다. 시위대가 이를 지지하며 공식 음료로 ‘포카리 스웨트를 마시자’고 나서는 바람에 일부 매장에서는 매진 현상이 벌어지기도 했다.

하지만 중국에서는 같은 이유로 ‘불매운동’이 벌어졌다. 포카리스웨트가 홍콩 시위를 지지한다는 보도가 나가자 중국 네티즌들은 “앞으로 포카리스웨트를 절대 마시지 않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포카리스웨트 중국 사무소 측은 서둘러 ‘일국양제’를 지지한다는 입장을 표명하면서 홍콩과는 별도 법인임을 강조하며 중국 소비자들을 달래는 중이다.

[박선옥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박선옥 기자 sobahk@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