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장단회의 여는 신동빈…日 리스크 역할론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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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매운동 여파에 롯데 계열사 불똥…한일 갈등 대응안 나올까

강주현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9-07-16 12:53:13

롯데그룹 사장단 회의를 주재하는 신동빈 회장의 역할에 재계 안팎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최근 한일갈등에 따른 문제가 불거지는 가운데 신동빈 회장의 메시지가 갈등 해소에 실마리를 줄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어서다.

신 회장은 16일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에서 열리는 하반기 VCM(Value Creation Meeting, 옛 사장단 회의)에 참석했다. 신 회장은 일본 출장 성과 등에 대한 질문에는 말을 아끼며 집무실로 향했다. 이 외에도 불매운동이 롯데에 미칠 영향, 한일 관계의 가교 역할 등에 대한 질문에도 침묵으로 일관했다.

신 회장은 지난 5일부터 15일까지 열흘간 일본으로 출장을 떠났다. 매년 비슷한 시기에 일본으로 출장을 떠난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번 출장은 일본 수출제재 조치 시기와 맞물려 관심을 모았다. 신 회장이 일본내 인맥을 통해 일종의 실마리를 찾는 게 아니냐는 시선이 뒤따랐기 때문이다. 실제로 신 회장은 일본 금융권, 재계 관계자 등을 만나 현지 분위기를 살피고 돌아온 것으로 확인된다.

특히 신 회장이 아베신조 일본 총리와 과거부터 친분을 쌓아온 점도 그가 전하는 메시지에 이목이 집중되는 배경이다. 신 회장의 메시지에 따라 업계 안팎의 분위기가 전환될 가능성도 적지 않다. 다만 신 회장이 말을 아끼는 이유로 한일 가교 역할론에 대한 부담, 메시지가 잘못 전달되면 부정적인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점 등이 꼽히고 있다.

VCM은 롯데그룹 주요 계열사의 상반기 실적과 하반기 목표를 점검하는 자리다. 롯데지주와 각 계열사 대표, 임원 등 100여명이 참석한다. 신 회장은 이 자리에서 이번 출장 성과를 공유할 것으로 예상된다. VCM은 식품, 유통, 화학, 관광·서비스 등 순서로 4개 부문(BU)에 걸쳐 하루씩 차례대로 진행된다. 최근 격화되고 있는 일본 불매운동에 따른 대응책도 나올 것으로 보인다.

롯데그룹은 유니클로, 무인양품, 롯데캐논, 한국후지필름 등 일본 기업과 합작사를 다수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불매운동의 여파를 직·간접적으로 받고 있다. 신 회장의 국적 논란도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치는 분위기다.

일부 소상공인들은 롯데 제품의 매장 철수까지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불매운동이 심화된 이후 롯데그룹의 시가총액은 2주 만에 1조원 가까이 빠진 것으로도 확인된다.

일본 불매운동 대응책을 하루빨리 내놓아야 하는 이유다. 대응이 늦어질수록 타격이 누적될 것이란 게 업계 안팎의 시선이다. 일각에서는 일본 롯데로부터 한국 롯데가 독립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한편 이번 회의를 통해 신 회장은 그룹이 나아갈 방향을 제시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일 갈등에 따른 리스크 대응책 외에도 미래를 위한 투자·혁신, 주가 관리, 디지털 전환, 빠른 실패 전략 등을 논의할 계획이다. 회의에는 매각이 결정된 롯데카드, 롯데손해보험 등 롯데 금융부문 4개사도 참석한다. 향후에도 롯데그룹과의 시너지 창출을 모색하기 위함이다.

[강주현 기자/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강주현 기자 jhkang@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