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 미국지사 대규모 감원…미중무역 갈등 여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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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개발(R&D) 인력 수백명 해고 예정

임보련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9-07-17 11:24:10

▲ 중국 광둥성 둥관에 있는 화웨이 연구소 건물의 화웨이 로고 [사진=뉴시스]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가 미국 지사 연구·개발(R&D) 인력을 대규모로 줄이기로 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14일(현지시간) 화웨이가 미국 실리콘밸리·시애틀·댈러스 등에 연구실을 두고 있는 R&D 지사 퓨처웨이테크놀로지 소속 직원을 대대적인 규모로 해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만일 중국인 출신 퓨처웨이 직원이 원할 경우, 중국으로 돌아가 화웨이에서 계속 근무할 수 있는 선택권을 주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세계에서 18만명을 고용하고 있는 화웨이는 미국 내 총 1500명의 직원이 있으며 그중 R&D 자회사를 제외한 나머지 인원들은 주로 지역 통신업체에 화웨이 통신장비를 판매하는 영업직원들이다.

화웨이는 미국 정부로부터 안보상 이유로 블랙리스트에 등재되면서 기업 활동 제재를 받는 등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에 처해 있다. 화웨이 장비가 중국 당국의 정보수집 통로로 이용된다는 우려가 제기되면서 미국 뿐 아니라 세계 각국으로부터 외면 받았기 때문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지난 5월 국가안보에 대한 위협을 이유로 화웨이를 거래제한 기업 명단(블랙리스트)에 올렸다. 이에 따라 미국 부품업체들이 화웨이와 거래하기 위해서는 당국 허가를 따로 받아야 한다. 트럼프 행정부는 동맹국들에게도 화웨이 제품을 쓰지 말 것을 촉구해왔다.

이 조치로 화웨이 R&D 직원들은 중국 본사 직원들과 대화하는 것이 금지됐다. 수출금지 규정에 따라 퓨처웨이의 R&D는 미국 기반 기술로 간주되기 때문이다. 법무법인 에이킨 검프의 케빈 울프 파트너는 이 규정에 따르면 “미국내 그 누구든 어떤 종류의 기술도 허가를 받지 않으면 화웨이에 넘기는 것이 금지돼 있다”고 설명했다. 화웨이 미국 내 자회사인 퓨처웨이 직원들이 중국 내 직원들과 대화를 하게 되면 미국에서 만들어진 기술이 화웨이 중국 본사로 넘어가는 것과 같다는 논리가 적용되기 때문에 아예 대화가 금지됐다는 것이다.

WSJ은 “이미 일부 직원들은 해고 통지를 받았고 추가 감축 계획이 곧 발표될 것이다“고 전했다.

화웨이는 블랙리스트 등재로 인해 미국으로부터 중요한 부품 및 소프트웨어를 사들이는 데 제한이 생겼다. 2018년 화웨이가 미국 기술을 사들인 규모는 총 110억달러(약 13조원)에 달한다.

퓨처웨이는 2001년부터 이동통신과 영상, 카메라 등의 분야에서 미국 대학 등과 함께 다양한 연구를 진행해왔다. 또 기술특허도 2100건 이상 등록했다. 하지만 지난 5월 미국 상무부가 화웨이와 계열사 70곳을 미국 기업과의 거래제한 기업으로 등록하면서 업무에 차질이 생겼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6월 일본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미·중 무역전쟁 부분 휴전에 합의하면서 화웨이 일부 품목은 대미 수출 제한이 해제되기도 했다.

WSJ은 “미국 정부가 화웨이에 대한 제재를 일부 완화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면서도 “화웨이 경영은 계속 악화하고 있다”며 이번 퓨처웨이의 대규모 감원도 이런 상황과 관련이 있다고 전했다.

[임보련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임보련 기자 bllim@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