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극우세력 근거지서 미사일 등 무기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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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대공 미사일, 로켓 발사기 등…이탈리아 ‘충격’

임보련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9-07-17 16:21:10

▲ 이탈리아 경찰이 15일(현지시간) 북부 파비아의 한 공항 격납고에서 발견돼 압류한 프랑스산 미사일 1기 옆에 서 있다. [사진=뉴시스]

이탈리아 당국이 극우 세력을 겨냥해 근거지를 수색하던 중 미사일을 비롯한 정교한 전쟁용 무기들이 무더기로 발견돼 이탈리아 사회에 충격을 주고 있다.

이탈리아 민영 통신사 안사(ANSA)통신에 따르면 15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대테러경찰이 토리노와 밀라노 등 북부 도시에서 극우 인사들의 근거지를 동시 다발적으로 급습했다. 그 결과 전직 세관 검사원인 파비오 델 베르지올로(50)라는 극우 활동가의 자택과 은신처에서 공대공 미사일, 로켓 발사기, 최신식 자동 소총, 권총, 스콜피온 기관총 등 중화기 무기들이 쏟아져 나와 이를 압수했다고 보도했다.

델 베르지올로가 가지고 있던 무기 중 가장 큰 것은 1980년 프랑스가 제작해 카타르 군에 납품했던 ‘마트라 수퍼 530F’ 공대공 미사일로 무게가 245㎏에 달하고 한 발에 약 8억원이다.

경찰은 이 미사일이 실제 전투에서 당장 사용할 수 있을 정도로 상태가 양호했으며, 델 베르지올로와 관련 있는 인근의 한 비행기 격납고에 보관돼 있었다고 밝혔다.

한 미사일 전문가는 AFP통신을 통해 “사용 가능성은 낮지만 공대공 미사일 용도를 지대공으로 바꾸는 것도 가능하다”면서 “하지만 좋은 기술자와 장비가 없으면 이는 극히 위험하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델 베르지올로의 자택에서 총기류 26정, 실탄 800여 발, 총검 20점, 스콜피온 기관단총 등도 압수했다. 스콜피온 기관단총은 동유럽에서 널리 쓰이는 체코산 무기다. 또 306개에 달하는 총기 부품도 발견됐다. 경찰은 “군사용 무기가 민간에서 이렇게 한꺼번에 발견된 것은 이탈리아에서 전례 없는 일”이라고 밝혔다.

무기 외에도 네오나치 용품과 히틀러 기념품 같은 나치를 상징하는 극우 선전물도 나왔다.

경찰은 이번 작전을 통해 파비오 델 베르지올로 외에도 파비아 지방에서 미사일을 소지하고 판매한 혐의로 용의자 2명을 체포했다.

델 베르지올로는 2001년 네오파시즘을 추종하는 극우정당 ‘포르차 누오바’ 진영의 상원의원 후보로 출마한 경력이 있다.

경찰의 이번 작전은 러시아의 후원을 받는 우크라이나 동부의 분리주의 세력을 돕는 이탈리아 극우 단체에 대한 의혹을 캐기 위해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이탈리아에서는 밀라노와 토리노를 중심으로 한 북부 지역에 극우 세력이 대거 몰려 있다. 연립정부를 구성하는 원내 2당인 극우 성향 동맹당이 이 지역을 기반으로 하는 정당으로 출발했다. 동맹당 대표인 마테오 살비니 부총리 겸 내무장관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존경한다”고 말할 정도로 친러 인사다. 이 때문에 러시아가 유럽 내에서 극우 세력의 힘을 키우기 위해 뒤에서 동맹당에 자금을 지원한다는 소문이 끊이지 않았다.

지난 10일 마테오 살비니 이탈리아 부총리가 이끄는 극우정당이 불법 자금 마련을 위해 러시아와 협상하는 녹취 파일이 공개된 데다 이번에 당장 공격이 가능한 대규모 무기까지 적발되면서 이탈리아 사회는 충격에 빠졌다.

살비니 부총리는 이날 “나는 결코 요구한 적이 없으며, 누군가에게 뭘 얻기 위해 요청한 적도 없고, 받은 것도 절대 없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임보련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임보련 기자 bllim@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