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머리 붙은 샴쌍둥이 자매 분리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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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귀 케이스…의료진 100명 50시간 대수술

임보련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9-07-17 17:18:23

CNN은 15일(현지시간) 머리가 붙은 채 태어난 샴쌍둥이 자매가 영국에서 무려 50시간에 걸친 수술 끝에 분리됐다고 보도했다.

파키스탄 출신 두 살배기 샴쌍둥이 사파 울라와 마르와 울라는 영국 그레이트 오먼드 스트리트 병원(GOSH)에서 3차례 수술 끝에 머리를 분리하는 데 성공했다.

2017년 1월에 태어난 이 자매는 얼마살지 못할 거라는 판명을 받았지만 운 좋게도 한 후원자의 후원 덕분에 파키스탄이 아닌 영국의 병원에서 분리 수술을 받을 수 있었다.

이들은 두개골과 혈관이 서로 붙은 두개 유합 샴쌍둥이(craniopagus twins)로 출생아 250만명 중 1명꼴인 샴쌍둥이 중에서도 매우 희귀한 케이스이다.

이들이 수술을 받은 병원은 앞서 2006년과 2011년에 성공적으로 두개유합 샴쌍둥이 분리 수술을 마친 곳이다. 원활한 수술을 위해 의료진은 가상현실을 이용한 여아 해부용 복제품을 제작해 사전에 외과의들이 이들의 뇌, 혈관의 위치를 시각적으로 인지할 수 있도록 했다. 또 3D 프린터를 통해 플라스틱 모형을 만들어 연습하기도 했다. 의료진들을 위한 절개 가이드라인도 만들어졌다.

의료진은 첫 번째 수술에서 쌍둥이들의 혈관을 분리하고 머리에 플라스틱 조각을 삽입해 뇌와 혈관을 격리했다. 이 과정에서 사파의 목 정맥에 피가 엉기면서 혈류가 제대로 통하지 않아 두 아이 모두 피를 흘렸고, 마르와의 심장 박동이 떨어지면서 위험한 상황에 처하기도 했다.

의료진은 두 아이가 공유하는 정맥 중 하나를 마르와에게 주는 방식으로 난관을 극복했지만 정맥 하나를 잃은 사파는 이 영향으로 12시간 뒤 뇌졸중을 일으키기도 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마지막 수술에는 아이의 뼈를 이용해 새로운 두개골을 만드는 작업을 진행했다. 의료진은 분리된 쌍둥이의 피부가 잘 자라도록 조직 확장술도 병행했다.

수술 시간은 50시간으로 투입 의료진은 100명에 달한다.

수술을 이끈 안면성형외과 전문의 데이비드 더너웨이 등 의료진은 성명을 통해 “사파와 마르와 자매를 도울 수 있게 돼 기쁘다”고 밝혔다. 또 “(수술은) 그들에게 길고 복잡한 여정이었다. 그들의 믿음과 결심이 있었기에 도전을 이겨낼 수 있었다. 믿을 수 없을 정도로 그들이 자랑스럽다”며 “그들의 치료를 맡은 GOSH팀도 자랑스럽다”고 덧붙였다.

쌍둥이의 어머니 자이나브 비비(34)는 “병원과 의료진에게 빚을 졌다. 그들이 한 모든 일에 감사한다”면서 “우리는 미래에 대한 기대감으로 벅차있다”고 전했다.

사파와 마르와 자매는 7월1일 병원에서 퇴원했다. 현재 어머니, 아버지, 삼촌과 함께 런던으로 이사해 재활을 위해 매일 물리치료를 받고 있다.

[임보련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임보련 기자 bllim@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