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인상 속도조절 브레이크가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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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영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9-07-17 17:33:18

내년도 최저임금이 올해보다 2.9%인상된 8590원으로 결정됐다. 지난 2년간 29.1%나 인상된 최저임금 과속 인산에 비하면 내년의 2.9% 인상은 그나마 잠시 브레이크를 밟을 것이라 할 수 있다.

최저임금은 ‘소득주도성장’이란 경제 정책 기조 아래 문재인 정부 출범 후, 급격히 인상됐다. 최저임금위원회는 지난 2년간 꾸준히 임금을 인상했다. 2018년에는 2017년에 비해 16.4% 인상된 7,530원으로 타결했으며 2019년에는 10.9% 인상된 8,350원으로 결정했다. 이어 내년에는 2.9% 인상한 8,590원으로 타결했다.

내년도 최저임금 결정 전까지 최저임금위원회와 사용자 위원은 노동계가 제안한 시급 1만원과 사용자 위원이 제시한 시급 8천원을 두고 노사 간에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문재인 정부의 경제 정책 핵심인 소득주의성장론(Income-led growth)은 근로자와 서민 가계의 임금과 소득을 늘려 소비를 진작시키고, 투자를 활성화해 경제 선순환을 이루자는 것이다. 하지만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으로 경기 부진, 소상공인, 자영업자, 중소기업의 부담이 거론되며 최저임금 정책에 대한 부작용이 부각됐다.

16일 중앙일보는 자유한국당 추경호 의원과 함께 2017년 1분기와 2019년 1분기의 ‘소득분위별 소득 및 비소비지출’ 통계 분석 자료를 공개했다. 두 시기를 분석 결과 소득 하위 50%(1~5분위)의 소득은 2년 새 감소하고, 그 이상(6~10분위)은 소득이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소득주도 성장이 시작된 2년 동안 서민경제를 살리기는커녕 빈부의 양극화가 더 심해졌다는 말이다.

높아진 최저시급의 부담은 영세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에 그대로 전가됐다. 이는 매출액 대비 지출되는 고정 임금의 비용을 고려하지 않고 급격히 최저임금이 인상했기 때문이다. 자영업자나 소상공인의 입장에선 높아진 최저시급의 부담을 고스란히 본인이 부담해야 한다. 이에 자영업자나 소상공인들은 인건비 절감을 위해 직접 몸으로 뛰어야 했다. 이에 젊은 청년들의 일자리는 더욱더 줄고 말았다.

이런 현실에도 문재인 대통령은 “최저임금 1만원 공약을 지키지 못해 송구하다”며 공약 불이행에 대해 사과했다. 이미 경제분야 곳곳에선 정부의 경제 정책 실패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디. 이에 청와대는 “아쉽다”는 대답으로 소득주도 성장의 폐해에 대해 답을 피하고 있다.

청와대는 경제정책 실패의 분위기 쇄신을 위해 지난 2018년 11월 장하성 정책실장과 김동연 경제부총리의 후임으로 김수현 정책실장과 홍남기 경제부총리를 임명했다. 하지만 인사만 교체하는 것만으로 무너져가는 경제 위기를 벗어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정부가 경제정책의 전면적 궤도 수정에 나서야 경제 정상화가 이루어 질 수 있다. 현재 최저임금의 인상 속도는 우리의 현실과는 동떨어져 있다. 문 정부가 추진하는 쇄신을 이루기 위해선 함께 발맞춰 나아가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경제 생태계의 기반을 마련하고 최저임금 정책도 사회 갈등적 문제 해결에 발맞춰 추진해야 한다.

[이지영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이지영 기자 jylee@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