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대사관 습격 크리스토퍼 안, 보석 석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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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방됐으나 가택연금, 변호인 측 “스페인 송환 막을 것”

임보련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9-07-18 13:29:30

▲ 미 법무부는 23일(현지시간) 지난 2월 스페인 주재 북한 대사관에 반북단체 ‘자유조선’ 소속의 한국계 미국인 크리스토퍼 안이 들어가는 사진을 공개했다. [사진=뉴시스]

스페인 주재 북한대사관을 습격한 혐의로 구속됐던 한국계 미국인 크리스토퍼 안(38)이 풀려났다.

지난 2월 스페인 주재 북한대사관을 습격한 혐의로 미국 사법당국에 구속 기소됐던 반북(反北) 단체 ‘자유조선’ 회원 한국계 미국인인 크리스토퍼 안이 16일(현지시간) 보석으로 석방됐다. 지난 4월 18일 로스앤젤레스(LA)에서 체포된 지 90일 만이다.

전직 미국 해병대원인 크리스토퍼 안은 석방 직후 가족과 함께 로스앤젤레스(LA) 동부 치노힐스 자택으로 향한 것으로 전해졌다.

LA 연방지방법원의 진 로젠블루스 판사는 지난 9일 보석보증금 130만 달러(약 15억3244만원) 납부 조건으로 크리스토퍼 안에 대해 가택연금 조건부 석방 명령을 내렸다. 그는 법원의 명령에 따라 진료와 교회 예배 때만 외출이 허용되며 전자발찌를 찬 상태로 지내야 한다.

그의 변호인 측은 “보석보증금은 거액의 현금을 지불한 것이 아니라 가족·친지들이 주택을 담보로 내놓고 그가 도주할 경우 과태료를 물겠다는 서약서를 씀으로써 조건을 맞춘 것”이라고 설명했다.

크리스토퍼 안의 변호인은 17일 “어제 오후 의뢰인이 LA 메트로폴리탄 구금센터에서 보석으로 석방됐다”며 “보석 심리 중에도 언급됐듯 현재 의뢰인의 신변에 상당한 위협이 가해지고 있어 의뢰인의 거주 장소 등은 철저히 비공개로 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변호인 측은 의뢰인의 신변 안전을 최우선으로 두고 향후 재판에서는 스페인으로의 송환이 부당하다는 점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알려졌다. 변호인 측은 그동안 법정에서 “크리스토퍼 안이 스페인으로 송환되면 북한으로 신병이 넘겨질 수 있다”고 그의 송환이 적절치 않다고 주장하고 있다.

로젠블루스 판사는 지난 3일 보석 재판에서 “북한 정부가 크리스토퍼 안의 생명을 위협하고 있다는 점을 연방수사국(FBI)이 확인했다”며 “그는 독재정권의 명백한 살해 표적이다”라고 말한 바 있다.

▲ 반북단체 자유조선은 지난 5월 29일(현지시간) 홈페이지에 김정남의 아들 김한솔(왼쪽)과 그를 안전한 곳으로 대피시켜줬던 한국계 미국인 크리스토퍼 안의 사진을 공개했다. [사진=뉴시스]

크리스토퍼 안은 일단 풀려났지만 스페인으로의 송환 절차와 관련된 재판에서 법정 공방이 계속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연방 검찰은 크리스토퍼 안의 석방에 반대했으며 스페인과의 범죄인 인도조약에 따라 그의 신병을 스페인으로 넘겨줘야 한다는 입장이다.

스페인 정부는 크리스토퍼 안이 북한대사관 습격 사건에 가담한 7명의 용의자 중 한 명으로 지목하고 그에 대한 체포 영장을 발부했다.

크리스토퍼 안을 비롯한 ‘반북단체 자유조선(옛 천리마민방위)’ 회원 7명은 지난 2월 스페인주재 북한대사관을 습격해 직원들을 결박하고 폭행한 뒤 대사관의 컴퓨터 하드드라이브와 이동식 메모리 등을 빼앗아 달아난 혐의를 받고 있다. 자유조선의 리더 에이드리언 홍 창도 같은 혐의로 체포 영장이 발부됐으나 행방이 묘연한 상태다.

자유조선은 사건 직후 스페인 대사관 습격 사건의 배후임을 자처했으며, 이후 미국 연방수사국(FBI)과 접촉해 북한 대사관에서 가져온 자료를 공유했다고 주장했다.

미국 해병대 출신인 크리스토퍼 안은 2017년 북한 김정은 정권으로부터 암살된 김정남의 아들 김한솔을 구출할 당시 에이드리언 홍 창과 함께 주도적 역할을 담당한 인물로 잘 알려져 있다.

[임보련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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