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좌 버리고 사랑 선택한 말레이시아 전 국왕, 결국 이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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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란탄 왕실 “‘클란탄의 왕비’로 불릴 사람 없다”

임보련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9-07-21 11:06:31

▲ 말레이시아 클란탄주 전 술탄인 무하맛 5세가 공개한 러시아 미스 모스크바 출신 모델 옥사나 보예보디나와의 이슬람식 결혼사진 [사진=뉴시스]

‘왕좌를 버리고 사랑을 선택’해 전세계적으로 많은 관심을 받았던 말레이시아 전임 국왕과 러시아 국적 여성 모델이 1년의 짧은 결혼생활 끝에 이혼했다.

말레이 현지매체 뉴스트레이츠타임스(NST)는 17일(현지시간) 말레이시아 클란탄주의 전 술탄인 무하맛 5세(50)와 러시아 미스 모스크바 출신 모델 리하나 옥사나 보예보디나(26)의 이혼 소식을 보도했다.

NST는 이들이 지난 6월 22일 싱가포르의 샤리아(이슬람법) 법원에 이혼 신청을 했고, 이달 1일 이혼이 확정됐다는 사실을 복수의 소식통에게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7월 1일 이혼이 확정됐다.

클란탄주 부지사는 이에 대한 언론의 사실 확인 요청에 “알고 있는 바가 없고, 공식적인 정보가 없기 때문에 발언할 수 없다”며 언급을 피했다.

이혼 사유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이혼은 무하맛 5세가 아랍어 ‘딸락(talak·이혼)’을 3차례 선언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이슬람 전통에 따르면 이는 ‘남편의 일방적인 주장에 의한 이혼’으로 이혼을 취하할 수 없고 재결합도 원칙적으로 금지된다.

일각에서는 지난 5월에 태어난 아들이 국왕의 아들이 아닌 것으로 판명돼 국왕이 대노했으며, 왕실의 권위를 지키기 위해 이혼을 결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현지 언론이 밝혔다.

클란탄주 왕실은 지난 15일 성명에서 “왕실의 공식 발표 없이 ‘클란탄의 왕비’로 불릴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선을 그었다. 보예보디나는 언론과 SNS에서 클란탄의 왕비로 불려왔지만 클란탄주 왕실로부터 공식적으로 인정받지 못했다.

누리꾼들이 보예보디나의 인스타그램에서 이혼 사실 여부를 물었지만, 그는 무하맛 5세와 서로 사랑을 약속하는 동영상을 대신 올리며 해당 질문에는 답글이 달리지 않았다.

무하맛 5세와 보예보디나는 지난해 6월 7일 결혼했고 11월 22일 러시아 모스크바 근교에서 비밀 결혼식을 올렸다. 무하맛 5세는 보예보디나와의 비밀 결혼과 보예보디나의 과거 섹스스캔들 공개로 후폭풍을 맞았다. 1월 6일 국왕 직무에 복귀한 직후 전격 퇴위해 세간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무하맛 5세 부부는 결혼 두 달여 만에 이혼 결심을 했다는 뉴스가 나왔지만, 보예보디나의 임신 사실이 공개된 뒤 불화설이 잦아들었다. 지난 5월 21일 이들 부부사이에 아들이 태어났다. 무하맛 5세의 첫째 아들로 보예보디나는 지난달 자신의 SNS에 득남 사실을 알리면서 ‘말레이시아의 미래의 왕이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하지만 NST는 왕족이 아니면 왕이 될 수 없다고 밝혔다. 아들 출산으로 사태는 마무리되는 듯 했으나, 득남한지 2개월 만에 이들의 로맨스는 결국 마침표를 찍었다.

말레이시아에서는 9개 주 최고 통치자들이 5년 임기의 국왕직인 ‘양 디-페르투안 아공’을 돌아가면서 맡는다. 이 임기를 채우지 못한 사람은 무하맛 5세가 처음이다.

보예보디나는 2015년 미스 모스크바 대회에서 우승했다. 2016년 러시아의 한 대학 경영학과에서 마케팅을 전공했고 같은 해 뷰티살롱을 열었다. 이듬해 말레이시아의 문화와 역사 공부를 위해 쿠알라룸푸르에 왔다. 모하맛 5세와의 결혼을 위해 지난해 4월 이슬람으로 개종했다.

[임보련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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