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이란 무인기 격추, 이란은 유조선 억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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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무즈 해협서 미국·이란 갈등…일촉즉발 상황

임보련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9-07-21 11:01:25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 해군 강습상륙함 ‘복서(Boxer)’가 호르무즈 해협에서 미 군함에 약 900m까지 근접 비행해 위협을 가한 이란 무인정찰기(드론)를 격추했다고 18일(현지시간) 밝혔다. [사진=뉴시스]

호르무즈 해협에서 미국과 이란의 갈등이 극에 달하고 있다.

이란이 미국의 동맹국인 아랍에미리트(UAE) 선적으로 추정되는 유조선을 억류했고 미국 해군은 이란의 무인기를 격추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8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해군 강습상륙함인 복서(Boxer)함과 관련해 오늘 호르무즈 해협에서 일어난 일을 모두에게 알리고 싶다”면서 걸프 해역 입구인 호르무즈 해협에서 이란 무인정찰기(드론)을 격추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의 드론은 미국 해군 강습상륙함 USS 복서함에 매우 가까운 거리, 약 1000야드(약 914m) 거리에 접근했다”며 “복서함은 이란의 드론에 대해 방어적인 조치를 취했다”고 전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물러나라는 복서함의 여러 차례 경고에도 불구하고 선박과 선원의 안전을 위협했다”면서 “이란 드론은 즉시 파괴됐다”고 덧붙였다.

그는 “그 드론의 접근은 국제 공역에서 운행하는 함정에 대한 수많은 도발적이고 적대적인 행동 중 가장 최근의 일”이며 “미국은 국제 무역과 항행의 자유를 저해하는 이란의 시도를 비판하고 우리 시민들과 시설을 방어할 권리가 있다”고 밝혔다.

조너선 호프만 미 국방부 대변인도 이날 성명을 통해 “복서함은 공해상에 있었으며, 드론이 위협적인 범위에 들어선 이후 방어 조치를 취했다”고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른 나라들도 호르무즈 해협에서 선박을 보호하고 협조할 것을 촉구했다.

복서함은 미국이 최근 이란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항공모함 ‘USS 에이브러햄 링컨’ 등과 함께 중동 지역에 배치한 병력 중 일부다.

이란 혁명수비대는 19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의 드론격추 주장은 거짓이라며 드론이 촬영한 사진들을 공개하겠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하지만 미국 정부는 이란 드론 격추가 확실하다는 것을 거듭 강조했다고 미 언론들이 전했다.

한편 이란 혁명수비대는 지난 14일 아랍에미리트를 오가던 유조선을 억류했다. 이들이 나포한 선박은 미국 우방국 중 하나인 아랍에미리트를 오가는 유조선으로, 미국에게 경고를 주려는 것으로 분석된다.

혁명수비대는 이날 성명을 내고 “이란의 밀수꾼들에게 공급받은 이란산 원유를 호르무즈 해협에서 옮겨 실으려던 유조선과 선원12명을 나포해 남부 라라크 섬에 억류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나포된 유조선은 파나마 선적의 리아호로 알려졌으며 14일 새벽 호르무즈해협에서 이란의 소형 선박들로부터 석유 연료를 넘겨받아 다른 외국배로 옮겨 싣던 중이었다. 이후 선박 자동식별장치(AIS)를 끈 채, 이란 영해로 옮겨졌다. 이란 측은 억류된 유조선에 대한 자세한 정보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미국은 이란이 리아호를 나포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지만 이란 외무부는 16일 조난 신호를 받고 구조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미국 국무부는 이날 성명에서 “호르무즈 해협과 부근의 안전한 항행을 계속 방해하는 이란 혁명수비대의 행태를 강하게 규탄한다”며 즉각적인 선원·유조선 석방 및 불법행위 중단을 촉구했다.

미 국무부와 국방부는 걸프 해역에서 배가 안전하게 운항할 수 있도록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원유를 거래하는 관련 국가와 함께 ‘호르무즈 호위 연합체’를 2주 안으로 구성하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임보련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임보련 기자 bllim@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