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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규의 음양오행 경제

자살하는 사람에 대하여

자살을 선택하는 이유는 더 이상 삶과 싸우기 싫기 때문이다

스카이데일리(skyedaily@skyedaily.com)

필자약력 | 기사입력 2019-07-21 13:45:28

▲ 명리학자 김태규 칼럼니스트
얼마 전 정두언 전 의원이 갑자기 세상과 이별했다. 자진(自盡)한 것으로 여겨진다.생년월일을 보니 1957년 3월 6일로 되어 있는데 전라도 광주 출생이면 거의 음력일 것으로 본다. 게다가 얼굴의 상(相)으로도 태어난 날이 정화(丁火)임이 분명하다.
 
이에 운세 순환을 살펴보면 태어난 해인 1957년, 또 60년이 흐른 2017년 즉 정유(丁酉)년이 입춘(立春) 바닥이 된다.
 
사망일은 2019년 7월 16일이니 기해(己亥)년 신미(辛未)월 갑인(甲寅)일, 그럴 법도 하구나 싶어 절로 탄성이 나온다. 그 양반에게 있어 현 운세 흐름은 모든 길이 다 막혀서 막막한 형국이다. 더 이상 희망을 걸어볼 데가 없다고 낙담한 것으로 보인다.
 
언젠가 인터뷰 기사를 보니 나름 하나님에 대한 믿음도 있는 것 같았는데 그저 막연하게라도 시간을 벌면서 좀 더 인내하다 보면 인생의 새 길도 나타났을 것이다. 안타까워서 해보는 얘기이고 그럴 가능성도 적지만 만일 나 호호당과 인연이 되었더라면 결코 그렇게 되진 않았을 거란 생각이다.
 
인연이 되었더라면 하는 아쉬움
 
이 양반아, 쓸데없는 소리말고 앞으로 7년 반만 나 죽었소! 하고 눈 딱 감고 지내보시오. 단언컨대 분명 새 길을 만나서 또 다시 즐겁게 살아갈 만할 터이니 말이오. 이렇게 얘기해주면서 만류할 수 있었을 것을.
 
1980년, 바닥으로부터 23년이 흐를 무렵, 즉 운세의 하지(夏至) 무렵 행정고시에 합격했으니 얼마나 꿈이 컸겠는가. 게다가 타고나길 집념 강한 노력가였음이 분명하다. 그런데 태어난 계절과 사주 구조로 볼 때 흥도 많지만 반대로 심한 좌절감에도 빠질 수 있어서 이번에 이런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 같다.
 
입춘 바닥 1년 전인 2016년 총선에서 낙선된 뒤론 사실상 길이 없었을 것이다. 2012년 총선에서 당선되긴 했으나, 2013년 말로서 권력이 박근혜 쪽으로 넘어간 뒤로 새누리당 내에선 어차피 비주류였을 것이고 이어서 총선에서 낙마했으니 말이다.
 
이제 고인이 된 정두언 씨는 2000년대 중반만 해도 차기 대권주자인 이명박 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서 ‘숨은 실세’란 평을 들었고 2007년 말, 이명박 정권이 등장하자 초반엔 그야말로 위세가 대단했다. 그러던 사람이 미처 15년이 지나지 않아 이 세상 사람이 아니라고 하니 그야말로 권력의 무상함을 절감케 한다.
 
정치는 허업(虛業)이어서
 
이에 문득 정치는 허업(虛業)이라고 했던 고 김종필 씨의 말이 생각난다. 허업(虛業), 헛된 일이란 뜻이다.
 
여느 사업과는 달리 정치적인 권력이나 권세란 것은 얻어도 잠시인 것이고 오래 붙잡아둘 순 없다는 의미에서 정말로 그렇다. 특히 우리나라는 전 정권과 그 사람들에 대해선 가혹하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춘분 근처에 태어난 사람은 조울증 기질이 있으니
 
태어난 계절이 3월 23일 경의 춘분(春分)을 기점으로 앞뒤 보름 정도 안에 태어난 사람은 기본적으로 조울증 기질이 있다. 이번 정두언 의원 역시 그렇다.
 
춘분은 그 이전까지 밤이 더 길다가 이윽고 낮과 길이가 같아지는 때, 어둠이 빛을 이기다가 이제 막 그 세력이 같아지는 때이다. 그런 까닭에 이 무렵에 태어난 사람은 우울한 감정과 밝은 감정이 심하게 교차하는 심성을 가진다. 바로 조울증 기질이다.
 
낮이 긴 때에 태어난 사람은 기본적으로 명랑하고 의욕도 많다. 하지만 이 역시 장점이자 단점이 된다. 뭐든 쉽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어서 가끔 낭패를 보기도 한다. 밤이 긴 때에 태어난 사람은 기본적으로 우울한 편에 욕심이 많지 않다. 이 또한 장점이자 단점이다. 좀 더 크게 바라봐도 되건만 스스로 자제하기 때문이다. 돌아와서 얘기, 춘분에 태어난 사람은 낙관과 비관이 순간순간 바뀐다는 점이다.
 
그런가 하면 우울증 환자가 자살을 택하는 시기 역시 춘분 무렵이 많다는 점이다. 겨울엔 어둠이 지배하는 때, 그냥 우울함 속에서 그냥 시간을 보내기에 자살을 택할 의지가 약해다. 하지만 춘분 무렵이 되면 서서히 빛이 길어지면서 갑자기 용기를 내고 결단을 내리기 때문이다. 정확히 말하면 또 다시 한 해를 살아갈 엄두가 나지 않아서 그런 선택을 한다.
 
물론 해마다 춘분이 되면 그렇다는 것은 아니다. 60년 운세 순환에 있어 바닥 근처 즉 입춘 바닥을 전후해서 앞뒤로 10년간이 그런 위험한 시기가 된다.
 
아픈 추억이 되살아나다. 우울증으로 자살을 택한 케이스 중에는 나 호호당 개인적으로도 아픈 추억이 있다. 이젠 10년도 더 된 얘기이다. 오늘 글을 이렇게 정한 까닭도 이 일이 생각나서였다.
 
지방에서 한의대를 다니던 재기발랄한 청년이 나를 찾아왔다. 얘기 중에 자신이 우울증을 앓고 있다는 점도 털어놓았다. 태어난 날 일간(日干)이 정화(丁火)였고 3월 생인 것으로 기억한다. 나 역시 정화(丁火)인 까닭에 쉽게 정이 갔고 그 바람에 그 이후로도 여러 차례 찾아왔다.
 
그 청년이 우울증을 앓게 된 데에는 부모, 특히 어머니의 영향도 컸다. 인문계 쪽으로 가려는 아들에 대해 그 어머니는 의대를 가라, 그렇지 않으면 최소한 한의대를 가라는 바람에 결국 한의대에 진학했는데 그 이후 심한 좌절을 느끼면서 병세가 심해졌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찾아왔을 때 손수 달인 경옥고 한 단지를 들고선 내 작업실로 들어왔다. 그냥 여느 때처럼 대했고 함께 저녁을 먹은 뒤 그 청년은 집으로 내려갔다. 그런데 헤어지는 순간 느낌이 이상해서 농담조로 ‘야, 너 영영 작별하려고 온 건 아니지?’ 하고 물었다. 청년은 밝게 웃으면서 ‘아니예요’ 하고선 떠나갔는데 기분이 묘했다. 밝은 웃음이었지만 눈빛은 슬프고 서늘했었기 때문이다.
 
그 다음 날 그 청년은 세상을 떴다. 며칠 뒤 그 어머니가 전화를 해서 알게 되었다. 우리 아들이 선생님을 만나고 오면 상태가 좋아지곤 했거든요 하는 얘기도 들려주었다.
 
붙잡았어야 했는데, 너 뭔가 이상하다, 나하고 얘기를 더 해 하고 시간을 끌었어야 했다는 자책감이 그 후로 몇 년간 나를 괴롭혔다. 지금도 그 눈빛이 내 눈에 선하다.
 
이럴 땐 나는 이런 생각을 한다. ‘죽고 나면 가게 되는 그곳은 삶도 죽음도 없는 곳, 그곳에서 편히 지내시오’라는 말로서 망자를 위로하고 또 나 자신을 위로한다. 때론 가을 낙엽을 바라보면서 ‘보아라, 사라지고 스러지는 것 역시 실은 극히 자연스럽지 않은가’ 하는 생각도 해보지만 그저 그 놈의 정(情)이 무거울 뿐이다.
 
이 세상은 사랑하고 다투는 곳이기에
 
이 세상은 사랑하고 또 한 편으론 다투는 곳이다. 태어난 자의 숙명이다. 종교에선 다툼에 대해선 얘기하지 않고 사랑하라고만 말하지만 그건 진실의 반쪽이다.
 
스스로 목숨을 끊는 우울증 환자가 그런 선택을 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더 이상 싸우기 싫기 때문이다. 적어도 나는 그렇게 본다. 싸워야 할뿐 아니라 싸워서 이기려면 용기와 의지가 필요한데 우울증 환자는 그럴 힘을 낼 수 없다고 판단한 나머지 그 같은 선택을 한다고 본다.
 
자살로 마치긴 했어도 그게 반드시 비극이 아닌 경우도 있으니 안락사가 그것이다. 더 이상 살 가망이 없는데 고통만 길게 이어진다 싶을 때의 선택이다. 정신분석학을 창시한 지그문트 프로이트는 수십 차례의 구강암 수술 끝에 너무 지겨워서 친구인 의사를 통해 약물로 안락사를 했고, ‘노인과 바다’의 작가 어니스트 헤밍웨이는 수렵총으로 한 방에 갔다.
 
프로이트의 경우 입춘 바닥으로부터 10년 만의 일이었고 헤밍웨이는 입춘 바닥 다음 해에 그랬다. 이런 경우는 더 살 수도 있었겠지만 무의미했던 것이다.
 
우리나라와 일본, 특이한 환경의 나라
 
우리나라는 부끄럽게도 전 세계에서 자살률이 가장 높다. 예전엔 일본이 워낙 높아서 이상하게 여겼는데 어느덧 우리가 더 그렇다. 당연히 노인 자살이 많다, 빈곤과 병환에 시달리다 보면 그 일부가 그런 선택을 하는 것이다.
 
우리와 일본이 특이한 것은 자살률이 높은 나라들은 대부분 춥고 빛이 적은 북유럽 쪽임에 반해 우리나 일본은 온대 기후임에도 그렇다는 점이다. 사회적 경쟁과 갈등의 압력이 심한 까닭일 것이다.
 
노인들 중에 26%가 살아서 뭐하나 싶고 때론 죽고 싶다는 통계가 있었다. 운명의 순환이 60년이니 그 중에 15년은 당연히 이모저모 어려운 시기일 수밖에 없을 것이니 그럴 것이다. 다만 수치 26%는 1/4인 25%를 넘어서고 있다는 점에서 역시 문제라 본다.
 
우리 모친은 만 89년을 살다가셨다. 인생 중년에 풍파를 겼었지만 긍정적인 사고의 소유자였기에 넘어설 수 있었다고 본다. 참으로 대단한 삶이었다. 보기에 나 역시 그래야지 하는 의욕이고 생각이다. 지금 65세, 그러니 앞으로 25년이다. 완주(完走)해야지!
 
목성의 별빛 아래
 
올 여름 밤은 늘 목성이 눈에 띈다. 얼마 전엔 보름 달 밑에 매달려 있는 바람에 UFO 소동도 있었다. 목성은 공전 주기가 12년에 가까워서 옛날엔 연도를 알려주는 별 즉 세성(歲星)이라 했다. 또 장수를 주관한다 해서 수성(壽星)이라 하기도 했다. 수명을 관장하는 목성의 빛을 매일 밤 대하고 있으니 올해만큼은 자살이 좀 줄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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