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수출규제와 타다 상생안 공통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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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수출규제와 타다 상생안 공통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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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현범 기자페이지 + 입력 2019-07-23 02:02:53

최근 일본의 대(對) 한국 수출규제를 두고 국내에선 비판 여론이 들끓고 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막론하고 일본산 제품에 대한 불매운동이 국민들 사이에서 들불처럼 번지고 있을 정도다. 국민들이 일본의 수출규제를 두고 이토록 격한 반응을 보이고 있는 이유는 정치적 문제를 경제적 보복으로 대응했다는 이유에서다.

그간 우리나라와 일본은 숱한 정치적 갈등 속에서도 경제문제에서 만큼은 굳건한 협력관계를 유지해 왔다. 야스쿠니신사 참배부터 교과서 검정, 위안부 문제 등으로 갈등을 겪던 상황에서도 통화스와프, 투자협정, 비자면제, 자원개발을 위한 제3국 공동진출 등 다양한 경제분야에서 협력을 전개해 왔다.

그런데 이번에 일본 정부가 수출규제를 강행하면서 그간 한일 양국이 암묵적으로 지켜왔던 정경분리 기조를 깨버렸다. 일본 정부는 안보상 이유를 내세우고 있지만 스스로 강제징용 배상 요구와 위안부 문제 해결 방안을 두고 노골적으로 불만을 드러내는 등 정치적 문제를 경제 보복으로 대응했다는 걸 사실상 시인했다.

국제사회에서도 일본의 수출규제를 바라보는 시선이 그리 좋지 않다. 지난 6월 아베 총리는 오사카에서 개최된 ‘G20 정상회의’ 공동성명서에서 “자유롭고 공평하며 무차별적이고 투명한 무역과 투자환경이 중요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G20 의장국으로서 자유무역의 중요성을 강조해놓고도 이를 지키지 않고 있다는 반응이 나온다.

아베 총리가 대내외 비판이 예상되는 상황에서도 수출규제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된 배경에는 정치적 노림수가 깔려 있다는 게 대다수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일본 참의원 선거를 대비해 아베 자민당의 입지를 굳히기 위한 행보라는 것이다. 실제 일본의 경우 극우성향이 짙은 자민당이 정권 대부분을 원내 1당으로 집권했을 정도다. 결국 일본의 대 한국 수출규제는 표심을 염두한 아베 총리의 정치적 결과물인 셈이다.

그런데 최근 정부와 여당이 내놓은 타다와 택시업계 간 상생안 역시 정치적 목적을 채우기 위한 결과물이라는 인상을 지우기 힘들다. 정부가 공유·혁신경제 발전을 외치고 있는 것과 달리 정작 발표된 상생안을 살펴보면 온통 택시업계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내용밖에 없기 때문이다.

실제 국토부가 여당과 협의 끝에 발표한 ‘혁신성장과 상생발전을 위한 택시제도 개편방안’에 따르면 신규 플랫폼 운송사업을 하려면 기여금을 지불하고 기존 택시기사의 면허증을 매입해야만 영업을 할 수 있다. 또 사업자가 차량을 직접 소유해야만 영업을 할 수 있다.

자가용 등 유휴자원을 최대한 활용해 높은 범용성을 자랑하는 세계적인 공유경제 흐름과 정반대인 셈이다. 이는 결국 공유경제라는 새로운 플랫폼 운송사업은 금지한 채 또 하나의 택시회사를 만들라는 것과 다를 바 없다. 당장 차량 구입비용과 기여금까지 감안하면 아무리 혁신적인 서비스와 아이디어를 가진 기업이라도 돈이 없으면 시장 진입 자체가 불가능해진다. 결국 정부와 여당이 기득권인 택시업계의 반발을 무마하는 데만 초점이 맞춰져 있다보니 말로만 혁신을 외칠 뿐 공유·혁신경제 문턱만 높였다.

특히 내년 총선을 의식한 정부·여당의 과도한 택시업계 눈치 보기가 국민편익 외면으로 이어졌다는 인상을 지우기 힘들다. 이제 막 걸음마 단계에 불과한 공유경제 산업의 특성상 이해관계자가 택시업계보다 적을 수 밖에 없다. 내년 총선을 의식한 여당이 국민의 편익은 물론 혁신산업 성장은 외면한 채 택시업계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근본 문제를 해결하려 하지 않고 이를 정치적 목적 달성을 위해 이용한다는 점에서 결국 일본의 수출규제나 정부·여당의 타다 상생안은 별반 다를 게 없다. 정치 논리에 입각한 경제 해법을 추구한다는 점에서 더 그렇다. 정경분리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면 그 후폭풍은 고스란히 국민 피해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

임현범 hby6609@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