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퇴양난 현대重 노조, 조합원 반발 갈길 막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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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합비 인상 부결, 현장 조직 반발…집행부 신뢰도 하락, 투쟁 동력도 약화

조성우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9-07-24 10:00:21

사측과 첨예한 갈등을 이어오고 있는 현대중공업 노조가 조합원들의 반발로 인해 진퇴양난에 빠졌다.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 노조가 추진한 조합비 인상이 부결됐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조합비 인상에 대해 조합원 급감과 기장 증가로 인한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설명하며 향후 투쟁을 위해서라도 조합비 인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현대중공업 노조는 지난 18일 운영위원회를 열어 조합비 인상과 조합원 범위 확대 시행 규칙을 통과시켰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현재 기본급(184만8460원)의 1.2%로 책정돼 있는 조합비를 통상임금(388만5420원)의 1%로 인상하고 조합원 범위를 현재 조합원에 포함되지 않는 기장(과장급)까지 확대할 수 있도록 규칙을 변경했다.

현대중공업은 해당 안건이 통과될 경우 안정적인 재정 확보 및 조합원 증가 등을 통해 강도 높은 투쟁을 이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하지만 최근 진행된 임시대의원회의에서 해당 안건은 부결됐다. 의결 기준인 66.66% 찬성을 넘지 못한 것이다.

관련업계에서는 현대중공업 노조가 조합비 인상을 위해 대대적인 홍보를 진행하는 등 만전을 기했지만 현장조직 및 조합원의 반대 목소리가 여전히 큰 상황이라고 진단하고 있다. 실제로 대중공업 현장조직인 미래희망노동자는 유인물을 통해 “현장은 조합비 인상 문제로 논란이 많은데 현행 기본급 1.2%에서 통상임금의 1.2%로 무려 108.5%나 올리기 때문이다”며 “현재 적립금은 대략 134억원이나 있는데 도대체 쟁의비가 얼마나 더 필요하기에 조합비를 또 올리겠단 말인가”고 비판했다.

특히 “게다가 금속노조에 가입할 당시 절대 조합비 인상은 없고, 각종 파업투쟁금도 전액 지원받는 것처럼 단언하지 않았는가”며 “연간 조합비 약 30억원 중 47%(13억원)를 금속노조에 올려 보내는데 지부가 파업지원금으로 받은 돈은 10%도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에 “결국 피땀 흘려 모은 조합비가 조합원들에게 쓰이기는커녕 금속노조 곳간만 채운 격이다”며 “노조가 현장조직이 제기한 문제점을 무시하고 무리하게 인상안을 강행한다면 침묵하는 다수 조합원들의 거센 저항에 직면할 것이다”고 강조했다.

조합비 인상에 실패한 현대중공업 노조는 감소하고 있는 파업동력으로 인해 골머리를 앓고 있다. 노조가 사측의 법인분할 반대를 주장하며 지속적으로 파업을 전개해오고 있지만 조합원의 피로도 증가 등으로 인해 파업 참가 인원이 크게 줄어든 상황이다. 실제로 지난 18일 민주노총 총파업 때는 1만여명의 조합원 중 1000여명만이 파업에 동참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정적인 재정 확보에 실패하고 파업 동력을 잃어가고 있는 현대중공업 노조는 사측의 거액의 손해배상에 직면하게 됐다. 사측이 주주총회(이하·주총) 저지 과정에서 주총장을 점거하고 생산을 방해한 책임을 물어 노조에 90억원대 소송을 제기했다.

사측은 자체 추산한 손실액 92억원 중 우선 30억원에 대해 노조 측을 상대로 울산지법에 손해배상청구 소장을 제출했다. 또 현대중공업은 노조 측 재산 이동이나 사용 등을 방지하기 위해 노조와 간부 조합원 10명을 상대로 예금 채권과 부동산 등 30억원 가압류를 신청했고 법원은 받아들인 상황이다.

한편 현대중공업 노조는 오는 25일 노조 창립 32주년 기념행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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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우 기자 jsw5655@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