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북한 무기프로그램 지원한 ‘중국 기업인 4명 기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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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동홍샹 기업 대표 등…재판에 넘겨져

임보련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9-07-24 17:22:14

▲ 북한의 무기프로그램 지원으로 기소된 단동홍샹 그룹 대표 마샤오홍 [사진=看中國]

미국 법무부는 23일(현지시간) 북한의 핵무기와 탄도미사일 개발 등을 막기 위한 대북 제재를 회피해 북한 무기 프로그램을 지원하려 한 혐의로 중국인 4명을 기소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대량살상무기(WMD) 제조와 관련해 제재 대상인 북한 기업과 금융거래를 한 단동홍샹실업발전유한공사(丹東鴻祥實業發展有限公司)의 마샤오홍(馬曉紅·여·49) 대표와 경영진 3명이 뉴저지주 연방 대배심에 의해 전날 재판에 넘겨진 것으로 전해졌다.

마 대표와 함께 기소된 인물은 단동홍샹의 총지배인 저우젠슈(周建舒), 부(副)지배인 홍진화(洪錦花)와 재무 매니저인 뤄촨쉬(羅傳旭)이다. 이들은 국가비상경제권법(IEEPA) 위반, 미국 상대 사기 및 IEEPA 위반 음모, 대량살상무기 확산제재 규정(WMDPSR)에 따른 제한 위반 및 회피 음모, 금융기관들을 활용한 돈세탁 음모 등의 혐의를 받는다. 1997년 발효된 국제비상경제권법에는 미국의 안보에 위협이 될 수 있는 특정 국가, 회사, 개인 등에 대한 제재와 제재 유지 및 해제 등에 관한 내용이 담겨 있다.

단동홍샹은 산업 기계·장비 도매업체로, 주요 사업은 북한과의 수출입 무역이다.

기소장에 따르면 단동홍샹은 제재 대상인 북한의 단천상업은행, 조선혁신무역회사와 연계를 가진 조선광선은행(KKBC)과 거래했다. 단천상업은행과 조선혁신무역회사는 북한 최대 무기거래업체인 조선광업개발무역회사(KOMID)와 관련이 있어 미국의 제재를 받고 있다. 조선광선은행 역시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OFAC)에 의해 2009년 7월 특별지정제재대상(SDN) 목록에 올랐다.

존 데머스 법무차관보는 “마 대표는 경영진과 공모해 20여개의 유령회사를 앞세워 대량살상무기 확산에 관여한 제재 북한 기업을 대신해 불법 금융거래를 은폐한 혐의가 있다”고 밝혔다.

단동홍샹 측은 서인도제도 앙귈라와 영국령 버진아일랜드, 홍콩, 세이셸군도 등지에 위장회사들을 설립한 뒤 이들 회사를 동원해 돈 세탁을 시도한 것으로 드러났다.

혐의가 인정될 경우 이들은 최고 45년 징역형과 175만 달러(약 20억 6220만원)의 벌금형을 받게 된다.

미국 검찰은 2016년 8월 이들을 연방 대배심으로 넘긴 적이 있다. 대배심을 통한 이번 정식 기소는 혐의를 적발한지 약 3년 만에 이뤄졌다. 당시 미국은 형사 처분과 함께 재무부를 통해 단동홍샹과 최대주주 마샤오홍 등 회사 수뇌부 중국인 4명을 제재 리스트에 등재했다고 밝혔다. 재무부가 북한 핵무기·미사일 등 WMD 개발 프로그램과 관련해 중국 기업을 직접 제재한 것은 당시가 처음이었다.

검찰은 “마 대표와 그의 직원들은 제재 조치를 회피하고 대량살상무기 확산자들과 거래를 함으로써 미국을 기만하려 했다”고 지적했다.

단동홍샹의 대표 마샤오홍은 한때 중국 대북무역 가운데 5분의 1을 담당했을 정도로 영향력이 컸던 인물이다.

쇼핑몰 점원 출신인 마샤오홍은 국제 사회의 대북 제재를 기회 삼아 2000년부터 북중 접경인 단둥에서 무역 중개업으로 창업, 10여년 만에 회사를 북한과의 합작 회사 등 계열사 6개로 이뤄진 중견 그룹으로 키워냈다. 이런 성장에 힘입어 마샤오홍은 2011년에 단둥 10대 걸출 여성으로 선정됐다. 2012년엔 중국여성기업인협회가 수여하는 ‘걸출 여성기업인’ 칭호를 받기도 했다.

미 재무부는 지난 2016년 4명을 제재하면서 이를 중국 측에 통보했으며 중국은 단동홍샹에 대해 조사에 나섰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단동홍샹 그룹 본사는 2017년 봄 문을 닫았지만 다른 자회사는 영업을 계속 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임보련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임보련 기자 bllim@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