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러 한국 영공침해에 한·일 강력 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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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영공인지 언급 피해…독도 문제 의식한 것으로 보여

임보련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9-07-24 17:28:05

▲ 2014년 12월 말 독도의 동도와 서도 사이 앞바다에 띄운 초대형 태극기 모습 [사진=뉴시스]

미국 국방부는 23일(현지시간) “미국은 중국과 러시아 군용기가 한국의 영공(air space)과 방공식별구역(KADIZ)을 침범한 데 대한 한국과 일본의 대응을 강력 지지한다”고 밝혔다.

미국의 소리(VOA)에 따르면 이날 데이브 이스트번 미 국방부 대변인은 이메일을 통해 “미국은 동맹국인 한국과 일본을 강하게 지지한다”며 “특히 러시아 항공기의 영공 침범에 대한 이들 동맹의 대응도 강하게 지지한다“고 밝혔다.

이스트번 대변인은 “두 동맹국들과 러시아, 중국 간 외교 채널을 통한 후속 조치가 이뤄지는 동안 관련 움직임에 대해 지속적으로 모니터할 것”이라면서 “동맹 방어를 위한 미국의 약속은 철통과도 같다”고 설명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볼턴 보좌관이 동맹국들을 방문해, 한·미·일 안보협력을 논의하고 있는 시점을 노리고 의도적으로 한국 영공을 침범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23일 일본을 거쳐 한국을 방문했다.

러시아와 중국이 처음으로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연합 비행 훈련을 한 것을 두고 워싱턴포스트(WP)는 “경고 사격은 매우 이례적”이라고 밝혔다.

칼 슈스터 전 미 태평양사령부 합동정보센터 작전국장은 CNN방송에서 “경고사격을 했다는 것은 한국이 이를 심각하고 고의적인 행위로 보고 있다는 뜻”이라며 “경고사격을 필요로 하는 지점까지 뚫고 들어가는 것은 보통 영공을 뚫겠다는 고의적 결정의 결과”고 설명했다.

한편, 한일 대응을 강력하게 지지한다고 밝힌 이스트번 대변인은 러시아 군용기가 침범한 영공이 어느 나라 영공인지에 대해서는 명확히 지칭하지 않은 채 애매한 태도를 취했다. 러시아 군용기가 침범한 독도 인근 영공은 한국 영공이지만 일본이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다는 점에서 미국의 동맹인 한국과 일본의 입장을 동시에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일본은 러시아 군용기가 독도 영공을 침범했을 당시, 항공자위대 전투기를 발진시킨 후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의 가지회견을 통해 “다케시마는 일본 고유의 영토이며 러시아의 영공 침범에 대해선 일본이 대응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한국 측이 취한 조치는 일본으로서는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것으로 한국 측에 그런 취지의 항의를 했다”고 말했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23일 오전8시 중국 군용기(H-6 폭격기 2대)와 러시아 군용기(TU-95 폭격기 2대·A-50 조기경보통제기 1대) 등 5대의 군용기는 이어도 북서방 방공식별구역을 수차례 진입했다. 특히 러시아 A-50 조기경보통제기 1대는 독도 인근 한국 영공을 두 차례에 걸쳐 7분간 무단 침범했다. 외국 군용기의 한국 영공 무단 침입은 6·25전쟁 정전 이후 처음 있는 일이었다. 이에 한국 공군은 F-15K와 KF-16 등 전투기를 긴급 발진시켜 차단 기동에 나섰고 러시아 A-50 조기경보통제기 쪽으로 360여발의 경고사격을 가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이날 자국 군용기의 한국 영공 침범에 대해 중국 공군과 합동 초계비행을 한 것이며 제3국의 영공은 침범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임보련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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