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차상 문제 있다”…한국노총, 최저임금 재심의 요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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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결과정·내용 위법 등 주장한 한국노총…이재갑 장관 “절차상 문제 없어”

강주현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9-07-24 13:44:02

한국노동조합총연맹(이하·한국노총)이 최저임금위원회의 내년도 최저임금 8590원 결정안에 대한 이의제기서를 제출했다. 최저임금 결정 절차에 문제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정문주 한국노총 정책본부장은 24일 정부세종청사 고용노동부를 방문해 최저임금 이의제기서를 제출했다. 정 본부장은 최저임금 노동자위원으로 활동하다가 최근 심의·의결 과정의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사퇴 의사를 밝힌 바 있다.

이의제기서를 제출한 정 본부장은 “최저임금만 바라보고 사는 취약계층노동자들이 피눈물을 흘리고 있다”며 “내년 최저임금안이 내용과 절차에 하자가 있어 이의제기서를 제출한다”고 밝혔다.

한국노총은 이의제기서를 통해 “이번에 결정된 최저임금 2.87%인상안은 IMF 외환위기 때와 같은 매우 낮은수준으로 최저임금법에서 정한 근로자의 생계비, 유사 근로자의 임금, 노동생산성, 소득분배율 등이 전혀 고려되지 않은 위법한 내용이다”고 주장했다.

이어 “공익위원들이 수정안도 제시하지 않고 사용자 측 삭감안을 방조하다가 최종 결정시 실질 최저임금 삭감안에 동의함으로서 최저임금법을 무력화시킨 절차상의 문제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은 같은 날 간담회에서 내년도 최저임금안은 노사와 공익위원이 끝까지 심의에 함께 해 도출된 결과라는 점을 강조한 바 있다. 절차상 문제가 있는 것으로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장관은 재심의 여부 결정권을 가졌다.

이 장관은 지난 18일 최저임금위원로부터 넘겨받은 시급 8350원, 2.87% 인상 등 내년 최저임금안을 고시했다.

최저임금법에 따르면 노동자 단체와 사용자 단체는 최저임금안 고시 이후 10일 이내에 고용부 장관에게 이의신청을 할 수 있다. 고용부 장관은 이의제기가 들어오면 내용을 검토한 후 결과를 회신해야 한다. 고용부 장관이 ‘이유 있다’고 인정한 경우 10일 이상의 기간을 정해 최저임금위원회에 재심의를 요청할 수 있다.

지금까지 최저임금위원회에서 표결없이 합의한 경우는 7번이다. 전원 표결에 참여한 경우는 이번을 포함해 3번에 불과하다. 따라서 내용적 측면이 최저임금안의 타당성 여부를 판단하는데 있어 최대 관건이 될 것으로 분석된다.

한편 최저임금제도가 시행된 지난 1988년부터 총 24건(노동자 10건, 사용자 14건)의 이의제기가 있었지만 지금까지 받아들여진 적은 단 한 번도 없다.

[강주현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강주현 기자 jhkang@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