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실명제와 부동산실명제가 정착되고 국세청의 통합정보시스템이 구축되어, 소득 담세력을 측정하는데 일실의 위험이 없는 우리나라에서 발생하는 과다한 상속세는 이중과세의 금지의 원칙에서 풀어볼 수 있다. 우리나라 헌법은 이중과세금지원칙에 대하여 직접적으로 규정하고 있지 않지만 헌법재판소는 이중과세가 문제된 사안에서 이중과세가 조세법률주의, 실질과세원칙, 재산권침해, 평등원칙 등에 위반하기 때문에 위헌이라는 방식으로 한 단계를 더 거쳐 이중과세가 헌법상 원칙과 배치되므로 위헌이라는 결론을 도출한다. 어떤 과세가 이중과세에 해당한다면 납세자의 재산권을 침해하고 다른 납세자와의 형평을 저해하므로 이중과세를 조정해 주어야 한다. 이중과세를 조정하는 방법으로는 한 쪽에서 납부한 세금을 다른 쪽의 비용으로 인정하는 소득공제법(deduction method), 한쪽에서 납부한 세금을 다른 쪽의 세액에서 공제하는 세액공제법(credit method)등이 있다. 우리나라 상속세법에서는 소득단계에서 과세한 납부세액을 세액공제하는 것이 아니라 피상속인의 사망 당시 평가한 재산을 별도의 담세력으로 보아 상속세를 과세하고 기초공제, 배우자공제, 기타인적공제 등을 차감하여 이중과세를 완화시켜주는 정도이다. 따라서 소득단계에서 발생한 담세력에 대해 이미 납부한 세액을 충분히 공제받지 못한다면 상속세 납부 시 이중과세의 문제가 발생한다.

 

02. 가업승계에서의 자본이득세의 개념[capital gains tax]

 

자본이득세의 원칙적 정의는 자본자산의 매각에서 발생하는 이득과 손실에 대한 조세다. 자본자산은 1년 이상 보유하는 주식과 채권, 부동산, 기업 매각, 파트너 지분, 특허권 등을 포함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토지 건물의 양도로 인한 소득과 부동산에 대한 권리, 기타 자산의 양도에 의해 발생한 소득에 대해 과세하는 양도소득세가 있다. 가업승계와 관련된 자본이득세의 개념은 기업자산에 대하여 상속세를 과세하는 대신 향후 상속인이 지분을 양도할 때 자본이득으로 보아 양도소득세를 과세하는 개념이다. 과도한 상속세로 기업의 재산을 매각해야 되는 것을 방지할 수 있고, 향후 상속인의 지분 양도 시 양도소득세로 과세하게 되므로 이중과세문제도 발생하지 않게 된다.

 

03 현행 가업상속공제 대상기업의 상속세와 이월과세 적용방법

 

<상속세 및 증여세법 시행령> 제15조 제5항 제1호는 상속재산 중 가업에 직접 사용되는 토지, 건축물, 기계장치 등 사업용 자산을 가업상속재산으로 규정하고 있다. 법인기업의 가업상속공제는 피상속인이 보유한 주식이 대상이 되므로 법인 전체자산 중 업무무관자산이 차지하는 비율을 제외한 전체자산에 대해 공제를 받을 수 있다. 업무무관비율 판정 시 부채고려하지 않으므로 업무무관자산을 대출을 사용하여 보유하고 있다면 가업상속공제비율시 불리하게 작용한다. 한편 2014년부터는 세법을 개정하여 가업상속공제 대상기업의 범위를 매출액 3천억원 이하의 중견기업까지 확대함과 동시에 가업영위기간에 따라 최대 500억원을 한도로 가업상속재산가액의 100%를 공제하되, 피상속인 보유단계에서 발생된 자본이득에 대해서는 상속인이 양도하는 시점에 양도소득세로 이월과세한다. 즉 가업상속공제대상이 되는 지분은 공제로 인하여 상속 시 취득가액이 낮아져 양도 시 자본이득세가 발생하고, 공제대상이 아닌 지분에 대해서는 상속세를 납부하고 취득가액을 상속개시당시의 평가액으로 인정하고 추후 양도 시 양도소득세를 부과하게 된다.

  

04 국내기업의 지분상속에 대한 전면적 자본이득세의 과세필요성

 

우리나라 상속세는 전체세수의 2%내외이다. 부모 세대가 부를 축적하는 단계에서 이미 과세된 재산에 다시 상속세를 과세하는 것은 이중과세에 해당한다는 논리는 조세형평, 정치공학적 입장에서 반론이 발생할 수 있다. 그러나 자본유출을 막고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이 소득재분배에 보다 유용하다는 합리적 사고를 바탕으로 상속과세를 자본이득과세로 전환하는 나라가 늘어나고 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또한 기업승계를 위하여 정치권과 재벌 간의 불필요한 거래관계로 인하여 국가의 정체성이 무너지고, 기업의 자본과 경쟁력을 해외로 이전되는 게 현실이다. 기업이 가업승계에 대하여 합리적인 상속세와 예측가능한 기업영구성을 담보하기 위하여는 현행 상속세를 자본이득세로 전환하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