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신라젠 신화, ‘펙사벡’ 임상 중단 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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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용성 평가서 임상 중단 권고…신라젠 주식 하한가 직행

강주현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9-08-02 11:07:41

항암바이러스물질 ‘펙사벡’을 앞세워 신화를 써오던 신라젠이 초대형 악재와 마주했다. 펙사벡은 무용성 평가 결과 임상중단을 권고 받으며 글로벌 임상3상을 전면 중단하게 됐다. 한 때 코스닥 시장을 호령했던 신라젠은 장이 열리자마자 하한가를 기록했다.

신라젠은 현지시간 1일 미국 데이터모니터링위원회(DMC)와 항암바이러스물질 ‘펙사벡’의 간암 대상 글로벌 임상3상에 대한 무용성 평가결과 미팅을 진행했으며 임상 중단을 권고받았다고 2일 공시했다.

펙사벡은 항암제 신약 후보물질로 알려져 있다. 관련업계 등은 펙사벡이 상용화될 경우 수조원의 가치를 지닐 것으로 평가해왔다.

무용성 평가는 그 동안 진행해온 펙사벡 글로벌 임상3상의 유효성, 안전성 등을 중간 평가하는 것이다. 여기서 특별한 문제가 없다면 펙사벡 임상3상은 2020년 12월 완료를 목표로 그대로 진행할 수 있었다.

DMC로부터 임상시험 중단을 권고 받은 신라젠은 권고사항을 미국 FDA에 보고할 예정이라고 공시했다.

신라젠은 펙사벡을 개발하고 있던 미국 생명공학회사 ‘제네렉스(Jennerex)’를 인수하며 본격적으로 펙사펙 개발에 힘을 쏟기 시작했다. 문은상 신라젠 대표는 부산대학교 치과대 교수 시절 펙사벡 논문을 접한 후부터 펙사벡에 높은 관심을 보여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신라젠은 2015년 말부터 펙사벡 글로벌 임상3상을 진행해왔다. 임상3상은 진행성 간암환자 600명을 대상으로 펙사벡 종양내 투여 후 기존 간암치료제 넥사바를 투여한 군 300명과 넥사바 단독투여군 300명의 전체 생존율을 비교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펙사벡은 종양세포에 침투해 증식한 뒤 이 세포를 터뜨리면서 동시에 주변 면역세포의 활성도를 높이는 작용기전을 가진다. 넥사바 치료효과를 더 높일 것으로 기대를 모아왔다. 하지만 이번 무용성 평가 결과에 따라 펙사벡은 유효성을 입증하지 못한 것으로 분석된다.

펙사벡 임상 중단 소식이 들리며 신라젠 주가는 장이 열리자마자 하한가를 기록했다. 전일 4만4550원에서 29.97% 떨어진 3만1200원에 주식이 거래되고 있다. 시가총액도 2조원 수준으로 내려앉았다.

신라젠은 펙사벡을 중심으로 업계 안팎의 관심을 받으며 코스닥 시장을 호령해왔다. 한 때 시가총액은 7조원을 넘었고 주가는 10만원을 상회했다. 하지만 뚜렷한 실적 없이 기대감으로 주가가 오른 까닭에 크고 작은 소식에 주가가 여러 차례 요동쳤다. 회사 임직원과 대주주 등이 주식을 대거 매도해 주가가 전 거래일 대비 10% 가량 떨어진 적도 있었다.

최근엔 신현필 신라젠 전무가 소유 주식 16만 7777주를 장내 매도한 소식이 알려지며 신라젠 주가는 11%나 떨어졌다. 임상 결과가 좋지 않아 회사 임원이 주식을 매각한 게 아니냐는 불안감이 조성됐기 때문이다. 신라젠은 신 전무의 매각에 대해 펙사벡 임상과 무관하며 개인 세금, 채무 등의 문제 때문이라고 해명하기도 했다.

[강주현 기자 / 시각이 다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강주현 기자 jhkang@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