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성 물류창고 화재 원인 ‘무허가 위험물질’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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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규정보다 193배 많은 위험물질 보관”…불법 정황 포착

김진강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9-08-11 13:09:42

▲ 8일 경기도 안성시 체육관에서 화재진압 중 순직한 고(故) 석원호 소방위에 대한 영결식이 거행됐다. 석 소방위은 지난 6일 화재 현장에서 생존자를 한명이라도 더 구하겠다며 지하층에 진입하던 중 원인을 알 수 없는 폭발로 순직했다. [사진=뉴시스]

故 석원호 소방위의 목숨을 앗아간 안성시 물류창고 화재의 직접적인 원인이 창고 내에 다량 보관돼있던 ‘무허가 위험물질’의 이상 발열일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경기도 소방재난본부가 실시한 조사 결과 물류창고 내에 규정보다 최대 193배 이상 많은 ‘무허가 위험물질’이 저장돼 있었던 것으로 드러난데 따른 것이다. 경기도는 면밀한 조사를 통해 사고 원인을 철저하게 규명하는 한편 불법행위가 사실로 확인될 경우 강력 처벌하기로 했다.

김용 대변인은 9일 경기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6일 13시14분 발생한 안성시 양성면 석화리 34-2번지 물류창고 화재에 대한 중간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김 대변인은 “폭발을 동반한 화재로 지하 1층과 지상 2층 건물이 전소됐고 안타깝게도 화재 진압과정에서 안성소방서 소속 소방관 1명이 순직하고 10명의 부상자가 발생하는 등 총 11명의 인명피해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또한 “관계자 진술을 통해 화재 당시 지하 1층에 ‘아조비스이소부티로니틀린’이라는 제5류 위험물이 4톤가량 보관돼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이어 “이 위험물은 충격이나 마찰에 민감해 점화원이 없더라도 대기온도가 40℃ 이상일 경우에는 이상 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며 “폭발우려가 매우 높은 ‘자기반응성 물질’로 분류된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 위험물이 보관 중이던 지점을 중심으로 기둥, 보, 벽체 등이 붕괴된 것이 관찰됐다”며 “이 지점 부근에 설치된 ‘열센서 감지기’가 최초로 동작한 사실도 확인됐다”고 밝혔다.

김 대변인은 “이 같은 상황을 종합해볼 때 최초 발화지점은 지하 1층 위험물 보관지점으로 잠정 추정하고 있다”며 “화재 당시 안성시 양성면이 36℃의 폭염상태였다는 점과 대기온도가 40℃ 이상일 경우 반응을 일으키는 위험물의 특성을 고려해 발열반응이 일어날 수 있는 조건이 아니었는지 추가 조사를 통해 확인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현재까지 드러난 불법 사실과 사고재발방지 대책도 설명했다. 불법 사실을 보면 물류창고 지하 1층에는 제5류 위험물질인 ‘아조비스이소부티로니틀린’ 38여 톤 보관돼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또 같은 물류회사 인근 창고에는 제4류 제3석유류인 ‘1,3-프로판디올’ 9만9,000여ℓ가 보관돼 있던 것으로 확인됐다.

‘아조비스이소부티로니틀린’과 ‘1,3-프로판디올’의 지정수량이 각각 200kg, 4,000ℓ인 점을 고려할 때 각각 지정수량의 193배, 24배를 초과하는 위험물질이 보관돼 있었던 셈이다.

김 대변인은 “이번 화재가 사익을 목적으로 공공의 위험을 초래해 소방관의 목숨을 앗아간 사건인 만큼 엄격하게 수사해 위법행위에 대해서는 강력하게 처벌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행 위험물안전관리법은 지정수량 이상의 위험물을 저장 또는 취급한 자에 대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김진강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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