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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희토류 산업협회가 중국 희토류를 미중 무역전쟁의 무기로 쓰는데 적극 지지하겠다는 뜻을 표명하고 나서 미중 무역전쟁의 양상은 환율전쟁에 이어 희토류 전쟁까지 전방위로 확산되는 양상이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의 자매지인 환구시보의 영문판 ‘글로벌타임스’는 지난 8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지난 주 중국 수입품에 추가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발표한 이후 중국 희토류산업협회가 자국의 희토류 수출업자들에게 더욱 신중할 필요성이 있다는 뜻을 분명히 밝히고 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중국 내 300여개 희토류 채굴·가공·제조업체로 구성된 이 협회는 성명서를 통해 “지난 5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중국 장시성에 있는 주요 희토류 공장을 방문했을 때 내놓은 ‘지침’을 연구할 것이다”고 발표했다.
협회의 성명서에는 미중 무역전쟁에 대해 직접적인 언급은 없었다. 하지만 지난 수요일 협회 사무국이 발표한 회의록에 따르면 협회는 미국 관세 타격을 “약자 괴롭힘(bullying)”이라 칭하면서 “가속화되는 미국과의 무역전쟁에서 중국 희토류 기업들이 중국의 반격을 지지할 것이다”는 입장을 천명했다.
협회가 발표한 성명서는 “중국 희토류 기업들이 스마트 폰에서 초정밀 미사일에 이르기까지 현대 첨단기술에 널리 쓰이는 17가지 귀중한 요소, 즉 ‘희토류의 특수성’을 파악해야한다”는 주장을 담았다.
미국은 지난 주 3000억 달러의 중국 상품에 대해 추가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것이 관철되면 추과 관세 적용을 받는 중국산 수입품은 97%에 이르게 된다. 글로벌타임스에 따르면 미국이 크게 의존하는 중국 희토류에 대해서 이전에는 관세 폭탄이 내려지지 않았다.
중국 희토류산업협회는 “우리는 (미국의) 관세 부과를 모두 고객들에게 전가할 것”이라며 "미국 소비자는 미국 정부가 (중국에) 매긴 관세 비용을 부담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희토류는 말 그대로 희귀한 흙(Rare earth) 원소 17종류를 총칭하는 말이다. 원소기호 57번부터 71번까지의 란타넘(란탄)계 원소 15개와, 21번인 스칸듐(Sc), 그리고 39번인 이트륨(Y) 등 총 17개 원소가 있다.
희토류는 화학적으로 매우 안정적이고 건조함에도 잘 견딘다. 또 열 전도율이 뛰어나 전자제품, IT산업, 스마트폰 산업 등에 필수적인 원료다. 특히 전기 자동차 등 친환경 자동차와 저탄소 녹색성장에 필요한 영구자석 제작에 사용되는 물질이다.
농축되지 않은 원소 형태로는 지구 지각에 풍부하게 존재하지만 전 세계 생산량의 대부분이 중국에서 생산된다. 중국이 세계 최대 매장량을 보유하기도 하지만 처리과정 때문이기도 하다.
중국은 전 세계 희토류 생산량의 95%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2011년 미국 USGS 자료에 따르면 중국은 약 5500만 톤의 희토류를 매장하고 있다. 중국 희토류협회는 매장량을 1억톤으로 추정하기도 한다. 미국은 1300톤의 매장량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희토류는 채굴, 분리, 정련, 합금화 등 과정에서 고도의 기술력과 장시간 축적된 기법이 필수적이다. 특히 공해물질이 많이 발생해 대부분 선진국은 환경보호 등을 위해 생산을 점차 줄여왔다.
결과적으로 희토류 시장을 지배하게 된 중국은 미국에 공급을 끊겠다는 위협을 반복해 왔다. 희토류를 미중무역전쟁의 무기로 쓰겠다는 것이다. 이에 미국은 아프리카를 포함해 세계 다른 지역에서 중국 희토류를 대체할 곳을 모색해왔다.
포브스는 지난 6일 중국의 희토류 지배를 제한하려는 미국과 호주, 일본의 시도에 관한 파노스 무르두코타스 컬럼비아 대학 교수의 기고문을 소개했다. 결론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무르두코타스 교수의 진단이다.
무르두코타스 교수는 “우선 희토류를 채취할 새로운 광산을 찾는 것도 문제거니와 또 다른 문제는 처리과정이다. 희토류를 처리하는데 필요한 기술을 중국이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타임스 역시 사설에서 “희토류를 채굴하는 것은 쉬울 수 있지만 생산과정을 중국에 의존하지 않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면서 “중국은 세계 생산량 대부분을 관리할 뿐 아니라 상대적으로 청결하고 효율적인 처리기술을 자랑한다”고 밝혔다.
중국이 미국 등 다른 나라 보다 희토류 생산에 유리한 이유는 한 가지 더 있다. 무르두코타스 교수는 Advanced Magnet Lab, Inc.의 마크 센티 CEO의 말을 인용해 설명했다.
센티 CEO는 “희토류 물질이 세계 어디에 있든, 영구 자석이 제조되는 유일한 지역은 중국과 기타 아시아 지역이다”면서 그 이유는 “낮은 인건비와 느슨한 환경 규제” 탓이라고 설명했다.
따라서 미국이 호주나 일본 등 파트너와의 공동노력으로 희토류를 발견하고 채굴할 수는 있겠지만 이것이 희토류 생산에 대한 중국의 시장 지배력을 제한하지는 못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박선옥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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