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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시위로 인한 중국 정부와 홍콩 간 기류가 일촉즉발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시위 중이던 여성의 실명으로 시위대의 분노가 확산된 가운데 시위대에 의해 중국인 남성 두 명이 폭행당하는 사건이 발생해 이번에는 중국인들의 분노를 들끓게 했다. 이런 가운데 무력 개입을 준비하는 중국 정부가 이를 개입 근거로 삼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영국 가디언은 14일(이하 현지시간) 무장 군인이 탄 장갑차 등 중국 준군사 인민 무장 경찰 소속 차량들이 선전시내 스타디움에 집결해 있는 모습이 위성에 포착됐다고 보도했다. 선전은 홍콩과 인접한 중국 광둥성 내 지역이다. 가디언은 이를 두고 일부에서는 중국이 홍콩 시위대를 향해 무력 행사를 하겠다는 위협을 가하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 콜로라도주 맥사 월드뷰가 공개한 위성 사진에는 선전 베이(만) 스포츠 스타디움에 장갑차와 군용 트럭 등이 100대 이상 배치된 모습들이 담겨져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홍콩 시위가 폭력사태로 치닫으면서 시위대가 홍콩 공항을 점거해 지난 12일과 13일 항공편 580여 편이 취소되고 공항이 마비되는 사태가 일어난 데 이어 13일과 14일에는 중국인 두 명이 시위대에 의해 폭행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홍콩 언론 등에 따르면 13일 밤 홍콩 국제공항 출국장 인근에서 한 중국인 남성이 시위대에 의해 중국 광둥성 선전(深圳)에서 파견된 경찰이라는 의심을 받아 4시간 가까이 폭행을 당했다. 이어 공항에서 취재하던 중국 환구시보(環球時報) 기자 푸궈하오(付國豪)가 시위대의 구타에 피를 흘려 병원에 실려가는 사건이 일어났다.
홍콩의 중국 정부 연락사무소는 14일 성명을 내고 “시위대가 ‘평화와 이성, 비폭력’의 가면을 벗은 채 언론의 자유를 심각하게 위협했다”며 “이는 테러리스트의 폭력 행위와 다를 것이 없다”고 비난했다. 중국 당국도 이 사태에 대해 “테러리즘의 조짐이 있다”고 경고했다.
중국 육군은 14일 위챗 ‘인민전선’을 통해 선전만 부근에 군용 도색을 한 차량들이 대기하는 사진을 공개하고 “10분이면 홍콩에 도착할 수 있다”고 위협을 가했다가 후에 삭제하기도 했다. 만일의 경우 중국 인민해방군이 홍콩에 개입할 수 있다는 경고로 해석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14일 밤(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중국이 미국과 무역협상을 하기 전 홍콩을 ‘인도적으로’ 대할 것을 요구했다. 그는 “물론 중국은 (미국과) 협상을 맺기를 원한다. 먼저 홍콩 문제를 인도적으로 처리하도록!”이라고 썼다. 홍콩 문제와 관련해 ‘무사히 해결되길 바란다’는 식의 지금까지의 태도보다는 좀더 적극적인 개입 의지를 보인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나는 시진핑 중국 주석을 아주 잘 안다. 그는 자국 국민들이 매우 존경하는 훌륭한 리더다. 그는 또 ‘어려운 비즈니스’에서도 좋은 사람이다”고 말하고 “나는 시 주석이 홍콩문제를 신속히 그리고 인도적으로 해결하길 바라는 데 일말의 의심도 갖지 않는다”고 썼다.
미 국무성도 중국 군사 및 경찰 병력의 움직임에 대해 만약의 사태에 우려를 나타낸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미 국무성 대변인은 14일(현지시간) 대변인을 통해 “미국은 홍콩 접경 지역에서의 중국 준군사적 움직임에 관한 보고에 매우 우려한다”면서 “미국은 중국이 홍콩에 고도의 자치권을 행사하도록 하겠다는 약속을 지켜주길 강력히 권고한다”고 촉구했다.
앞서 ‘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에 반대하는 홍콩 시위대는 지난 12일(현지시간)에 이어 13일에도 홍콩국제공항을 점거하고 시위를 벌이면서 운항을 재개한지 12시간 만에 항공편 운항이 전면 취소됐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이날 검은 옷을 입은 수백 명의 시위대가 홍콩국제공항 출발장으로 몰려들었으며 시간이 지나면서 그 규모는 수천 명 수준으로 늘어났다.
이들은 출발장 체크인 구역으로 몰려들어 게이트를 봉쇄했고 이에 따라 체크인 업무가 사실상 중단됐다. 시위대는 출국장으로 온 탑승객들에게 “미안하다”고 말하면서 입국장으로 나온 관광객들을 향해서는 “자유 홍콩”이라고 외쳤다. 이뿐만 아니라 공항에서 영어·한국어·중국어·일본어 등 여러 언어로 작성된 홍콩 시위를 알리는 전단을 외국인 승객에게 전달하기도 했다.
홍콩국제공항 측은 이날 오후 4시 30분 홈페이지를 통해 “홍콩국제공항은 운영에 심각한 지장을 받고 있으며 출발편은 모두 취소됐다”며 “모든 승객은 홍콩국제공항에서 최대한 빨리 떠나길 바란다”고 전했다. 다만 홍콩으로 들어오는 항공편의 착륙은 허용했다고 공항 측은 밝혔다.
시위대는 지난 11일 송환법 반대 시위에 참여한 여성이 경찰의 ‘빈백건’(bean bag gun·알갱이가 든 주머니탄)에 맞아 오른쪽 눈이 실명 위기에 처하자 분노해 12일과 13일 공항 점거 시위에 나섰다.
공항 시위대는 실명 위기에 처한 여성을 기리는 의미에서 헝겊으로 한쪽 눈을 가리고 시위에 나섰다. 이들은 “홍콩 경찰은 인간성을 이미 상실했다. 홍콩인을 위해 거리로 나온 소녀가 시력을 잃다니 마음이 너무 아프다”고 말했다. 또 “홍콩 정부와 경찰은 살인마”라며 “눈을 돌려달라”등의 손팻말을 들고 경찰 폭력적인 진압에 대해 항의했다.
[박선옥·임보련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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